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호

아내 좀 나눠줘 外

  • 담당·최호열 기자

    입력2014-12-19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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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아내 좀 나눠줘

    김태현·김현숙·김영호 지음, 책밭, 462쪽, 1만6500원

    아내 좀 나눠줘 外
    사랑에 관한 한, 살아가는 동안 언젠가는 마주 서야 하는 질문이 있다. “사랑의 이유는 뭘까? 사랑이라는 걸 도대체 왜 하는 거지? 결혼은 또 뭣 때문에 하고?” 이 질문에 진지하게 대답하려 할수록 고민은 커진다. 이성(理性)의 기억에서는 플라톤의 원형(idea)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치서열체계(hierarchy)가 떠오를 수 있고, 감성의 기억에서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와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이 교차할 수 있다. 어쩌면 첫사랑 그 사람이 그동안 내가 만나왔던 이성(異性)들을 모두 데리고 나타나 아가페와 에로스의 경계를 두고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하며 땅따먹기를 할 수도 있다.

    사랑은 내 짝 외에 모든 이성을 우리가 주인공인 세상의 엑스트라로 만들고, 우리는 그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에 이른다. 하지만 사랑이 100방울의 정욕과 10방울의 애정 및 1방울의 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를 결혼으로 이끈 사랑이란 유효기간이 고작 4년에 불과한 정욕이라는 사실을 아는 부부가 몇이나 될까? 정욕이 애정을 타고 정에 다다를 때라야 진정한 사랑에 대해 논할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부부는 또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사실을 알려면 ‘인간의 기억’이 아닌, 사랑의 처음이 기록된 ‘생명의 기억유전자(gene)’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사랑에 대한 생명계의 정의와 인간적인 정의가 끊임없이 충돌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충돌을 우리는 ‘장미의 전쟁’ 또는 ‘부부싸움’이라 불러오지 않았던가.



    이 책은 인간의 사랑과 결혼을 이해하고 장미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목적으로 씌어졌다. 원시세포 이후 첫 성별을 갖게 된 미진(me·gene)이라는 여성이 반복된 삶을 통해 우리를 ‘性스러운(sexual) 사랑과 결혼’으로부터 ‘聖스러운(high-souled) 사랑과 결혼’으로 이끌어준다. 그리고 저자의 ‘성 성격(sexual personality) 분석 자료’ 및 유인원, 문명인, 자선가, 광대라는 네 가지 성 성격 유형이 짝을 이루어 벌이는 장미의 전쟁 사례들이 진화심리학이라는 도구를 입고 그녀의 여정에 함께한다. 그 끝에 생명계의 일원으로서 인간이 누려야 할 사랑과 결혼이 우리를 기다린다.

    사랑의 이유와 목적에 대해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유와 목적 따위는 무시한 채 그저 흘려 떠나보내기만 하는 우리 일상과 사랑은 어쩌면 동류(同類)다. 그러나 나의 마음과 내 짝의 반응을 알기 위해 사랑의 생물학적 기원에 주목하자. 인간의 사랑과 결혼이 오랜 생명의 역사이며, 나라는 존재는 사랑의 과거와 결혼의 미래를 잇는 ‘지금의 고리’임을 자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자각에서, 남녀관계의 솔루션이 잉태된다.

    미진과 함께하는 마음의 여정이 내 안에 살아 숨 쉬는 수컷 또는 암컷이라는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사랑의 종착지에서 조금 더 나은 동물, 성숙(成熟)이라는 말이 조금 더 어울리는 인간이 된 나 자신을 느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김태현 | 두마음 행복연구소 소장 |

