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2월 출시된 샤오미의 Mi-3
샤오미의 CEO 레이쥔의 별명은 ‘레이잡스’다. 샤오미는 2011년 자사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커스텀UI인 MIUI(미유아이)가 탑재된 스마트폰 Mi-1을 처음으로 출시했는데, 론칭 행사에 레이쥔은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나왔다. Mi-1의 제품 디자인 또한 아이폰을 연상시켰다. 이 때문에 샤오미는 ‘짝퉁 애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중국의 카피 능력이 화제가 됐지만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킬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세간의 조롱에도 샤오미는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자사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예약 판매된 스마트폰 Mi-1, Mi-1s, Mi-2s, Mi-3은 출시될 때마다 단시간에 매진됐다. 샤오미는 애플처럼 1년에 1모델을 출시하는 전략을 통해 품질을 확보하고 ‘한정수량’ 판매를 통해 이슈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저가 스마트폰 ‘레드미(Redmi, 紅米)’는 출시되자마자 90초 만에 10만 대가 예약됐다. 올해 4월 8일, 열린 ‘Mi Fan Festival’에서 Mi-3, 레드미, 레드미노트, 스마트 TV, 휴대전화케이스 등이 판매됐는데 총 판매된 스마트폰은 130만 대, 온라인 거래액은 15억 위안(2471억 원)에 달했다. 올 5월 샤오미가 출시한 Mi-Pad와 UHD 방식의 Mi-TV2 역시 어떤 판매 기록을 세울지 기대를 모은다.
샤오미는 지난해 약 1900만 대를 출고했다. 한 해 전(2012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성장한 것. 이와 더불어 매출액도 급증하는데 지난해 매출액은 316억 위안으로 이전 해(126억5000만 위안)의 두 배 이상이다.
2014년에도 샤오미의 질주는 거침없다. 올 1분기 샤오미는 11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 한 해 샤오미 휴대전화 출고량과 맞먹는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 또한 확대돼 2013년에는 2분기부터 애플을 제쳤으며, 올해 1분기에는 중국 내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짝퉁 애플에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중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업체로 우뚝 선 것이다.
중국을 넘어 글로벌로
시장분석회사 커낼리시스(Canalys)는 2014년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제조업체 순위 10위권 리스트에 중국 제조사가 절반을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리스트 중 샤오미는 중화권(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만 판매하는 한계에도 6위를 기록했다. 이제는 글로벌 기업의 규모를 가지게 된 것이다.
샤오미는 중국 시장을 넘어서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구글의 부사장이던 휴고 바라(Hugo Barra)를 영입해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게 했다. 또한 올해 4월에는 360만 달러의 거액을 주고 도메인을 구입해 공식 사이트를 ‘샤오미닷컴(xiaomi.com)’에서 ‘미닷컴(mi.com)’으로 교체함으로써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CEO 레이쥔은 올해 목표 판매 대수를 6000만 대로 정하고, 인도, 말레이시아, 러시아, 브라질까지 포함한 10개국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샤오미는 애플의 아이폰 디자인을 따라 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못지않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만들면서도, 가격은 반값 이하로 책정한다. 특히 올해 3월 출시한‘레드미’는 5.5인치 디스플레이에 CPU는 옥타코어를 넣었지만 고작 799위안(약 14만 원)에 판매됐다. 저렴하다고 해서 품질이 나쁜 것도 아니다. 샤오미는 LG와 샤프의 디스플레이, 퀄컴의 CPU, 소니의 카메라처럼 글로벌 대기업의 부품을 사용한다. 조립 역시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에서 맡았다.
샤오미의 비용 절감 비법은 바로 마케팅에 있다. 샤오미는 오직 SNS를 이용해 상품 출시를 알리기 때문에 매스 미디어에 마케팅 비용을 쓰지 않는다. 대신 중국 내 세 번째 규모의 B2C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인 ‘샤오미닷컴’을 구축했다. 샤오미는 기존의 통신사 유통망과는 별개로 샤오미닷컴을 통해 주문을 받은 후 택배로 제품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존 단말 유통비의 30%를 절감하는 단말 유통 혁신을 이뤄냈다. 린빈 공동창업자는 “샤오미에는 마케팅 예산이 없을뿐더러 세일즈팀도 없고, 유통 소매상에게 제품 인상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온라인 상거래에만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