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호

블록체인 리포트

돈 버는 SNS ‘스팀잇’의 모든 것

‘선인세’ 주는 플랫폼… 어뷰징 막고 뉴비 격려 ‘과제’

  • 입력2018-06-04 09: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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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전체 트래픽의 30% 차지

    • 의사, 소방관, 변호사, 경제학자 등 각양각색 스티미언들

    • 좋은 콘텐츠 ‘밀고 끌어주는’ 생태계 돼야

    • “스팀잇으로 돈 벌며 세계 여행” 실험 중

    5월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밋업 행사에서 네드 스콧 스팀잇 대표가 스팀잇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

    5월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밋업 행사에서 네드 스콧 스팀잇 대표가 스팀잇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

    “스팀잇에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한국 커뮤니티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해서 한국에 왔다.” 

    스팀잇(steemit.com) 창업자 겸 대표이사 네드 스콧(Ned Scott)이 서울을 방문해 한 말이다. 5월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는 네드 스콧이 무대에 오르는 밋업(Meetup) 행사가 열렸는데, 700여 명의 참석자가 몰려 최근 스팀잇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줬다. 이 행사를 주관한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 측은 “일반 스팀잇 사용자와 암호화폐 투자자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하는 핀테크 및 스타트업계에서 많이들 찾아줬다”고 전했다. 스콧 대표는 이날 행사 말미에 “한국 분들이 굉장히 까다로운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스팀잇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kr이 전체 태그 중 3,4위

    스팀잇 증인 중 유일한 한국인인 조재우 카이스트 4차산업혁명지능정보센터 연구원. [홍중식 기자]

    스팀잇 증인 중 유일한 한국인인 조재우 카이스트 4차산업혁명지능정보센터 연구원. [홍중식 기자]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2016년 3월 미국 버지니아주(州)에서 네드 스콧과 댄 라리머(Dan Larimer)라는 블록체인 대가가 만들었다. 스팀잇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기존 SNS와 가장 다르고 가장 흥미로운 점을 꼽자면 사용자에게 직접 ‘금전적’ 보상을 준다는 점이다. 

    우리는 페이스북을 공짜로 사용하는 대신, 좋든 싫든 페이스북에 올라온 광고를 소비한다. 그리고 광고료 수입을 모두 가져가는 것은 페이스북이다. 스팀잇은 다르다. 스팀잇에 게시물을 올려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좋아요’(스팀잇에서는 이를 ‘업보트(upvote)’라고 한다)나 댓글을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암호화폐를 받는다.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업보트나 댓글을 다는 행위(큐레이션·curation)에도 보상이 주어진다. 이렇게 얻은 암호화폐는 거래소를 통해 달러나 원화 등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스팀잇은 출범 2년 만에 전 세계 100만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페이스북 가입자가 20억 명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2000분의 1에 불과한 규모다. 그러나 성장세를 보자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스콧 대표는 “스팀잇은 지난 2년간 전혀 알려진 바 없는 웹사이트에서 웹 트래픽 기준 전 세계 상위 1000위 안에 들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상위 200위 내 웹사이트에 포함된다. 



    스팀잇을 사용하는 한국인은 얼마나 될까? 국가별 가입자 규모가 공개되고 있진 않지만, 국내 사용자가 꽤 많다는 것을 추정하기는 어렵지 않다. 스팀잇 첫 화면 왼쪽에 ‘전체 태그’ 목록이 있다. 스팀잇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태그를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5월 중순 현재 ‘kr’ 태그가 3위, 혹은 4위에 올라가 있다. ‘kr’은 한국의 스티미언(Steemian·스팀잇 사용자)들이 한국어로 작성한 게시물에 다는 태그다. 그만큼 스팀잇 세계에 한국어 사용자가 많다는 뜻이다. 

    스팀잇에는 ‘증인(Witness)’ 제도가 있다. 스티미언들이 직접 선출한 20명의 증인은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스팀 네트워크의 ‘지킴이’이자 스팀잇의 여러 정책을 결정하는 ‘국회의원’ 역할을 한다. 이들 증인 중 유일한 한국인인 조재우 카이스트 4차산업혁명지능정보센터 연구원(@clayop)은 2016년 4월 스팀잇 서비스가 개시되자마자 이를 사용해온, 스팀잇의 산증인이다. 그는 “스팀잇의 전체 트래픽 중 한국어가 차지하는 트래픽이 30%가량 되는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다. 