    군서치요 | 샤오상젠 엮음, 김성동·조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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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태종은 영민하고 용맹스럽고 언변도 뛰어났지만, 어릴 때부터 전쟁에 매달리느라 독서를 많이 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나라 멸망을 보며 수성의 험난함을 깊이 이해한 그는 재위 중 신하들에게 늘 정책의 실패에 대해 간언하고 비평하도록 독려했다. 또한 당대 최고의 신하인 위징, 우세남, 소덕언 등에게 역대 제왕의 치국과 국정 운영 사료를 정리해 책으로 편찬하도록 했는데, 이렇게 완성된 게 ‘군서치요’다. 역대 왕조의 사료를 집록하고 경서, 사서, 제자백가서에서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와 관련된 핵심 내용을 선별했다. 책이 완성된 뒤 위징은 “현금의 사회에 사용돼 과거의 역사를 거울로 삼을 수 있게 하며, 후세에 전해 자손에게 훌륭한 방략을 제시할 수 있는 치세의 보전(寶典)”이라고 했다. 싱긋, 536쪽, 2만5000원

    크라임 이펙트 | 이창무 지음

    아내 좀 나눠줘 外
    인류의 역사는 범죄의 역사다. 인류가 범죄를 없애기 위해 온갖 법과 제도를 만들었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크라임 이펙트(Crime Effect)는 역사의 순간에 충격을 가해 그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범죄를 일컫는 조어다. 형사사법학을 전공한 저자는 범죄는 단순히 역사의 부속물이 아니라, 세계사의 주요 전환점에는 항상 범죄가 존재했고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인류 문명과 역사를 정치, 경제, 예술 등의 관점에서 연구한 책은 많지만 범죄라는 창으로 본 것은 없었다. 저자는 신화의 시대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사를 바꾼 결정적 범죄 16가지를 통해 범죄가 역사와 인류 문명의 변화에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위즈덤하우스, 316쪽, 1만5000원

    진보에서 진보하라 | 이종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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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진당 해산 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선고를 남겨두고 있다. 1996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내며 시국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전(前) 주사파’ 저자는 “진짜 진보를 가려내고 가짜 좌파를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국민에게 통진당의 실체를 알리고자 이 책을 출간했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과거 ‘아름다운 혁명’을 꿈꾸며 함께 활동했던 당시 ‘동지’들에게‘낡은 진보’를 과감히 버릴 것을 호소한다. 책은 단순히 통진당이나 진보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에서는 보수도 바뀌어야 하고 진보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좌우의 이념을 벗어나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은 북한 독재정권을 추종하거나, 그와 매우 유사한 인식의 틀이라며 그러한 사고와 경향을 과감하게 떨쳐내야 ‘합리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 베가북스, 304쪽, 1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비무장지대, 곤충

    김계성·김경희 지음, 세리프, 320쪽, 1만3800원

    아내 좀 나눠줘 外
    하늘에는 두루미와 독수리가 날아다니며, 땅에는 삵과 고라니가 뛰논다. 물속에서 금개구리, 물장군이 헤엄을 치고, 숲 속에는 호랑나비의 먹이식물인 산초나무가 서식한다. 평화로운 비무장지대의 풍경이다. 그리고 곤충이 있다. 지구 전체 생물종의 5분의 4를 차지하는 곤충들, 지구의 진짜 원주인이었을 이들 곤충은 이제 다음 세대를 움직일 성장 동력으로 새롭게 조명 받는다. 수많은 곤충에서부터 풀 한 포기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길 것이 없다. 곤충이 없는 세상에서 과연 사람이라고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오늘날 지구 온난화 현상은 부메랑처럼 자연 재해로 돌아와 우리를 위협한다. 수많은 매체와 단체가 앞장서 환경과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상기시키지만, 현실은 이미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 그리고 비무장지대의 곤충들 또한 이러한 위협에서 비껴갈 수 없다.

