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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 취재 | 권력암투의 진실과 거짓

“2002년 ‘주종관계’에서 ‘수평관계’로”

박근혜-정윤회 미스터리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2002년 ‘주종관계’에서 ‘수평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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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대응

“2002년 ‘주종관계’에서 ‘수평관계’로”

고(故) 최태민 목사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의 국정농단 내용을 담은 청와대 문건이 보도되자 청와대 관계자들은 신문사 기자들을 고소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박 대통령은 “찌라시에 나오는 그런 얘기들…”이라며 문건 내용을 허위사실로 단정했다.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논란까지 감수하면서 정씨 쪽을 편든 것이다. A씨는 “과거 영상을 다시 돌려 보는 느낌이 든다. 박 대통령의 대응은 큰 영애 때나 2007년 때나 지금이나 초지일관 같다. 최씨 일가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물론 최씨 일가가 억울하게 비난을 받는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종합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정식 목사’라고 한다. 그는 1990년 “나의 ‘육영수 현몽’ 이야기가 따님에게 먹히겠는가”라고 중정 보고서를 반박했다. 정윤회 씨는 “최태민의 혐의가 김재규의 조작이었다”는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 기사를 매우 좋아한다. 최순실 씨는 육영재단이나 박 대통령 덕에 재산을 불린 게 아니라고 반박한다.

정윤회 씨는 1974년 보인상고를 졸업한 뒤 1981년 대한항공 보안승무원으로 입사했다. 성명 불상의 대학(본인이 미공개)을 나와 1993년 경희대에서 관광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8년 박 대통령의 정계 입문 선거를 도와 의원에 당선시켰고 비서실장이 됐다. 사람들은 1995년 결혼한 그의 부인 최순실 씨와 박근혜 의원이 잘 아는 사이라 그가 부인을 매개로 박 의원 쪽에서 근무하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정씨는 결혼 이전부터 별도로 박 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최태민 목사의 비서 겸 운전기사 노릇도 했다는 풍문이 있다. 몇몇 사람은 그가 1990년대 ‘박근혜 육영재단 이사장 비서실장’ 명함을 갖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이 증언은 설득력이 있다. 정씨가 박근혜 의원실에서 ‘비서실장’이라는 직함을 쓴 것도 이 연장선이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도 2007년 ‘월간조선’ 서면 인터뷰에서 정씨에 대해 “육영재단 때부터 일을 도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앙일간지 정치부 기자 출신의 모 대기업 임원 B씨는 정씨가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를 증언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정씨는 최태민 목사의 부탁에 의해 박 대통령을 돕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정씨와 최순실 씨가 결혼하기 1년 전인 1994년 세상을 떠났다. B씨는 “저, 정윤회 잘 알아요”라면서 2000년대 초 정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 정씨와 현 문고리 3인방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이야기했다. 다음은 B씨와의 일문일답이다.

“朴 전화 늘 정윤회가 받아”

▼ 정윤회 씨랑 어떻게 만난 거죠?

“제가 중앙일간지 기자로 한나라당 출입할 때 박근혜 의원 마크맨이었어요. 그때 정윤회 씨가 박근혜 의원 비서실장이었어요. 탈당해서 한국미래연합 창당하기 전에요.”

▼ 초선의원일 때?

“네. 제가 박근혜 의원의 휴대전화로 연락하잖아요? 그러면 늘 정 실장이 받아요. 제가 ‘○○○ 기잡니다. 박 의원과 이러이러한 이유로 통화 좀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겠죠? 그러면 정 실장은 ‘아, 지금 행사 중이신데 나중에 전화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죠.”

▼ 정 실장이 박 대통령의 ‘원조 문고리 권력’이었던 셈이네요.

“‘공주’라 콜백 안 오겠거니 했는데 제겐 해왔어요. ‘저, 박근혜입니다’ 이런 식으로. ‘이회창 대세론’ 시절이었어요. 선배 기자가 ‘이회창 까는 내용으로 박근혜 코멘트 받아오라’고 시켜서 전화한 건데, 의외로 취재가 잘 됐어요. 이후 정 실장을 의원실에서 자주 봤고 식사도 몇 차례 했고….”

▼ 어떻던가요.

“엊그제 검찰 출두할 때 모습 그대로.”

좀 이상하게 나온 ‘중앙일보’ 인터뷰 사진과 비교하면 검찰청사에 출두한 정씨의 실물은 훨씬 세련돼 보였다.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가꾼 듯했다. 그는 머리를 염색했고 뿔테 안경을 착용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했다. 날씬한 체형을 강조하는 양복을 입었다. 타고 온 구형 에쿠스 승용차는 ‘신뢰감’과 동시에 ‘튀지 않는 느낌’을 줬다. 전체적으로 ‘대학 학장’ 같은 인상을 풍겼다.

▼ 그분, 자기관리를 잘한 것 같네요.

“잘한 거죠. 그런데 시중에서 떠도는, ‘박근혜의 연인’이니, 그런 건 날조라고 생각해요.”

▼ 왜요?

“정윤회 씨는 주종관계로 박 대통령을 대했어요. 당시 그는 사석에서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최태민 목사가 자기에게 ‘박근혜를 도와주라’고 부탁했다고. 정씨가 나중에 최 목사의 사위가 되잖아요. 그전에 최 목사한테서 도와주라는 말을, 도와줘야 한다는 그런 지시 같은 걸 받았대요.”

▼ 최 목사의 명령이 정윤회 씨를 박 대통령과 숙명적으로 연결했다?

“내가 받은 느낌은…. ‘박근혜를 도와주라’는, 분명한 그걸 받고 왔기 때문에 철저한 주종관계이고….”

B씨의 말에 따르면, 최 목사는 자기 대신 박 대통령을 헌신적으로 도와줄 사람으로 정씨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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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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