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단독 입수

삼지연·밀영·혜산 6500㎢ 관광벨트 “南 투자, 관광객 없이 성공 어렵다”

北 관광당국이 작성한 백두산 국제관광특구 계획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삼지연·밀영·혜산 6500㎢ 관광벨트 “南 투자, 관광객 없이 성공 어렵다”

2/2
삼지연·밀영·혜산 6500㎢ 관광벨트 “南 투자, 관광객 없이 성공 어렵다”
삼지연비행장 활주로 확장

삼지연·밀영·혜산 6500㎢ 관광벨트 “南 투자, 관광객 없이 성공 어렵다”
신동아 5월호는 4월 17일 발행됐는데, 그로부터 1주일 후(4월 23일) 북한은 양강도 삼지연군 일대에 국제관광특구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백두산 국제관광특구는 성공할 수 있을까. 신동아는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작성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광정책과 전망’이라는 제목이 붙은 98쪽 분량의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백두산관광특구 청사진이 이 문건에 담겨 있다.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양강도의 40%를 국제관광특구로 꾸리려고 한다. 국제관광특구의 면적은 6500㎢에 달한다. 평균 해발고도는 1300m. 8월 평균기온이 18℃라 여름철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600㎜.

국가관광총국은 삼지연공항을 이용하는 하늘길, 평양-혜산-삼지연을 잇는 철길, 평양-함흥-혜산-삼지연·청진-대홍단-삼지연을 잇는 육로로 관광객을 수송한다고 밝혔다. 삼지연-혜산을 잇는 ‘백두산관광철도’ 공사는 착공식에 앞서 5월 25일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백두산관광철도 돌격대’가 조직됐다. ‘돌격대’는 북한에서 건설 노동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평양 류경호텔(105층)은 ‘백공오호텔’이라는 별칭을 가졌는데, 105호 돌격대가 시공을 맡아서다.

삼지연공항은 대형 여객기가 이착륙하도록 활주로의 길이를 확장하고, 공항 청사를 새로 건설할 계획이다. 삼지연공항의 정식 명칭은 ‘삼지연비행장’으로 북한 공군이 사용하던 곳이다. 삼지연비행장을 민간공항으로 개축하겠다는 게 평양의 구상이다.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 계획에는 군사시설인 원산의 갈마비행장 대신 통천에 국제공항을 새로 짓는 것으로 돼 있다.



백두산, 밀영, 삼지연, 청봉숙영지, 무포숙영지, 리명수폭포, 보천보혁명전적지, 대홍단군, 혜산시를 관광 벨트로 묶어 개발한다. ‘백두산 체육촌’도 새로 단장한다. 아이스하키장, 스케이트장, 스키 슬로프 등이 이 체육촌에 들어서 있다. 삼지연과 밀영 사이에 있는 베개봉에는 스키장을 새로 건설한다.

백두산관광특구의 잠재력을 설명한 문건의 한 대목이 눈에 띈다. △국내(북한 내) 관광 수요 △중국인 관광 수요 △남조선(한국) 관광 수요를 언급한 것. 한국인 관광객도 염두에 두고 관광특구를 건설한다는 얘기다. 문건은 베개봉호텔을 개건하고 현대식 국제호텔, 식당, 관광기념품 상점 등을 새로 짓는다고 밝혔다. 호텔, 콘도미니엄 등의 조감도가 담겨 있는데, 건축물은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됐다. 문건은 발전소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내용도 다뤘다.

백두산관광특구의 성공 여부는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구와 마찬가지로 외자 유치와 관광객 확보에 달렸다. 북한은 국가관광총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상대로 한 관광지 홍보에 열심이다.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10여 개 나라에 지사를 둔 ‘평양고려국제관광사’를 올해 1월 설립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북한 여행 정보를 유럽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제공하는 등 홍보활동도 벌인다. 조성걸 북한 국가관광총국장과 탈렙 라파이 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이 7월 12일 평양에서 관광 진흥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도 했다. 북한은 금강산관광특구법을 지정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의 전례처럼 백두산 관광특구법을 제정한 후 본격적인 외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02년 창바이산(長白山, 백두산의 중국명)을 중화 10대 명산(6위)중 하나로 선정했다. 2008년 창바이산 공항도 개청했다. 중국은 창바이산 일대의 국제관광지, 동계스포츠센터, 박물관, 생태건강산업센터 등에 5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할 계획이다.

관건은 남북관계 개선

중국의 창바이산 국가생태여행경제시범구와 북한의 백두산 국제관광특구 중 어느 곳이 중국인에게 더 경쟁력이 있을까. 물론 중국의 투자와 북한의 개발 계획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다음은 15년 넘게 남북경협 현장을 들여다본 한 전문가의 설명이다.

“원산-금강산과 달리 백두산은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적지 않겠으나 한국 투자를 유치해 한국인 관광객을 유인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구로 지정하고 혜택을 준다고 해서 대규모 중국 자본이 들어오겠나. 2009년 8월 현대그룹과 백두산 관광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는데, 합의대로 관광이 시작됐으면 지금의 백두산 일대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때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충돌했다면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는 서로 소, 닭 보듯 하는 형국이다. 6월 북한의 반대로 한국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러시아·중국·북한을 비롯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8개국이 가입한 철도 협력체) 가입이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경원선 복원 및 유라시아 철도 연결에 북한이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조치 해제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원칙’을 앞세운다.

북한이 2013년 지정한 6개 경제특구, 13개 지방경제개발구 중 성과를 낸 곳은 한 곳도 없다. 백두산 국제관광특구도 한국이 돕지 않으면 경제특구, 경제개발구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 교류를 늘려가는 것은 남북 모두에 이득이다. 통일을 준비하는 선투자이기도 하다. 김정은의 외가가 제주도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로 삼지연을 향하고, 평양공항에서 제주로 날아가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한국 측이 금강산에 조성한 골프장은 관광 중단 7년 만에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로 변해 재공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선상 호텔인 해금강호텔도 배가 많이 부식됐다고 한다. 한국인의 금강산 관광이 끊긴 후 북한 당국이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을 금강산에 유치하려고 노력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원산의 마식령스키장도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면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백두산 국제관광특구의 성공 여부도 남북관계 개선 여부에 달린 듯하다.

신동아 2015년 8월호

2/2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삼지연·밀영·혜산 6500㎢ 관광벨트 “南 투자, 관광객 없이 성공 어렵다”

댓글 창 닫기

2022/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