    60년의 세월 동안 비무장지대는 민족 분단의 상징인 동시에 생태계의 보고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먹이사슬의 정점에 선 인간의 물질만능주의에 의해 비무장지대는 점점 황폐해진다. 인삼밭이 들어서는 자리마다 숲다운 숲이 하나둘 사라지고, 그때마다 곤충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은 갈 곳을 잃는다. 이렇게 생물종이 다양성을 잃어가면 자연 생태의 보고라는 비무장지대도 결국 철책만이 둘러처진 삭막한 땅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생태계의 훼손으로 말미암아 사라져가는 비무장지대 동식물들의 모습을 후세에 온전히 전하고자 하는 결심이 지난해 출간한 ‘비무장지대, 들꽃’에 이어 이 책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수만 종에 달하는 곤충을 한 권의 책에 담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미동정(未同定) 또는 지면 관계로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지난 10년 동안 생태 조사와 현장 강의 등 비무장지대 곳곳을 누비며 팔아온 발품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곤충은 종의 특성상 워낙 광범위하고 기존 자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어 때로는 한 종의 동정(同定·생물의 분류학상 소속이나 명칭을 정하는 일)에만도 몇 날 며칠 애를 먹기도 했다. 어디 그뿐일까, 부부가 함께 생태 조사를 하던 중 갑자기 발밑에 나타난 뱀에 놀라 넘어졌는가 하면, 골절상을 입고 요추를 다쳐 각자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카메라를 혹사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으니, 망가질 때마다 수리비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보람은 있었다. 희귀종 고란초를 비롯해 중부 이남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동식물2급 꼬마잠자리를 발견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으며, 같은 멸종위기동식물2급인 왕은점표범나비를 발견하는 성과도 있었다. 그리고 2006년 여름, 민통선에서 발견한 분홍빛메뚜기는 아직까지 미기록된 희귀종으로서 그간의 고생이 낳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명분 아래 치열하게 벌어지는 인간과 자연의 첨예한 대립은 오늘날 비무장지대를 지금의 모습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야말로 후손이 현재의 우리 모두에게 맡긴 숙제임을 일깨워준다.

    김계성 | 푸른파주21실천협의회 생태분과위원장 |

    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게일 허드슨 지음, 홍승효·장현주 옮김

    아내 좀 나눠줘 外
    80대 고령에도 ‘평화 사랑과 환경운동 전도사’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침팬지의 대모’ 제인 구달이 식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바라본 식물은 단순한 보호와 애호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역사와 사회에서 함께 숨 쉬는 공존의 파트너이자 미래의 희망이다. 그가 어린 시절에 성장했던 영국 본머스의 외할머니 집 정원에서 시작해 9·11 테러의 현장인 세계무역센터까지 지구 곳곳에서 보고 들은 다양한 식물의 경이로운 세계를 담았다. 식물은 열대우림이나 희귀 난초처럼 인간의 욕심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인간과 지구가 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주역이 되기도 한다. 인류의 역사와 사회 속에서 언제나 함께 살아 숨 쉬는 식물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사이언스북스, 576쪽, 1만9500원

    날씨 토크 토크 | 반기성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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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건강은 물론 경제, 사회, 정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에서 날씨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날씨 전문가인 저자가 날씨와 우리 삶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알기 쉽게 들려준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오르는데 왜 겨울은 더 추운 지,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와 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에 얼마나 해를 끼치는지, 왜 전염병이 날로 기승을 부리는지, 최근 우리나라 해안가에서 이상 파도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그뿐 아니라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에게 닥칠 일은 무엇이며 그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도 들려준다. 인문학, 철학, 심리학, 경제학, 예술 등에 대해 날씨를 주제로 풀어낸 것이 재미뿐 아니라 정보 및 교훈까지 줘 마치 알찬 교양강좌를 듣는 듯하다. 프리스마, 216쪽, 1만2800원

    신 농사직설 | 농촌진흥청, 농협중앙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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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이 무너진다고 하지만 남부럽지 않은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나 농업인도 많다. 다른 농업인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기술을 남보다 한발 앞서 적용하거나,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농사를 짓거나, 혁신적인 농법을 개발해 저비용·고효율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이 책은 식량작물, 채소, 과수, 축산, 잠업, 곤충산업과 관련한 최신 영농 재배기술 50선을 담았다. 또한 남다른 기술과 노력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농업인의 성공사례도 담았다. 이외에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미래 농업,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후농사, 새롭게 부각되는 도시농업은 물론 귀농·귀촌 희망자를 위한 안내도 있어 귀농을 준비하거나 도시농부를 꿈꾸는 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농민신문사, 356쪽, 1만2000원

