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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돈이 오갈 뿐 부부나 연인이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성매매특별법 위헌소송 제기한 성매매여성 김정미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돈이 오갈 뿐 부부나 연인이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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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려면 확실히 해라”

“돈이 오갈 뿐 부부나 연인이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헌재 앞에서 1인시위를 하는 김정미 씨.

▼ 동료들 반응은 어땠나.

“사실 성특법이 합헌이 되든 위헌이 되든 성매매여성은 상관없다. 그것과는 무관하게 그동안에도 영업을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하려면 확실히 해라, 중간에 그만두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 후회는 없나.

“그랬으면 이 자리에 나왔겠나. 지금도 그때의 수치심을 잊을 수 없다. 더 이상 나나 동료들이 그런 인권침해를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헌법재판소 앞에서 매일 1인시위를 한다던데.

“소송 내고 일주일 동안 1인시위를 했다. 그런데 뺑소니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인대가 늘어나고 일주일 동안 입원해야 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지금도 한 시간 이상 서 있으면 다리가 퉁퉁 부어 서 있을 수가 없다. 고맙게도 전국 집창촌 성매매여성 대표들이 동참의 의미로 하루씩 돌아가며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나도 한 달에 한두 번씩 하고 있다.”

“그 정도로 건강이 안 좋으면 성매매 일은 못하겠다”고 하자 “하고 있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라며 웃었다.

▼ 1인시위 할 때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

“쳐다보기는 하는데 별 반응은 없다. 와서 격려해주는 경우는 없고, 이상한 사람들이 가끔 온다. 괜히 시비를 걸고 횡설수설한다.”

▼ 위헌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얼마 전에 변호사로부터 첫 심리가 4월 9일에 열린다는 말을 들었다. 2년 만에 열리는 셈이다. 일단 시작되면 길게 끌지는 않을 것이다. 헌재가 간통죄 위헌판결 후에 곧바로 우리 것을 다루겠다고 언론에도 표명했으니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지 않을까. 변호사 말로는 서너 번 정도 심리를 진행한 후 판결이 날 것이라고 한다. 6~7월로 예상한다.”

▼ 재판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내가 재판에 참여하는 게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헌재에 위헌법률 심판 청구를 한 건 내 사건 담당 판사인 오원찬 판사다. 우리 쪽 참고인으로는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 교수가 참여한다.”

“기본적인 성생활 아닌가”

▼ 성매매를 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는 베트남전 상이군인이었다. 일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과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해서 번 돈으로 근근이 생활했다. 1남3녀 중 막내인데, 다른 형제들은 다 일찍 출가하고 나 혼자 부모님과 살았다. 고2 때 어머니가 심장병으로 돌아가시고, 그 충격에 우울증으로 학교를 그만뒀다. 이듬해엔 아버지마저 급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뜨셨다. 그 후 혼자 생활해야 했다.”

▼ 형제가 있다면서….

“도움을 줄 형편이 안 됐다. 나도 자립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처음엔 큰언니가 있는 미용실에서 일했다. 그런데 가족이랑 일하는 게 쉬운 게 아니더라. 의견충돌로 다투게 되고, 그래서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았다. 인력사무소에 나가봤지만 그런 데서 소개받는 일은 대개 파출부나 식당일이었다. 몸이 약해 무거운 걸 들 수 없으니까 너무 힘들었다.”

김씨에게 “기술 배울 생각은 안 해봤냐”고 묻자 어이없다는 듯한 눈길로 쳐다봤다.

“당장 하루 먹고살기도 급한데 어떻게 기술을 배우나. 기술 배우는 동안은 뭘로 먹고사나. 그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러다 교통사고를 당해 6개월 동안 병원에 누워 있었다. 오른쪽 다리와 팔을 크게 다쳤다. 그때 다친 곳을 이번에 또 다쳐 더 힘들다. 교통사고 후 일을 하기가 더 힘들었다. 하루 일을 나가면 2~3일은 쉬어야 했다. 당시 하루 일당으로 4만 원쯤 받았는데, 여관비 내고 나면 밥값, 병원비도 부족했다. 그나마도 몸이 아파 오래 서 있기 힘들다보니 갈수록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24세 때 성매매 알선업자를 찾아갔다. 일을 하겠다고.”

▼ 아무리 힘들어도 성매매를 직업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더 잃을 것도, 더 내려갈 곳도 없었다.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 그냥 지금 이렇게 사는 것보다 더 힘들겠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일했다.”

▼ 수치스럽게 생각하진 않았나.

“일단 손님과 방으로 들어가면 그런 건 안 느껴진다. 처음 한 달 동안은 망설이기도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이 일을 그만두고 나간다고 해서 다른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참고 일하다보니까 이 나이까지 왔다(웃음).”

▼ 성매매 반대론자들은 성을 사고파는 게 ‘인권유린’이라고 한다.

“돈이 오고가는 게 다를 뿐이지 기본적인 성생활 아닌가. 부부나 연인이 하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 ‘성을 파는 건 자기 인격을 파는 것과 같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도 일하면서 기분이 좋고 즐겁지는 않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 그걸 감수하고 하는 거다. 솔직히 손님이 남자로 안 보이고 돈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하는 것이다.”

▼ 성매매가 건전한 성풍속을 해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간통도 가정의 보호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결국 위헌판결을 받았다. 성적 자기결정권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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