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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PD의 지구촌 현장

주부, 공무원도 가담 IS 충성맹세 집단 속출

아시아로 세력 넓히는 이슬람국가(IS)

  • 김영미 | 분쟁지역 전문 PD

주부, 공무원도 가담 IS 충성맹세 집단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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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국가(IS) 세력이 중동, 아프리카를 넘어 아시아를 넘본다. 반군 활동이 왕성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주무대.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 자생적 IS도 속속 출현한다. 가정주부와 공무원까지 IS에 가담할 정도. 유럽에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IS는 아시아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주부, 공무원도 가담 IS 충성맹세 집단 속출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에 따르면 이슬람국가(IS)에 동조해 이라크, 시리아 등으로 유입된 외국인은 지난 2월 말 현재 90여 개국에서 2만 명이 넘는다. 북아프리카 튀니지 출신이 3000명으로 가장 많고 사우디아라비아가 2500명으로 뒤를 잇는다. 이 밖에 모로코와 요르단 출신이 각각 1500명 정도다.

서방국가 출신도 340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가 1200명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800명), 영국(600명), 터키(400명) 출신도 적지 않다. 미국(130명), 캐나다(70명) 등 북미 출신 젊은이도 상당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 세계의 더 많은 젊은이가 시리아로 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니파 동남아가 표적

‘인터넷 지하드(聖戰)’라 일컬으며 인터넷망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전전에 열을 올리는 IS의 득세 이후 중동 분쟁은 전 세계적 관심사가 됐다. 한국도 더는 예외가 아니다. 김모 군은 지난 1월 IS 대원이 되겠다며 시리아행을 택했다. 김군은 현재 시리아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로 유입되는 아시아 젊은이가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IS 조직원의 말을 인용해 “최근 유럽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유럽 출신 전투원 유입이 끊기고 있다. 대신 현재 (외국인) 전투원의 대부분은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은 옛 소련권 중앙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IS에 가담한 외국인이 최다 40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주로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출신이다.



중앙아시아와 인접한 중국에서도 IS에 가담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된 IS 대원 7명 중 4명이 중국인이어서 화제가 됐다. 이 사건으로 중국인 출신 IS 대원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4명 모두 중국 국적의 위구르인이었다. 리웨이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대테러연구센터 주임은 “최근 중국의 테러 공포는 주로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위구르 독립운동의 분파) 세력에 의한 것이다. ETIM 소속 테러분자 일부가 IS에 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ETIM 세력 중 IS에 가담한 사람들이 중국으로 돌아와 테러를 자행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2명의 자국민이 IS에 참수당한 일본에서도 IS에 가담하려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 에히메현 출신의 29세 여성이 알제리계 프랑스 국적의 남편을 따라 IS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고, 지난 2월에는 일본 대학생이 트위터로 IS와 접촉해 시리아 입국을 시도했다. 트위터에 ‘시리아에 가고 싶다’는 글을 올린 이 대학생은 IS 관계자가 “죽어도 좋다는 준비가 됐다면 오라”고 하자 “좋다. 다음 달(2월)에 그쪽에 가겠다”고 답했다. 그의 계획은 일본 정부에 의해 제지됐다. 다모가미 도시오 전 일본 항공자위대 막료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주일대사를 지낸 니심 벤 시트리트 이스라엘 외무부 차관으로부터 ‘IS에 일본인 9명이 참여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지난해 9월 퇴임을 앞둔 새뮤얼 라클리어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약 1000명의 용병이 이슬람국가(IS)에 자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혀 아시아인의 IS 합류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알렸다. 그가 말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이슬람교도가 많은 동남아 지역도 포함된다.

이슬람교도는 대부분이 수니파인 동남아 국가에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와 만나기가 어렵지 않다. 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의 이슬람 국가 출신 중 IS에 자원하거나 IS를 지지하는 세력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동남아 지역이 제2의 근거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IS의 급진주의가 아시아에서도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징후다. 아시아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잔인한 집단들의 결합

필리핀과 태국에선 정부군과 이슬람 반군 간 교전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정부도 IS 등 이슬람 급진세력의 발호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동남아에선 최근 자발적으로 IS에 충성맹세를 하고 IS 지부를 자처하며 활동하는 세력도 생겨났다.

그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은 필리핀의 ‘아부사야프’라는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다. 이들은 필리핀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민다나오를 기반으로 활동한다. 필리핀은 과거 스페인 통치의 영향으로 인구의 약 80%가 로마 가톨릭 신자지만 이슬람 신자도 15%에 달한다. 필리핀 이슬람 신자들은 주로 민다나오에 거주한다. 섬 전체 인구 2200만 명 중 약 25%인 400만 명이 무슬림이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14세기부터 이슬람교를 받아들였다.

아부사야프는 2002년 2월 한국인 사업가 1명, 2008년 3월과 2011월 10월 기업인 1명과 광산업자 3명을 납치한 바 있다. 2001년엔 미국인 관광객 3명을 납치해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스위스인과 네덜란드인, 요르단 TV방송 기자를 인질로 잡아 국제사회에 악명을 떨쳤다. 아부사야프는 지난해 페이스북을 통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 이는 IS가 필리핀에 상륙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필리핀의 한 주간지 기자는 “IS와 아부사야프라는 가장 잔인한 집단끼리 만났으니 필리핀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 불안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려는 곧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와 필리핀 남부해역 사이에서 요트로 여행하던 독일 관광객 2명이 아부사야프에 의해 납치됐다. 아부사야프는 납치 후 독일 정부에 “IS를 겨냥한 미국의 공습을 지지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인질의 몸값으로 560만 달러를 요구했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질 중 1명을 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면을 한 조직원에 둘러싸인 독일인 인질의 모습도 보여줬다. 복면을 쓴 조직원, 돈을 주지 않으면 참수하겠다는 방식은 IS를 그대로 닮았다. IS를 겨냥한 미군의 공습을 지지하지 말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도 IS가 늘 써먹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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