    번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존과 조지

    존 돌란 지음, 전행선 옮김, 블루엘리펀트, 376쪽, 1만2000원

    아내 좀 나눠줘 外
    존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숙자다. 책 속에서 존은 자신이 어떻게 노숙자로 전락해 거친 삶을 살아가게 됐는지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그런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이다. 수백 건이 넘는 죄목으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서른 번도 넘게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어린 시절부터 본드와 가스를 흡입했고, 성인이 돼서는 마약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처음 조지를 만났을 때 나는 오랜 세월 노숙, 범죄, 교도소, 우울증, 마약이라는 회전문 안에 갇혀 벗어나지 못한 채 빙글빙글 도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존의 고백을 듣고 있자면, 실로 그의 삶에 어떤 희망이 깃들 수 있을까 싶어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런 존에게 어느 날 찾아든 강아지 조지는 삶의 목표와 의미를 부여하는 거울이 돼준다. 그리고 존의 부모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평생을 애쓰고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다. 컹컹 짖는 것 외에는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 미약한 존재가 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 삶의 목적은 거창한 게 아니라 단지 ‘함께하는 것’ 그 자체일지 모르겠다. 조지를 만난 존이 힘겨운 변화를 스스로 감내한 이유가 바로 그러했다.

    “영원에 비할 만큼 길고 지루한 내 인생에서 나는 생전 처음 나 자신 외에 돌보고 싶은 누군가를 만났고, 그 사건이 내 삶을 의미로 가득 채웠다.” 스스로 고백하듯, 존은 이제 한 생명을 책임져야 했고,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그러다 존은 자신의 내면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고, 조지를 먹여 살리기 위해 구걸을 위한 종이컵 대신 그림을 그리는 펜을 집어 든다. 어릴 적 유일한 취미이자 자랑거리가 바로 그림 그리기였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미술 훈련이라고는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재능에 더해, 매일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그림을 무수히 반복해서 그리며 노력한 결과, 어느덧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 됐다. 결국 존은 개인 전시회를 성공리에 열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가족을 떳떳하게 만날 수 있게 됐다.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변화는 곧 상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길을 가려면 늘 다니던 길을 버려야 하고, 새로운 음식을 맛보려면 익숙한 맛을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도 존은 변화를 선택했다. 일찍 일어나 조지를 산책시키고, 마약을 끊고, 그림을 그리고, 적지만 자신의 손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조지를 위해 상실감을 수용하고 변화를 택한 것이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실화다. 존과 조지는 노숙인을 비롯한 영국 사회 전체에 큰 감동을 주었고,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삶이라는 캔버스 위에 그려지는 중이다. 이 책은 결코 행복한 동화는 아니지만, 지금 절망에 빠진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고마운 희망의 등불이 돼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절망은 다시 한 번 희망이 된다.’ 존을 지그시 바라보며 충직하게 앉아 있는 조지의 모습이 독자의 가슴에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로 새겨지길 기대해본다.

    전행선 | 번역가 |

    신의 탄생 | 프레데릭 르누아르·마리 드뤼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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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종교학자이자 역사학자인 프레데릭 르누아르와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리 드뤼케르가 대담을 통해 인류사 속 신의 역사를 되짚었다. 신이 어떤 모습으로 변천해왔으며, 오늘날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앞으로 종교는 어떤 방향으로 변모해갈 것인지 등을 살폈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뿐 아니라 다신교인 힌두교와 불교 등의 탄생 비밀을 세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오늘날 사회 이슈가 되는 영성의 문제와 사이비 종교 문제, 동양 종교인 불교와 힌두교의 차이를 지적하기도 한다. 종교와 신학, 철학의 복잡한 고리가 얽혀 있지만 독자가 길을 잃을 일은 없다. 책의 지향점은 하나, 우리 삶에서 종교(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옳은지에 맞춰졌다. 김영사, 340쪽, 1만6000원



