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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소치보다 못할 거란 우려? 평창은 양보다 질”

김진선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소치보다 못할 거란 우려? 평창은 양보다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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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 문화예술공연 또한 평창올림픽 비전인 ‘New Horizons(새로운 지평)’를 소개하고 세계인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뒀다. ‘New Horizons’는 잠재력이 큰 아시아 무대에서 세계의 젊은 세대와 함께 동계스포츠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의미다.

▼ 차기 대회 조직위원장으로서 소치대회를 총평하면?

“시설, 여건, 운영 등 종합적 측면에서 멋진 대회였다. 지금껏 보기 어려웠던 개회식과 성화 봉송의 장대한 규모를 비롯해 여러 면에서 세밀히 신경 쓴 대회였다고 본다. 대회 초반 테러 위협과 숙박시설 미비로 잠시 비판받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잘 진행됐다. 경기장과 숙박시설, 취재지원시설을 올림픽파크 한곳에 집중시킨 것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한국도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나라다. 매뉴얼과 노하우가 있으니 평창올림픽도 잘되리라고 본다.”

▼ 소치에서 한국 선수 경기도 많이 관전했을 텐데.

“빙상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컬링 경기 등은 현장에서 관전했다. 다만 설상종목의 경우 경기장엔 다 가봤는데 한국 선수 경기 시간을 못 맞춰 응원을 하진 못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는.

“컬링,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이다. 특히 여자 컬링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유가 있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이후 10년 넘게 국제스포츠 무대를 도는 동안 난 거대한 장벽의 존재를 느꼈다. 비록 쇼트트랙엔 강하다지만, 세계인들은 한국이 동계스포츠를 하는 나라란 걸 잘 모르더라. 영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전통적인 동계스포츠 강국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그들 눈에 비친 한국은 그저 동계스포츠 약국(弱國)이었다. 그래서 강원지사 시절 강원도와 시·군에 동계스포츠 실업팀 11개, 꿈나무학교 25개를 지정해 육성했다. 도청 내에 남자 컬링팀을 최초로 만들었고, 봅슬레이팀, 스켈레톤팀도 창단했다. 그렇게 초석을 다진 결과 선수들이 소치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인기 종목이란 없다. 국민이 잘 모르고 선수가 잘 못하니 그렇게 불릴 뿐이다.”

평창올림픽 예산 9조6000억 원

▼ IOC와 각종 스포츠 종목 국제경기연맹이 평창조직위에 바라는 점은.

“평창에 대한 그들의 신뢰는 높다. 2번의 유치 실패에도 경기장과 올림픽 관련 시설에 대한 꾸준한 투자, 교통 인프라의 구축 덕이다. 그동안 바이애슬론, 컬링, 스노보드, 쇼트트랙 등 다양한 동계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경험도 있어 대회 운영능력도 높이 평가받는다. 올림픽 준비 상황에 대해 IOC는 평창조직위와 한 배를 탔음을 강조하면서 IOC가 가진 전문성을 바탕으로 평창올림픽 준비에 아낌없는 협조를 약속했다. 앞으로 평창조직위가 분야별로 중점 추진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조언해준다.”

▼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김 위원장의 ‘소치 구상’은 뭔가. 밑그림을 보인다면?

“그동안 치열했던 올림픽 유치전에서부터 소치대회 참관에 이른 과정을 돌아보면서 올림픽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긴 역사를 지닌 올림픽은 지금도 변화를 거듭하며 진화한다. 어느 나라든 자국 이미지 제고와 국격(國格) 상승, 국민 결속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한사코 올림픽을 개최하려 한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올림픽은 분명 내셔널리즘(국가주의)적 면이 있다. 하지만 올림픽은 본질적으로 코스모폴리타니즘(세계주의)적 면이 강하다. 소치대회 후반부에 아내와 국제통화를 수시로 하면서 우리 국민이 두 가지 반응을 나타낸다는 걸 알게 됐다. ‘소치는 저렇게 성대하게 대회를 여는데, 평창은 어떡하지?’ ‘엄청난 돈을 들인 소치는 대회 이후 어찌 될까?’ 하는 거였다. 내가 세운 평창올림픽 준비의 원칙과 방향성은 세 가지다. 하지 않아도 될 일엔 과다한 투입을 삼가는 것, 그러나 꼭 해야 할 일은 확실한 투입을 통해 제대로 할 것, 가장 한국적이고 평창답게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양(量)과 외관에 치우치지 않는 대신 질(質)과 내실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new) 러시아’ ‘열린(open) 러시아’ ‘위대한(great) 러시아’를 표방하면서 물량을 쏟아 부은 소치대회가 러시아의 국가 마케팅에 기여한 건 사실이지만, 평창은 다른 방식으로도 국가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다. 굳이 소치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

▼ 소치대회가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액인 500억 달러(54조 원)를 투입했다가 후폭풍을 맞게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현대경제연구원도 평창올림픽의 고정시설 투자비를 줄이고 시설의 사후 활용방안 계획을 치밀히 준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평창올림픽 예산은 9조6000억 원쯤이다. 소치대회의 6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엔 간선교통망 사업인 원주~강릉 간 고속철도 건설공사 비용 4조2000억 원과 민간투자 유치 비용도 포함된다. 평창올림픽 예산은 조직위 예산과 비조직위 예산으로 나뉜다. 조직위 예산은 조직위가 대회를 조직해 임시시설을 만들고 개·폐회식을 개최하는 등 대회 운영 전반에 관한 일을 하는 데 쓰인다. 2조 원 남짓 들 것 같다. 이는 IOC가 공식 후원사 계약을 맺은 11개 톱 파트너(Top Partner)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조직위에 배분해주는 금액과 조직위가 직접 후원사 계약을 맺은 로컬 파트너로부터 받는 금액, 입장권 수입 등을 합쳐 충당할 계획이다. 비조직위 예산은 경기장을 짓고 교통망을 확충하는 데 주로 쓰이는데, 가장 큰 프로젝트가 원주~강릉 간 고속철도 건설이다. 이와 별도로 민간투자를 유치할 미디어빌리지와 선수촌 운영 등에 1조 원쯤 든다. 셋을 다 합치면 9조6000억 원쯤이다. 외신 기자들이 평창올림픽엔 왜 그렇게 돈이 덜 드느냐고 묻는데, 우리는 꼭 필요한 것만 집중적으로 할 것이다. 게다가 소치와 달리 평창은 이미 상당한 시설과 인프라를 갖췄다. 이처럼 평창올림픽은 올림픽 사상 가장 콤팩트하면서도 효율적인 대회를 목표로 한다. 올림픽 관련 시설의 사후 활용방안에 대해선 연구용역을 통해 다양한 활용 계획을 마련 중이다. 큰 방향은, 대부분 민간시설인 설상종목 시설은 스포츠·관광·레저시설로 활용하고 실내경기장은 다목적 실내체육관, 학교체육관, 컨벤션 및 레저 시설 등 시민 활용도가 높은 시설로 전환,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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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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