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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남자 무용수, 수학교사…엘리트 탈북자를 ‘통일 열쇠’로 쓰자

‘北 전문직’ 탈북자 좌담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여군, 남자 무용수, 수학교사…엘리트 탈북자를 ‘통일 열쇠’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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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 2만 명 시대. 늘어난 수만큼 탈북자의 면면도 다양하다.
  • 6월 말 탈북자 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2008~2011년에 탈북한 이들은 북한에서 전문직에 종사했던 엘리트들이다.
  • 북한에서의 삶과 현재의 삶, 그리고 미래에 대해 물었다.
■ 참석자

김영진 : 1970년생. 함경북도 청진 출신. 청진 제2사범대학 수학학부 졸업. 수학교사 근무. 2009년 입국, 현재 한겨레고등학교 수학교사 휴직 중

이소연 : 1975년생. 함경북도 회령 출신. 황해도 4군단 통신결속소 상사 제대, 2006년 탈북, 현재 안보강사 활동 중

한정민 : 1975년생. 평안남도 안주 출신. 조선인민군협주단 무용수 출신. 2011년 탈북. 현재 경기도 소재 에어컨 설치회사 근무

* 일부 참가자들의 이름은 가명이다.





기자 세 분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자 자기소개 해주세요.

이소연 저는 북한 4군단 사령부에 있었고 10년간 복무했어요. 제대 후 3년 간 고향에서 사회생활 하다가 2008년 남한에 왔습니다. 한국에서 결혼해 작년에 딸을 낳았고, 지금 사이버대 재학 중이며 방송활동, 단체활동 하며 안보강사로 일하고 있어요.

기자 주로 어디서, 어떤 주제로 강의하시나요?

이소연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학생 대상으로 할 때도 있고, 시민단체의초청으로 강의할 때도 있고요.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애국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거죠.

기자 주로 어떤 얘기를 하세요?

이소연 남학생들한테는 특히 북한 군대 이야기를 많이 해줘요. 이렇게 비쩍 마른 사람이 북에서 여군이었다고 하면 재밌어하죠.

김영진 저는 북한에서 수학교사를 했어요. 2009년 한국에 와 탈북학생들 다니는 대안학교에서 근무하다 경기 안성에 있는 한겨레고등학교 교사로 있어요. 현재 휴직 중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남북한 수학교육 차이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한정민 저는 오기 전까지 조선인민군협주단에서 근무했고요. 한국무용을 했습니다. 내년에 국민대 대학원 무용과에 진학하려 준비 중인데, 지금은 ‘알바’하고 있어요. 에어컨 설치하는….

김영진 북한에도 여러 예술단이 있지만, 남자무용수는 별로 없는데. 특히 협주단에서 무용을 했다는 건 정말 특이한 경우 아니에요?

이소연 그러니까. 아깝다. 왜 계속 그런 활동 안 해요? 예술단 가면 좋을 텐데.

한정민 저도 그런 활동 해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마음을 접었죠.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은하수예술단이라고 탈북예술단이 있었는데 안 좋은 일로 해체됐어요. 저도 하고프죠. 하지만 저 혼자는 못하고 한두 명이라도 전문적인 분이 있어야 어떻게든 할 텐데 제가 보기에는 대부분 취미로 하는 분 같더라고요. 솔직히 북한 예술단이라는 게 뻔하고 배우가 제한돼 있는데다 대부분 모여 살아서 다 알거든요. 근데 여기서 ‘나 북한에서 예술단 했다’는 분들 대부분 본 기억이 없어요. 만수대, 평양예술단에서 왔다고 하는데 정말 본 기억이 없어요.

기자 그분들 경력이 거짓이라는 건가요?

한정민 (웃음) 아마 북한 분 중에 경력을 속이는 분이 있나봐요. 이왕 같은 무용이라도 우리(남한)랑 북한이랑 차이가 있을 테니 문화교류 측면에서 한국무용을 더 연구하려 대학원 가려고 했는데 학력 인정 과정이 복잡하더라고요. 대학에서 어떤 교수한테 강의 들었는지, 매 학년 강의 내용을 다 적어 내라고 하고 통일부 장관이랑 교육부 장관 인정을 받아야 하고…. 그걸 몰라서 지원 기간을 놓쳐버렸어요. 내년에 가야지요.

여군, 남자 무용수, 수학교사…엘리트 탈북자를 ‘통일 열쇠’로 쓰자

6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회의실에서 북한 전문직 탈북자 3인 좌담회가 열렸다. 한정민 씨, 이소연 씨, 김유림 기자, 김영진 씨(왼쪽부터). 한씨와 김씨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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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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