    한비자의 독설 | 황효순 지음

    아내 좀 나눠줘 外
    세상은 변하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적절한 법을 세워야 한다는 한비자의 변법사상(變法思想)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사회 변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인물이다. 시공간을 넘어 변하지 않는 인간 본질에 대한 충고는 날카롭다. 저자는 한비의 말에 자신의 해설과 의견을 더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사상은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 따라 같은 내용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해석은 계속 시도돼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한비자의 가르침을 법(法), 술(術), 세(勢)로 새롭게 분석, 재조명했다. 법의 이치와 원리, 술은 법을 활용한 통치와 경영의 방법론, 그리고 세는 법과 술이 완성될 수 있도록 조성하는 배경이다. 저자는 이러한 구분에 따라 한비의 독설(督說)을 분류했다고 설명한다. 글마당, 312쪽, 1만5000원



    행복한 리더가 행복한 일터를 만든다 | 허남석 지음

    아내 좀 나눠줘 外
    감사와 나눔을 통해 물과 기름 같던 두 회사를 성공적으로 통합한 허남석 포스코ICT 대표의 경영 이야기를 담았다. 기존의 경영 리더십이 긴장과 불안과 경쟁이라는 부정의 힘에 주목했다면, 저자는 자신을 포함한 전 직원들의 내면 깊숙이 잠자는 긍정의 힘을 분출하는 감사나눔 경영을 선택했다. 갈기갈기 찢어진 사람들의 마음, 이편저편 갈라져 대립하는 집단 간의 갈등, 이것을 풀기 위해 저자는 자신을 포함한 전 직원의 내면 깊숙이 잠자는 긍정의 힘을 분출하는 감사나눔 경영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경제 경영 전반에 불확실성이 안개처럼 자욱한 지금, 긍정의 힘이 가동되면 개인과 가정과 조직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언한다. 김영사, 276쪽, 1만4000원

    편집자가 말하는 “내 책은…”

    이것이 깨달음이다

    백창우 지음, 김영사, 800쪽, 2만8000원

    아내 좀 나눠줘 外
    깨달음이란 무엇일까. 불교 수행의 가장 높은 경지인 깨달음을 향해 오늘도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불태운다. 하지만 깨달음이 무엇인지, 또 누가 진짜 깨달음을 얻었는지 밝은 눈으로 분간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자신이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자신이 제대로 가는지 의심하고 의심하게 된다. 깨달음에 대한 명쾌한 가르침은 없는 것일까?

    이 책은 깨달음으로 가는 안개 속 여정에 갇힌 채 삶마저 피폐해지는 초보 수행자들에게 길을 밝혀주는 등불과 같은 책이다. 기존 수행법들의 장점을 살리면서 바르고 건강하게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쉽고 빠르고 안전한 길을 소개한다.

    중년이라는 늦은 나이에 수행을 시작한 저자 백창우 거사는 공부하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깨달음의 답을 얻고자 무척 애를 태우고 노력했지만 명확한 지침서가 없었다. 경전에 의지해보려 했지만 경전은 초보자에게 태산과 같았다. 그래서 자신이 깨달음을 얻는다면 후학을 위해서 흰 눈밭에 발자국을 남기겠다고 다짐했다. 수행을 하는 누구나 깨달음의 경지에 오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그렇게 여러 스승을 만나며 수행에 전념하던 어느 날, 문득 깨달음이 왔고 궁금했던 것이 단박에 풀렸다.

