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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일상을 점유하라” 복합쇼핑몰의 ‘신세계’ 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고객의 일상을 점유하라” 복합쇼핑몰의 ‘신세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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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일상을 점유하라” 복합쇼핑몰의 ‘신세계’ 연다
‘따뜻한 소통’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려는 ‘정용진호(號)’의 전략은 현재진행형이다.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에 들어설 ‘사이언스 콤플렉스’에 5000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29만㎡(약 8만8000평)에 과학체험 문화관람 시설이 포함된 복합몰을 개발하고 있고, 국내 최초의 민자(民資)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인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는 지하 7층, 지상 9층 연면적 29만6841㎡(8만9000여 평), 매장 면적 약 9만9170㎡(3만여 평) 규모로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등 유통문화시설을 결합해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용진호의 목적지가 ‘라이프셰어’라면 조타기는 그의 ‘따뜻한 소통 리더십’이다. 재계에선 정 부회장을 ‘겸손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일컫는다. 그가 봉사 모임을 통해 지체장애아를 돌보거나 연탄 배달, 김장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적극 나선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정 부회장을 잘 아는 재계 인사는 그를 ‘아이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기울이는 보통사람’으로 기억한다. 정 부회장은 2003년 이혼한 전 부인 탤런트 고현정 씨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17)과 딸(15)을 미국 유학 보내기 전까지 직접 키운 ‘싱글대디’였고, 재혼한 한지희 씨와는 2013년 1남 1녀 쌍둥이를 낳았다. 다음은 이 재계 인사가 전하는 ‘아빠 정용진’의 모습이다.

“이혼 후 정 부회장은 ‘엄마 몫까지 해야 한다’며 두 아이를 열심히 키웠다. 약속이 없는 날에는 자녀들과 식사하고 운동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해외출장을 가도 아이 선물은 직접 챙겼다. 동생(정유경 신세계 부사장)도 자녀(남매)를 키우는데, 그는 자기 아이들과 또래인 조카들을 자식처럼 돌봤다. 큰아들이 태권도를 곧잘 한다며 자랑할 때나, 둘째 아이 입학식에서 축하한다며 연신 뽀뽀를 퍼붓는 걸 보니 여느 아빠와 똑같더라. 정 부회장 자신은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았지만, 자식들은 자유롭게 자라기를 바란다던 말이 기억 난다.”

‘싱글대디’ 경험 때문일까. 정 부회장은 장난감을 빌려주고 학부모 육아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합 놀이공간 ‘희망장난감도서관’을 전국 32곳에 열었고, 직장보육시설 ‘신세계 키즈스쿨’을 이마트 성수점 등 전국에 설치해 워킹맘들의 시름을 덜어줬다. 지난해 10월에는 여성가족부와 함께 전북 무주에 국내 최초의 인터넷 치유학교인 ‘국립 청소년 인터넷 드림마을’을 열었다.



‘따뜻한 소통’은 그의 성장 과정과도 관련이 깊다. 정 부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회장의 조언으로 학창 시절 피아노를 배워 체르니 40번까지 마쳤다고 한다. 덕분에 클래식 음악 지식이 전문가 수준인데, 평소에도 클래식 음악 파일이 수천 개 담긴 미디어 기기를 들고 다닌다고 한다. 그는 문화융성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마티네 콘서트’를 열어 클래식 공연을 무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의 일상을 점유하라” 복합쇼핑몰의 ‘신세계’ 연다

2016년 준공 예정인 ‘하남유니온스퀘어’ 조감도.

2011년 5월 재혼한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와의 만남도 음악회 모임을 통해 이뤄졌다. 정 부회장은 2010년 광주 신세계 15주년 기념식에서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유지민 양의 연주가 끝나자 “큰 감동을 선사해줘 고맙다”며 즉석에서 협연을 제안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연주를 끝내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받은 ‘밥상머리 교육’의 한 단면을 이렇게 회고했다.

“어머니는 선대회장님(고 이병철 회장)과 무척 가까우셨는데, 선대회장께서 하신 말씀을 틈만 나면 들려줬다. ‘어린 사람의 말도 경청해라’ ‘알면서 모른 척,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마라’며 행동과 표현을 절제하라고 가르치셨다. 부모님은 엄하신 편이어서 늘 예의범절을 강조하셨다. 나중에 알았지만, 교육은 스스로 통제하고 절제하는 능력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그때의 가르침을 곱씹고 있다.”

따뜻한 리더십과 달리 ‘해야 할 일은 끝장을 봐야 하는 스타일’이라는 평도 있다. 다음은 또 다른 재계 인사의 전언이다.

“알면서 모른 척 말라”

“정 부회장이 늘 부드러운 남자인 것만은 아니다. 2004년 허리 통증 때문에 시작한 운동은 엄청난 끈기를 발휘하며 지금의 멋진 몸을 만들었다. 그가 스타벅스 커피를 한국에 들여올 때는 강한 추진력이 돋보였다. 그는 미국 브라운대 유학 시절 스타벅스 커피를 맛본 뒤, 미국 스타벅스와 50대 50 비율로 출자해 스타벅스코리아를 설립했다. 1999년 이화여대 1호점을 연 뒤 현재는 전국 769개 점포를 거느린 ‘커피의 대명사’가 됐지만, 당시만 해도 사업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비관적 전망 속에서도 뚝심있게 몰아붙인 끝에 결국 ‘비즈니스 대박’은 물론 ‘문화 대박’까지 터뜨렸다.”

정 부회장은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점포를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불시에 매장을 방문해 상품 진열 방식과 식품 신선도, 위생상태 등을 살펴본다. 즉석조리 코너에 들러 시식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후 회의 자리에서 자신이 느낀 점을 토론하며 해결책을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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