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호

임대용 물량 급증 ‘호재’보다 수익률 따져라

부동산 투자전략

  • 김혜현 | 렌트라이프 대표 hhkim0125@naver.com

    입력2014-12-18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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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전 수익률 오피스텔 4~6%, 상가 5%, 소형 아파트 3%
    • 매매차익? 월세 올라야 가격 오른다
    • 향후 공급 물량 많다는 점 유의해야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는 월세 비중 증가, 전통적 투자상품 몰락, 수익형 부동산 쏠림 현상으로 압축된다. 정부의 잇단 대책에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4년 1.96% 상승에 그쳤고, 실수요자마저 구입을 미룬다. 반면 임대 시장은 성장세다. 이미 월세 거래가 정착된 상업용 부동산은 베이비부머의 본격 은퇴로 자영업자가 빠르게 늘면서 수요가 여전히 많고,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소득이 정체되면서 주거용 임대시장도 월세 거래가 대세다. 전세가 압도적이던 아파트조차 2014년 월세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전통적인 투자상품이라 할 아파트와 토지 시장은 고전 중이다. 가구원 수가 줄면서 대형 아파트는 실수요자가 드물어 거래가 뜸하다. 토지 시장은 더 어렵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대규모 택지개발, 도로 확장 같은 ‘개발 재료’가 줄었고, 기업들도 외곽 지역에 공장을 짓는 대신 해외로 나가거나 수도권의 산업단지, 지식산업센터로 모여든다. 이에 용도가 불분명한 수도권 토지나 공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수익은 없는데 보유세는 내야 하고, 매도하자니 양도세가 만만치 않다. 아파트나 토지 같은,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상품은 새해에도 더욱 침체될 전망이다.

    반면 수익형 부동산은 집중 조명을 받는다. 수익형 부동산의 종류도 과거 상가나 건물에서 최근에는 오피스텔, 원룸주택, 지식산업센터, 주차장, 호텔 등 매달 고정수입이 발생하는 것들로 다양해졌다. 물론 과거에도 단독주택을 다가구주택으로 증축해 월세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건축비를 전세로 충당하고 부분적으로 월세를 받아 생활비에 보태는 소극적인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월세 소득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증금을 최소로 받는 등 적극적인 임대 운영 패턴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수익형 부동산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금액대별로 구분해 알아본다.

    오피스텔은 여윳돈 1억~3억 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이고도 거의 유일한 수익형 부동산이다. 수익률은 세전 4~6%. 통상 서울 강남이나 도심권은 5% 전후이고, 신축 오피스텔은 4%대다. 서울 외곽이나 지방으로 갈수록 6%대로 올라간다.



    임대용 물량 급증 ‘호재’보다 수익률 따져라

    서울 가로수길이나 홍대 거리 등 아무리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라도 외면받는 길이 있다. 상가 투자 전에는 실제 유동인구와 매출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분양상가는 수익률 낮아질 듯

    오피스텔 투자의 장점은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시설관리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문제는 공급이 너무 많다는 것.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에 15만8000호가 공급되는데, 이는 전체 오피스텔의 30%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수익률 하락은 물론 공실(空室) 위험이 도사리는 만큼 피해야 한다.

    여윳돈이 5억~10억 원이라면 상가나 원룸주택, 아파트에 투자할 수 있다. 지분 상가란 건물의 한 호를 구입하는 것이다. 상가의 종류로는 아파트단지 내 상가, 근린상가, 쇼핑몰과 같은 테마형 상가 등이 있다. 상가 수익률은 세전 5% 내외로 은행 예금금리보다 2~3% 포인트 높다. 임차인이 24시간 거주하는 주거용보다 시설이나 임차 관리가 쉽고 호당 임대료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장사가 잘 안되면 월세를 받기 어렵고 공실 위험도 크다. 내가 직접 장사한다고 가정하고 임대료와 예상 매출액을 따져봐야 한다.

    분양상가는 최근 분양가가 고공행진 중이어서 수익률이 낮을 전망이다. 특히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분양상가는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2~3년간 상권이 형성되지 않고, 상권이 형성되더라도 분양업체의 장담대로 높은 임대료를 받지 못할 경우가 많다. 상가 분양업체가 하는 말은 늘 최상의 임대료를 가정한 것이란 점을 잊지 말자.

