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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해외송금 서비스 허용하고 동일인 대출한도 늘려야”

김정식 농협 상호금융 대표이사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해외송금 서비스 허용하고 동일인 대출한도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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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표 금융기관

▼ 현장에도 자주 나갑니까.

“지역 농·축협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일선 현장을 자주 방문합니다. 올해 들어 17개 시군의 36개 지역 농·축협을 방문해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 곳을 방문할 때마다 숙제를 한 가지씩 안고 돌아옵니다. 현장에서 가져온 숙제를 온전히 풀어내려면 앞으로 더 열심히 뛰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어떤 숙제가 가장 크게 다가옵니까.

“최근 농촌지역에 다문화 가정이 크게 늘지 않았습니까. 그분들이 자국에 송금하는 데 큰 불편을 겪습니다. 다문화 가정이 거주하는 지역 농·축협에서는 현재 외화 환전업무만 허용돼 있습니다. 거주지와 가까운 읍면단위 농·축협에서 해외 송금을 하지 못해 다문화 가정 분들이 시간을 들여 시군에 있는 시중은행에 나가 송금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했습니다. 이제는 지역 농·축협을 통한 송금서비스 허용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하나는 동일인 대출한도를 차등 적용해달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부가 2012년 2월 제2금융권 가계부채 보완대책의 일환으로 자기자본 250억 원 이상은 50억, 250억 원 미만은 30억 원으로 대출한도를 제한했는데요, 그로 인해 대부분의 지역 농·축협이 자금 운용과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30억 원 초과 대출은 가계부채와 관련 없는 기업 대출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도 대출한도에 묶여 농·축협은 물론 기업까지 대출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 왜 이중고를 겪는 겁니까.

“대출해준 농·축협이 법에 따라 대출금을 환수하다보니 대출금을 갚지 못한 기업은 연체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전체적으로 동일인 대출한도를 늘릴 수 없다면, 자기자본 규모가 큰 대규모 농·축협만이라도 저축은행 수준인 100억 원까지 대출한도를 상향하는 것이 절실해 보입니다.”

지난해 6월 농협 상호금융 대표이사에 취임한 김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농·축협이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 우뚝 서도록 하는 데 앞장섰다. 지난 3월 말까지 판매한 ‘2014 행복가득사은예금’은 54만 계좌에 11조 원을 수신하는 큰 호응을 얻었고, 지난달에는 노년층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참좋은 행복설계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부가서비스로 무료로 교통재해보험을 가입해주고, 안경을 구매할 때와 상조서비스 가입 때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김 대표는 전국적으로 1157개에 달하는 금융 조직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려 여·수신 상품 개발과 리스크관리, 자금운용 등 농·축협 지원에 꼭 필요한 부문을 중심으로 인력을 확충했다.

▼ 상품 개발과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수익을 내려면 자금 운용을 잘해야 할 텐데요. 자금 운용은 어떻게 합니까.

“중국 등 해외 경기 변수가 크고, 국내 금융환경에 위험요소가 많아 자금 운용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국공채 등 채권 위주로 자금을 운용했는데, 금리가 낮아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주식이나 수익증권 등 대체 투자를 신중히 검토합니다. 자금운용 전문가 등 투자인력을 늘려 금융시장 흐름에 따른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도 준비합니다.”

▼ 저축은행 부실사태를 겪은 이후 예금자들의 불안이 커졌습니다.

“농협은 예금 지급과 관련해 2중의 안전장치를 갖췄습니다. 풍부한 유동성도 확보했습니다. 첫 번째 안전장치는 ‘농업협동조합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상호금융 예금자보호기금’입니다. 이 기금을 통해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1인당 5000만 원까지 고객의 예·적금을 보호합니다. 현재 상호금융 예금자보호기금 적립금은 3조2000억 원에 달합니다. 적립률은 은행권 0.66%보다 월등히 높은 1.34% 수준에 달합니다. 또 다른 안전장치는 23조 원이 넘는 ‘상환준비 예치금’입니다. 시중 은행이 지급준비금을 적립하는 것처럼, 지역 농·축협에서 예수금의 10%를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본부에서 운용하는 특별회계에 예치토록 합니다.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 예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해놓는 것이죠. 이밖에도 지역 농·축협의 여유자금을 예치 받아 53조 원에 달하는 풍부한 유동성을 갖췄습니다.”

금융사기 대응팀

▼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사기가 사회문제가 됐습니다.

“농·축협을 찾는 농업인이나 고령 고객이 사기 전화에 쉽게 현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사기 피해자가 스스로 얘기하듯 ‘홀린 것처럼’ 사기꾼이 시키는 대로 행동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를 예방하려면 고객과 접점인 창구에서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직원을 대상으로 금융사기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고객에게는 금융사기 피해 예방 캠페인을 적극 펼칩니다. 또 상호금융본부에 금융사기대응팀을 운영해 금융사기 피해를 적극 차단합니다.”

▼ 금융사기대응팀이 어떻게 활동하나요.

“금융사기 의심계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금융사기 패턴을 보이는 즉시 지급정지 조치를 취합니다. 전산시스템 등 여러 방법으로 금융사기에 대응합니다. 너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사기꾼이 먼저 알고 피해갈 수 있으니까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웃음)”

▼ 성과가 있었습니까.

“금융사기대응팀 활동으로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3825건의 금융사기 피해를 막았습니다. 액수로는 161억 원에 달합니다.”

▼ 금융사기를 막으려면 사기 도구로 쓰이는 ‘대포통장’ 문제를 해결해야 할 텐데요.

“농·축협은 전국 최다 점포망을 가진 데다 고령의 서민 고객이 많아 그동안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대포통장 발생 건수를 보여왔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축협에서 개설된 대포통장 비율이 전체의 42.01%에 달했습니다. 그렇지만 통장 신규 개설 목적을 철저히 확인하고, 상시 모니터링으로 대포통장 의심계좌에 대해 즉각적인 지급정지 조치를 취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한 결과, 지난달 신규 발생 대포통장 중 농·축협 통장 비율이 3.59%로 지난해 대비 38.42%나 급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월평균 대포통장 발생건수가 733건이었는데 올 6월 한 달 동안에는 신규 발생 건수가 65건으로 91%의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대포통장을 근절하려 직원 교육은 물론 업무시스템을 개선하고 고객과 임직원에 대한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해온 성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농·축협 고객이 금융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피해를 예방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김정식 대표는 농민 친화적인 서글서글한 외모와 달리 날카로운 매의 눈을 가졌다. “대포통장을 근절하고 금융사기 피해를 막아 농민과 서민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 농협이 더 큰 신뢰를 받도록 하겠다”는 그의 말에는 ‘자신이 뱉은 말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신동아 201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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