    “스팀잇 미국 트래픽과 아시아 트래픽이 거의 비슷합니다. 그런데 한국이 아시아 트래픽의 80%가량을 차지해요. 인구 대비 트래픽으로 보자면 세계 최고죠. 지난해 중반부터 한국 트래픽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스팀잇을 할까? 스팀잇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인기일까? 그리고 정말 스팀잇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채굴’ 대신 ‘창작’

    스팀잇에서 웹툰을 연재 중인 이솔 작가. [박해윤 기자]

    스팀잇에서 웹툰을 연재 중인 이솔 작가. [박해윤 기자]

    인터넷에서 ‘steemit.com/@leesol’에 접속하면 글과 사진, 웹툰이 한데 버무려진 이탈리아 여행기와 블록체인 기술을 알기 쉽게 설명한 웹툰 등을 볼 수 있다. 스팀잇 개시 1년 만에 3000명에 가까운 팔로어를 모으고, 2200만 원에 상응하는 수익을 모은 계정이다. 

    이 계정의 주인은 이솔(필명·34) 씨.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신을 “두 아이를 키우는, 약사 출신 경력단절여성”이라고 소개했다. 

    “의료 분야 회사와 약국 등에서 일하다가 육아 문제로 일을 그만뒀어요. 평소 저는 만화 그리기를, 남편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4년 전에 인터넷 블로그를 만들어 제가 웹툰을 그리고 남편이 글을 써서 서울 여행기를 올렸어요. 꾸준히 하다 보면 독자도 생기고, 책 내자는 출판사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인터넷 독자는 모이지 않았고, 연락해오는 출판사는 없었다. 이씨는 “경단녀에게 큰 의미가 있는 사회적 인정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작년 초 우연한 기회에 스팀잇을 알게 됐다. 인터넷에 창작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돈을 벌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부부는 지난해 5월 스팀잇에 계정을 열었다. 

    초기에 올린 게시물은 커피 한 잔 값을 간신히 벌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계정이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다 스팀잇 사용자들이 특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 많다는 점에 착안해 ‘존버만이 살길이다’ 이모티콘을 그려 게시했고,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존버’란 ‘존나게 버티다’란 말로, 암호화폐 가격 등락이 심할 때 무조건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즐겨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후 스팀잇 내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고래’라고 한다)들 눈에 띄면서 차츰 인기 스티미언이 돼갔다. 

    “스팀잇 한국 커뮤니티에는 창작자를 지원해주려는 분위기가 있어요. 고래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를 선별해 그들의 게시물을 업보트, 리스팀(페이스북의 ‘공유하기’에 해당) 해줌으로써 더 많은 보상을 얻고, 더 널리 알려지도록 돕는 거죠. 저도 그러한 지원에 힘입어 스팀잇 내에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이솔 씨는 스팀잇에 창작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게시물당 100스팀달러 안팎의 보상을 얻고 있다. 현재 스팀달러 시세를 고려하면 24만 원에 해당하는 수익이다. 그는 이러한 수익을 스팀잇 계정 내 ‘지갑’에 쌓아둘 뿐 거래소로 가져가 현금화하진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앞으로 스팀잇 사용자가 더 많아지면 스팀 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창작 콘텐츠를 스팀잇에 게시하는 것이 곧 암호화폐 채굴 활동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딱 한 번 스팀잇에서 번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바꾼 적이 있어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열풍이 불 때 스팀 시세도 크게 올랐거든요. 그때 연말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스팀달러 일부를 팔아서 네 식구 겨울 패딩을 장만했습니다(웃음).”

    블록체인 콘텐츠가 대세지만

    ‘키만과 효밥’이라는 필명으로 스팀잇에 세계 여행기를 연재 중인 김한솔이 부부와 이 부부의 캐릭터. [김한솔 제공]

    ‘키만과 효밥’이라는 필명으로 스팀잇에 세계 여행기를 연재 중인 김한솔이 부부와 이 부부의 캐릭터. [김한솔 제공]

    김한솔이(31) 씨는 세계 여행 중인 스티미언이다. 그의 스팀잇 계정(steemit.com/@twohs)에 들어가면 여행 현지에서 올린 글과 사진, 김씨가 직접 그린 그림 등을 볼 수 있다. 지난해 봄 3년 일정으로 세계 여행에 나선 김씨 부부는 여행 경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지난 2월 인도 체류 중에 스팀잇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동유럽의 작은 국가 조지아(Georgia)에서 머물고 있는 김씨를 국제전화로 만났다. 