    원룸은 건축법상 다가구, 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기준시가 9억 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게 임대소득이 비과세된다는 점이 다가구주택의 장점이다. 즉 소득세 부담이 없는 유일한 부동산이고 거주하면서 소득까지 올릴 수 있어 은퇴 생활자에게 적당하다. 투자금액은 5억 원부터 20억 원(서울 강남권)까지 다양하다. 강남권이거나 도심권과 지하철로 30분 이내에 연결돼 임차 수요가 풍부하다면 7억~8억 원은 투자해야 한다.

    개발호재의 ‘약발’

    주택임대사업자는 연간 2000만 원 이하 소득은 3년간 비과세되고, 2017년부터 일반 소득세와 분리 과세된다. 의료보험료 인상도 거의 없다. 수익률은 4~7%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강남권과 용산은 매매가가 비싸 수익률이 낮고, 외곽으로 갈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원룸의 단점은 10~30호나 되다 보닌 시설 관리뿐 아니라 월세 징수 같은 임차인 관리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요즘 임차인은 침대, 냉장고, TV, 책상 등 빌트인 시설을 선호해 이러한 시설 교체까지 신경 써야 한다.

    소형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공실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월세가 어려우면 전세로 굴리면 된다. 관리사무소가 있어 시설 관리 부담도 적다. 감가상각도 덜 되고 매매가격도 안정적이다. 또한 1인 가구보다는 3~4인 가구가 거주하기 때문에 거주기간도 길다. 또 보증금 비중이 높은 만큼 월세를 떼일 가능성도 적다. 소형 아파트 월세는 70만~80만 원 수준으로 주거용 중에서는 높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낮다. 월세를 100만 원 이상 내는 임차인이 많지 않아 수익률은 3%대에 그친다.

    20억 원 이상의 자산가는 건물을 원한다. 건물은 주거용 부동산처럼 24시간 AS를 할 필요가 없고, 임대료도 주거용보다 높다. 단독 건물의 특성상 향후 신축이나 개축을 통해 자신의 생각대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금액이 큰 만큼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 특히 대로변이나 외관이 번듯하면 덜컥 계약부터 하는 사람이 많은데, 외관이나 위치보다 중요한 것이 입지와 임대 수요다. 특히 요즘 자산가들이 30억~50억 원의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면서 건물 가격도 올랐다. 하지만 매물로 나온 건물 중에는 수익률이 2~3%에 그치는 것이 많다. 소형 오피스텔 공급이 늘면서 이것이 사무실 수요를 흡수하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상가 임대료를 올리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투자자는 은행 이자보다 좀 더 높은 이득을 원한다고 하지만, 막상 거래할 때는 개발호재나 매매차익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는 ‘수익률이 높아져야’ 올라가는 법이다. 월세 200만 원이 나오는 부동산을 5억 원에 샀는데, 월세가 500만 원으로 오르면 매매가격이 7억~8억으로 올라간다. 반면 개발호재가 있어도 수익이 낮으면 가격이 떨어진다. 막연한 개발호재보다는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는 심정으로 수익률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주거용 부동산은 강남권, 도심권, 여의도권 주변이 투자 1순위다. 테헤란로 주변과 역삼동, 논현동은 직장인 수요가 풍부해 월세를 70만~1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공급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지만, 안정적인 임차인이 가장 많다. 강남과 도심권 오피스 지역을 잇는 서울지하철 2호선 라인의 신림, 광진, 신도림, 사당, 왕십리도 임차인이 풍부하다. 여의도와 강남을 통과하는 9호선도 핫이슈 지역이다. 강서구를 비롯해 신논현역 주변과 9호선 연장선이 개통될 송파구 석촌동 등도 인기가 높다.

    임대용 물량 급증 ‘호재’보다 수익률 따져라

    오피스텔은 비교적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새로 공급되는 물량이 많아 갈수록 수익률이 떨어지고 공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무리 ‘홍대’라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대학가 지역도 투자 선호지역이다. 이런 ‘메이저 대학’은 재학생뿐 아니라 취업한 졸업생까지 거주하고, 교통 여건도 좋다. 수도권에서는 수원, 안산, 화성처럼 대기업이나 산업단지가 있는 지역이 안정적이다. 강남역, 홍대처럼 대규모 상권이 형성된 곳은 상가 종사자도 많이 거주한다.