    저자가 제시하는 깨달음 수행은 불교의 연기법(緣起法)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굳이 다리를 꼬고 힘들이지 않아도 생각만 할 줄 알면 얼마든지 가능한 수행이다. 한 알의 사과는 공기, 태양, 땅속의 영양소, 농부의 노력 등 여러 요소가 함께 빚은 결과다. 이렇듯 연기법 공부는 세상 일체의 모든 존재가 연기 법칙으로 생기고 사라짐을 깨닫는 것이다. 이런 연기법의 이치를 깊이 사유하면 마침내 존재의 참모습을 알게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수행 과정에서 깨달은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 수행이란 무엇이며, 연기법을 통한 깨달음과 연기법과 심법의 회통, 무아와 불성을 넘어 공부인의 자세와 공부의 과정, 공부 중 발생하는 장애, 수행 방법, 깨달음이 무엇인지, 깨달음 이후의 세계까지. 깨달음 공부의 A부터 Z까지 순서대로 담고 있다. 또 누구나 깨달음에 쉽게 다다를 수 있도록 설명 또한 어렵지 않게 쉽게 풀어 썼다. 깨달음 공부를 하며 세운 자신의 서원을 이 책 한 권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문명의 이기를 통해 편안한 삶을 영위하지만, 인구의 80% 이상이 신경증을 앓는다는 통계에서도 보듯이 스트레스가 극심한 시대를 살아간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이성의 한계가 초래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의 본성인 영성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인다. 마음의 문제는 마음으로 풀어야 한다. 개개인이 자신 마음의 주인이 된다면 모두가 세상의 참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길에 이 책이 지름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강지혜 | 김영사 편집부 |

    예술로 만난 사회 | 김호기 지음

    아내 좀 나눠줘 外
    시, 소설, 희곡 등의 문학과 회화, 조각, 사진과 같은 시각예술, 음악, 건축, 영화 등 다양한 예술과 관련된 저자의 에피소드를 따라가다보면 예술이 결코 우리 삶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알게 된다. 예술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표현한 것이며 동시에 사회를 탐구한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사회 구성원인 개인들끼리 공감과 위안을 나누는 매개로서의 예술에 관심을 가진다.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라는 시로 민주주의 현주소에 주목하고, 폴란드 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의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 복원을 위한 고민을 한다. 또한 4·19 혁명의 현재적 의미, 갑을관계, 고령화에 따른 노후문제 등 우리 사회와 시대를 반영한 풍경 속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발견하고자 한다. 돌베개, 316쪽, 1만5000원

    김대식의 빅퀘스천 | 김대식 지음

    아내 좀 나눠줘 外
    뇌과학자인 저자가 ‘우리는 누구인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시간은 왜 흐르는가’ 등 인류의 ‘거대한 질문’ 31가지에 관한 성찰을 모았다. 저자가 선정한 질문들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철학과 문학, 역사, 신화 등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인문학자 못지않다. 삶의 의미와 철학, 신화를 주제로 한 1부, 사회·역사·가치의 문제를 다룬 2부, 과학과 미래, 인공지능을 다룬 3부로 구성했다. 각각의 질문에 대해 저자는 통섭의 지식을 총동원해 생각해볼 거리를 제공한다. 이를테면 영생을 놓친 길가메시(수메르와 바빌로니아 신화의 영웅)가 원통해할 때 비틀스 존 레넌의 노랫말을 떠올리는 식이다. ‘인생이란 네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동안 흘러 없어지는 바로 그것이다’라고. 동아시아, 320쪽, 1만8000원

    선택하는 힘 | 이남석 지음

    아내 좀 나눠줘 外
    일을 하고 의식주를 해결하며 생활을 즐기고 인생을 계획하는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떤 옷을 입고 점심으로 뭘 먹을지 등 일상의 사소한 것부터 고객에게 무슨 말을 해서 영업을 하고 기획안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에 대한 업무적인 것들도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해서 잘못된 선택의 프로세스를 겪게 되는지, 생각과 행동 사이의 격차가 왜 발생하는지, 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실천 전략과 지침을 담았다. 선택은 생각이 아닌 행동이다. 선택을 잘하려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수많은 생각을 내려놓고 행동해야 한다. 단순히 유형 분석과 심리 분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전 트레이닝까지 담았다. 지식너머, 280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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