    “세계 여행을 하면서 여행 책을 출판해 인세를 여행 경비로 쓸 계획이었어요. 지난해 10월, 첫 책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를 출간했는데, 여행 경비를 인세로 충당하는 것은 불가하더군요. 스팀잇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스팀잇 활동 4개월째. 세계 여행 갈 목적(?)으로 결혼한 사연, 조지아에서 김치 담그기에 성공한 일 등 거의 매일 새로운 게시물을 올리면서 김씨는 400명에 가까운 팔로어를 확보했다. 그의 스팀잇 지갑에 쌓인 보상은 우리 돈 1200만 원가량. 그는 “게시물당 평균 20스팀달러(약 4만6000원)를 받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스팀잇 내에서 영향력을 더 쌓아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면 ‘스팀잇 활동으로 세계 여행하기’가 정말 가능해질까? 

    “저희 부부는 장기여행자로서 엄청 아끼며 살거든요. 둘의 하루 생활비가 5만 원이에요. 스팀잇에 하루 한 개 게시물을 올리면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지금은 실험 단계지만, 이게 잘되면 영원히 한국에 돌아가지 않아도 될지 몰라요(웃음). 스팀잇으로 인해 새로운 직업이 생기는 거죠.” 

    스팀잇 게시물은 블록체인 관련 콘텐츠가 가장 많고 인기도 높다. 그렇다고 이런 부류의 콘텐츠가 전부는 아니다. 여타 SNS처럼 일기 같은 일상적인 글들, 맛집 후기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팀잇 증인 조재우 씨는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관한 글을 심도 있게 쓰시는 ‘백화선생’(@noctisk), 현직 소방관으로서 현장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한민국 소방관’(@firefighter1)의 포스팅을 즐겨 읽고 있다”고 말했다. 이솔 작가는 “산부인과 의사가 ‘출산 가방’ 꾸리는 법에 대해, 변호사가 저작권과 관련해 알아둬야 할 점들에 대해 스팀잇에 포스팅한다”고 전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중심에서 여타 다양한 콘텐츠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선한 고래, 악한 고래

    이솔 작가는 이러한 스팀잇이 창작자에게 좋은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스팀잇이 주는 보상은 기존에는 유명 작가만 받을 수 있었던 선인세나 마찬가지”라며 “스팀잇에 축적한 콘텐츠를 추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등 스팀잇 밖에서의 창작 활동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재우 씨는 “가벼운 인터넷 짤방이나 에세이, 소설 연재 등이 스팀잇에서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사람 모인 곳에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는 것이 세상사다. 이기심과 갈등, 반목은 어디서나 있기 마련. 태생적으로 민주적인 기술이라는 블록체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콘텐츠에 즉각적이고 합당한 보상을’을 기치로 내건 스팀잇도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어뷰징(abusing·부당 이득을 챙기는 부당 행위)이다. 스팀잇 세계는 고래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고래에게서 업보트를 받을수록, 고래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업보트를 할수록 내게 돌아오는 보상이 커진다. 즉, 자원이 고래에게 더 몰리는 구조다. 이에 따라 실제 스팀잇에서는 서로 미리 약속을 하고 업보팅해주는 담합이 벌어지기도 하고, 고래에게 돈(암호화폐)을 보내 업보팅을 의뢰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한 사람이 복수의 계정을 사용하면서 ‘셀프 업보팅’ 하는 정황이 발견된다고도 한다. 

    ‘부정 사용자’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 업보트의 반대 개념인 ‘다운보트(Downvote)’다. 다운보트를 받으면 보상이 적어질 뿐 아니라 평판에도 금이 간다. 그러자 스팀잇 사용자끼리 편을 갈라 상대편에 집중적으로 다운보팅을 하는 ‘전쟁’이 간혹 벌어지기도 한다. 

