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정신과전문의 최명기의 남녀본색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 그런 자식도 참고 산다!

  • 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걱정도 습관이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 그런 자식도 참고 산다!

2/3
그렇게 자녀를 갖게 되면 대부분 “내가 언제 자식 싫다고 한 적 있냐”며 아이를 물고 빨고 좋아한다. 뒤늦게 자녀를 가진 커플이 잇달아 아이를 낳아서 다산 가족이 되는 경우도 있다.

자식 없어서 다행?

일부러 자식을 안 가지려는 부부보다는 뭔가 문제가 있어 불임인 경우를 더 자주 보게 된다. 불임의 40%는 원인이 남성에게 있다. 정자 수가 모자란 경우도 있고,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항생제가 발달해서 그런 일이 거의 없지만 과거에는 남성이 임질 같은 성병에 걸렸을 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불임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어려서 볼거리를 앓은 후유증으로 불임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남성 불임이 증가하고 있지만 시댁에서는 대개 며느리를 탓한다.

아이가 안 생기면 아내보다는 남편이 먼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 며느리에게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시댁에서는 그제야 아들에게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남편은 미루고 미루다가 검사를 받는다. 자신에게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기가 팍 죽는다.

남편에게 문제가 있어 시험관 아이를 갖게 되면 아내가 남편을 감싸주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아내에게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시댁과 남편은 아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여성은 ‘아이를 갖지 못하면 끝’이라는 위기감마저 갖게 된다.



과거에는 자녀가 없는 부부에게 시댁에서 이혼을 종용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불임시술이 보편화하기 전에는 남편이 다른 여성에게서 얻은 자녀를 데리고 들어와 키우는 경우도 있었다. 남편이 그 여성과 연분이 생겨 결국 ‘씨받이’가 안방을 차지했다는 사연도 심심치 않게 전해졌다.

불임시술을 통해 시험관 아기를 시도했는데도 자녀가 안 생기면 부부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다 결국 이혼에 이르는 사례도 있지만 드러내놓고 ‘자녀가 없어서’라고 말하진 않는다. 이런 경우 남자가 이혼하자마자 가임 연령의 젊은 여성과 결혼하기도 한다. 그렇게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남자들이 더러 있다. 이혼할 때는 “그나마 자식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하지만, 어찌 보면 자식이 없기 때문에 이혼한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자식이 있고 없고는 결혼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논다

장애아를 돌보는 부모의 눈물겨운 사연이 TV에 종종 소개된다. 어떤 부부는 장애아를 입양하기도 한다. 부부라면 어떻게든 함께 노력해 극복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이 꼭 그렇지는 않다. 자녀가 장애를 지닌 게 남편 혹은 아내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머리’는 안다. 하지만 ‘가슴’ 속 본능은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출산한 남편은 다시 장애아가 생길까 두렵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두려워 서로 성관계를 피한다. 장애아를 둔 가정의 이혼율이 높은데, 자녀 양육에 따른 스트레스, 경제적 곤란뿐 아니라 이런 본능적인 두려움도 작용한다.

발달장애아를 둔 가정은 큰 어려움을 겪는다. 아내는 치료에 매달리고 남편은 그런 아내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혼에 이르기도 한다. 아내는 발달장애를 앓는 아이를 언젠가는 온전하게 되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빚을 얻는다. 남편은 그런 아내에게 “다른 자식들 생각도 하라”고 말한다. 아내는 ‘발달장애 아이는 발달장애 노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논리적으로는 인정한다. 그러니 무작정 치료에 매달리기보다 아이가 안정적으로 지내도록 경제적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안다. 다른 자녀들이 소외감을 갖는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엄마는 발달장애 아이를 포기할 수 없다.

자녀가 중병에 걸렸거나 장애가 있을 때 아내가 남편보다 아이에게 더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임신했을 때 여성은 10개월의 시간을 투자한다. 과거에는 출산할 때 사망률이 높았다. 여성은 말 그대로 죽을 각오를 하고 아이를 낳아야 했다. 반면 남성은 여성을 임신시키기만 하면 된다. 극단적으로 말해, 자식 하나가 죽어도 또 낳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평생 세 번 이상 결혼하면서 결혼할 때마다 아이를 갖는 남성이 늘고 있다. 20대에 처음 결혼해 자녀가 성인이 되는 40대 초반에 이혼을 한다. 그러고는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과 재혼한다. 재혼한 아내와 낳은 자녀가 성인이 되는 60대 초반에 또 이혼을 한다. 충분한 경제적 능력을 갖춘 남성은 그 나이에 30대 중반~40대 초반 여성과 또 결혼해서 늦둥이를 얻는다. 이렇게 해서 죽을 때까지 많게는 10여 명의 자녀를 얻는다.

2/3
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걱정도 습관이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목록 닫기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 그런 자식도 참고 산다!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