    상가는 유동인구가 중요하다. 주변 거주인구나 상주 인원도 중요하지만, 직접적으로 해당 점포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수, 성별, 연령,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상가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같은 홍대 상권이라도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홍익대 사이는 10, 20대가 많이 오가서 단가가 낮고 회전율이 높은 분식, 의류, 액세서리 가게가 많다. 하지만 KT·G상상마당 부근은 주로 30대가 몰리는 지역이라 카페, 술, 클럽이 몰려 있고 판매단가도 높은 편이다. 낮에는 한산하지만 밤 시간과 주말에는 성업을 이룬다.

    이처럼 한 상권 내에서도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통로가 있고 외면받는 길이 있다. 유동인구와 매출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하자. 금액 높은 인기 상권에 투자하기가 영 불안하다면 자신이 잘 아는 상가로 눈을 돌리자. 욕심 내지 말고 잘 아는 근린상권을 선택한다면 큰 손해를 피할 수 있다.

    건물은 당장의 임대수익도 중요하지만, 신축·증축을 통한 개발 가능성까지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또 투자액이 큰 만큼 환금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30억 원 이상의 자산가들이 가장 원하는 지역은 강남이나 홍대 상권이다. 강남은 오피스가 많은 만큼 직장인 수요가 풍부해 1~2층 상가 임대뿐 아니라 중소 규모의 사무실 수요도 있다. 또 환매하기 좋고 임대료가 안정적인 만큼 건물 가격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테헤란로 이면, 강남역에서 신논현역~신사역, 가로수길과 도산공원 주변은 건물을 구입하려는 대기수요가 줄 서 있을 정도다.

    홍대 앞 역시 마찬가지다. 2호선 홍대입구역 주변 상권이 합정역, 상수역까지 확장됐다가 요즘은 서교동, 동교동, 연남동까지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2%대까지 떨어진 건물도 많다. 또 상권이 확장된 이유가 메인 상권의 임대료가 올라 임차인들이 차선책으로 인근 지역으로 나왔기 때문이어서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다.

    최악을 피하는 전략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처럼 살아보고 거래하는 부동산이 아니어서 투자자 처지에선 운영경험이 부족하다. 시세나 통계, 투자 정보도 충분치 않다. 그럼에도 중개업소나 분양사무소의 말만 믿고 몇 억 원짜리 부동산에 성급하게 투자하는 사람이 있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적어도 6개월 동안 공부하는 자세로 관련 정보를 알아봐야 한다.

    투자금액을 정하고 투자상품을 선정했다면 희망지역 중개업소를 통해 매물을 소개받고 장단점을 비교하며 시장 상황과 매물의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반 년가량 주말마다 돌아다니다보면 소위 ‘감’이 생긴다. 좋은 물건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최악을 피하는 전략이다.

    요즘 수익형 부동산이 대세라지만 이들 부동산의 매매가격은 안정적인 편이다. 공급물량이 많아서 단기간 급등하기도 어렵다. 2014년 오피스텔만 해도 4만5000호가 공급됐고, 도시형 생활주택은 2010년 이후 30만 호가 나왔다. 상가도 마찬가지로 2014년 한 해 동안 10만 호가 넘는 신규 상가가 공급됐다. 제주도 분양형 호텔은 2013년과 2014년 분양 물량이 제주도 전체 호텔 물량의 40%에 달한다.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물량 압박은 올해부터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객관적인 시각을 갖도록 노력할 때다.

    수익형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운영 수익을 내야 한다. 따라서 보유와 운영에 따른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세금은 물론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도배, 장판, 시설물 교체 등 관리 비용과 임차인 교체 및 관리에 따른 비용이 수반된다.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는 공실이 생기면 수입은커녕 공실 기간의 기본 관리비까지 소유자가 부담해야 한다. 건물도 수익률만 좇아 성급하게 투자했다가는 노후 건물을 만나거나 임차인이 문제를 일으켜 소송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

    최근 공급된 오피스텔이나 분양형 호텔은 개발회사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보장기간은 통상 1년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수익과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다. 따라서 그 후에도 안정적으로 소득이 발생할지 따져봐야 한다.

    특히 분양형 호텔은 입지도 중요하지만 운용 능력이 무엇보다 우선시된다. 유명 호텔 브랜드만 빌린 것인지, 운영 주체가 호텔 운영 경험이 있는지, 위탁 계약기간은 언제까지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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