    ‘뉴비’(스팀잇에 갓 들어온 신입 회원(New Beginner)를 뜻한다)들의 설자리를 넓히는 것도 과제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올려도 자력만으로는 유의미한 보상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상당 비율의 게시물이 1스팀달러조차도 얻지 못하고 사장돼버린다. 반면 고래들은 ‘나 여기 다녀간다’ 수준의 간단한 사진 한 장만 올려도 수백 스팀달러를 보상으로 받는다. 네드 스콧은 5월 3일 밋업 행사 인증샷을 스팀잇에 올려 400스팀달러 상당의 보상을 배정받았다(그러나 그는 보상받기를 거절했다. 스팀잇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에게 주어지는 보상을 거절할 수도 있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보상을 양보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스팀잇 증인 조재우 씨는 “스팀잇 증인들끼리 어뷰징을 막기 위한 여러 방법을 논의하는 중”이라며 “뉴비들의 좋은 콘텐츠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에디터 추천’(Editor′s Pick) 등 새로운 기능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잠깐! 스팀잇 도전 전에 읽어보세요
    스팀과 스팀달러 차이는? 스팀잇, 앱은 없나?

    스팀잇의 서드파티 busy.org(위)와 스팀잇 게시물에 표시된 보상 내역. $는 미화가 아닌 스팀달러를 의미한다.

    스팀잇의 서드파티 busy.org(위)와 스팀잇 게시물에 표시된 보상 내역. $는 미화가 아닌 스팀달러를 의미한다.

    1. 계정을 만들자! 

    스팀잇을 하려면 스팀잇 계정이 있어야 한다. steemit.com에서 스팀잇에서 쓸 아이디와 e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휴대전화 인증을 거치면 간단하게 회원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가입 승인까지 길게는 2~3주가 걸린다는 점. 기자도 회원 가입을 신청한 지 꼬박 20일이 지나서야 스팀잇으로부터 승인 메일을 받았다. 

    승인 메일에는 스팀잇에서 사용할 비밀번호가 게재돼 있는데, 도무지 외울 수 없는 문자와 숫자의 조합이므로 반드시 따로 저장해놓도록 한다(비밀번호가 ‘Difkcow269gmWTPCcfeg76hQ…’와 같은 형태다). 스팀잇은 새로운 비밀번호를 발급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 비밀번호를 잃어버리면 자신의 계정에 영영 접근하지 못한다. 기자는 따로 저장해놓는 동시에 종이에 인쇄해 책상 서랍에 넣어놓았다. 

    그런데 당장 스팀잇 계정을 얻는 방법이 있다. 일정량의 스팀을 받고 계정을 즉각 만들어주는 곳들이 있다. 일례로 anon.steem.network는 5스팀을 받고 1초에서 1분 사이에 스팀잇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어준다. 이런 곳들은 ‘고객’에게서 받은 스팀 중 일부(대략 10%)만 수수료로 취하고 나머지를 고객의 스팀잇 지갑으로 보내준다. 고팍스 측에 따르면 스팀잇 계정을 가진 사람은 새 계정을 만들기 쉬운데, 그 기능을 이용해 스팀잇 계정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한다.

    2. 예습을 하자! 

    스팀잇은 막무가내로 시작해선 안 된다. 페이스북보다 어렵고, 네이버 블로그보다 엉성하기 때문이다. 스팀잇은 업보트, 다운보트, 리스팀, 고래, 보팅 파워 등 낯선 용어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숙지해야 실수를 예방할 수 있다. 또 서비스가 개시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스팀잇은 여전히 베타 버전이다. 글과 사진을 잘 정돈해서 올리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사전에 여러 기능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행인 점은 스팀잇 계정이 없더라도 스팀잇의 게시물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사실. 스팀잇에는 스팀잇 사용 방법에 대한 안내 글이 이미 많이 올라와 있다. 태그 ‘kr-newbie’나 ‘kr-guide’ 등으로 관련 글을 찾아보자. 

    ‘이지스팀잇’(@easysteemit)은 스팀잇 사용법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스팀잇 계정이다. 최근에는 104페이지짜리 ‘스팀잇 초보자들을 위한 안내서’를 PDF로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스티미언으로 활동 중인 이솔 작가가 그린 스팀잇 웹툰 중 한 장면.

    스티미언으로 활동 중인 이솔 작가가 그린 스팀잇 웹툰 중 한 장면.

    3. 스팀잇 암호화폐, 정체는? 

    스팀잇에는 세 종류의 암호화폐가 있다. 스팀(Steem), 스팀파워(Steem Power), 스팀달러(Steem Dollar)다. 스팀은 유동성 화폐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상이고, 스팀파워는 스팀잇 내에서의 영향력 지수다. 이 스팀파워가 많아야 고래가 될 수 있다. 스팀달러는 스팀이 일정한 가치를 갖게 하기 위해 고안된 것.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에는 고팍스와 업비트가 스팀잇의 암호화폐 ‘스팀’을 취급하고 있다. 

    스팀잇 내에서 보상은 스팀달러와 스팀파워로 이뤄진다. 사용자는 ①전부 스팀파워로 받거나 ②스팀달러와 스팀파워를 절반씩 받는 것 중 하나를 택한다. 이 세 암호화폐는 서로 교환된다. 1스팀파워는 1스팀이다. 스팀달러와 스팀의 교환 비율은 스팀잇 내 거래소에서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steemit.com/market에서 실시간 거래량과 교환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5월 14일 현재 교환비율은 1스팀=1.28스팀달러. 

    스팀달러를 스팀으로 바꾸는 것은 거래만 체결되면 즉각 이뤄진다. 반면 스팀파워를 스팀으로 변환하는 데는 13주가 걸린다. 100스팀파워를 스팀으로 교환해달라고 요청하면 13주 동안 매주 100×1/13스팀파워를 스팀으로 바꿔준다. 스팀파워를 스팀잇 생태계 내에 잡아두려는 방책이다. 스팀파워, 스팀달러를 스팀으로 교환한 뒤 이를 거래소에 가져가 팔 면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5월 14일 현재 1스팀의 시세는 3000원이다. 

    반대로 거래소에서 스팀을 사다가 스팀파워 및 스팀달러로 바꿀 수 있다.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스팀을 구매해 스팀파워를 올리는 스티미언들도 있다. 스팀을 스팀파워로 교환하는 것은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스팀잇의 각 게시물 하단에는 ‘$100’ 식으로 금액이 표시돼 있다. 여기서 달러($)는 미화가 아닌 스팀달러다. 보통 게시물에 배분된 보상액의 75%가 해당 게시물을 올린 사람에게 주어지고, 나머지 25%는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달거나 업보팅을 한 사람들에게 간다. 

    채굴에 의해 새로운 비트코인이 생성되듯, 스팀잇에서는 매일 새로운 스팀이 발행돼 기여도에 따라 전체 사용자에게 배분된다. 스팀 발행량은 매년 줄다가 2036년부터는 일정량만 고정적으로 발행되도록 설계돼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개별 사용자가 가져갈 수 있는 보상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대해 스팀잇 증인 조재우 씨는 “스팀잇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스팀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신규 스팀 발행량이 줄어든다고 해도 보상받는 가치는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4. 서드파티를 알면 스팀잇이 더 즐겁다! 

    스팀잇은 구글맵이나 트위터처럼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한다. 누구나 스팀잇 API를 가져다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서드파티(Third Party·공개된 API를 활용해 개발된 파생상품)라고 하는데, 스팀잇 서드파티는 날로 활성화되는 중이다. 국내 스티미언들이 즐겨 사용하는 서드파티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모두 스팀잇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된다. 

    비지(busy.org) : 스팀잇보다 깔끔한 인터페이스로 인기가 높다. 스팀잇의 내용을 그대로 끌어와 보여준다.
    스팀가즈아(steemgazua.com) : 스팀계의 디시인사이드. 반말이 원칙이다. 
                                              #kr-gazua를 달면 스팀가즈아에 해당 게시물이 노출된다. 
    먹스팀(muksteem.com) : 스팀잇에 올라온 맛집 게시물을 구글 지도에 표시해 보여준다.
    디튜브(d.tube) : 스팀계의 유튜브. 동영상 전문 사이트다.
    비스팀(bsteem), 이스팀(esteem) : 스팀잇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앱.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모두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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