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에 업혀 가겠다?
실업률 최악, 부패지수 꼴찌…‘쉬쉬’ 일관
세금낭비 소꿉놀이 멈추겠다
다운사이징? ‘안철수 살아있네’ 반응
내가 야권대표후보인데 뭐 하러 단일화
서울 강북구 삼양로에서 만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조영철 기자]
청년 상인들과 백반토크
특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남북화해 무드에 쏠리면서 집권여당 후보가 프리미엄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시선을 돌리는 데는 ‘먹고 사는 문제’ 만큼 좋은 게 없다. 안 후보가 선거 슬로건을 ‘현신경영’에서 ‘서울살림’으로 바꾼 것도 이런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서울살림’은 민생경제를 돌보고 서울을 다시 살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5월 14일 오전 강북구 삼양로의 한 커피숍에서 안 후보를 만났다. 강북주민 타운홀 미팅, 수유시장 청년 상인들과 백반토크 같은 민생현장 방문으로 일정이 짜여 있었다. 안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다운사이징 했나?’라는 말이 있는데, 시민들이 ‘안철수 살아있네’라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본인이 서울시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런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인지 수치를 자주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재임 7년 동안 서울 경제가 나빠졌다고 보나요?
“통계로 다 나와 있어요. 일자리 문제를 놓고 보면 서울시의 실업률이 최악입니다. 올해 1.4분기 기준으로 전국 실업률은 4.3%인데, 서울은 5.1%죠. 더 심각한 건 청년, 2030세대입니다. 청년일자리는 박원순 시장 재임 7년 동안 20만개가 줄었어요. 같은 기간에 전국적으론 1.7% 줄었는데 서울은 12.2% 감소했어요. 기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도시가 활력을 갖기 위해선 창업기업이 폐업기업보다 많아야 하는데, 서울에선 소상공인 하나가 창업할 때 두 개가 문을 닫는 셈이었죠. 심각한 문제죠.”
박원순 후보의 정책이 잘못됐다고 보는 건가요.
“다른 지자체 평균보다 못한 건 운영을 잘 못했기 때문 아닌가요? 도대체 어디에 얼마를 쓰기에 그럴까 들여다보니 서울시가 엄청나게 썼더군요. 7년 동안 국가예산은 44% 증가했는데 서울시예산은 55% 올랐어요. 22조원이 32조원이 된 거죠. 그런데 달라진 분야는 없어요. 그건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전시성, 홍보성, 일회성, 선심성으로 집행했기 때문이죠. 가까운 사람이나 가까운 시민단체에 지원하고, 비효율적으로 사용했다는 거죠. 그러니 서울시의 부패지수가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에서 꼴찌를 하는 겁니다. 제가 박원순의 ‘세금낭비 소꿉놀이’를 멈추겠습니다.”
“전시성, 일회성, 선심성”
선거에서 이겨 시정운영을 맡게 되면 그런 분야에 손을 보겠다?“거품을 빼야죠. 저는 현장에서 경제활동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일은 가장 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부해요. 말로만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로는 승산이 높은 편이 아닌데요.
“총선과 지방선거가 다른 게 뭡니까.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은 국가의 큰 방향을 정하는 선거죠. 그러니 후보의 소속정당이 중요합니다. 바람이 불면 정치신인도 당선될 수 있는 거고요. 반면 지방선거는 먹고사는 문제를 푸는 선거죠. 그래서 ‘어느 사람이 단체장이 되면 내 삶을 책임지고 챙길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인물선거로 가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전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당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상당히 부정적인데요.
“제가 야권대표후보인데 뭐 하러 단일화 하겠습니까? 서울시 유권자들 중에 지난 7년의 시정을 비판적 시각으로 보는 분들이 과반을 훨씬 넘는다고 판단합니다. 그분들은 누가 박원순 후보와 대결해 이길 후보인지를 관심을 두고 보고 있어요. 만일 박원순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일대일 대결구도가 되면 100% 박 후보가 당선되겠죠. 하지만 저는 이길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지난해 대선 때 실패한 경험을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겁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박원순 후보는 상황관리에 나서고 있다. 가급적 이슈를 만들지 않기 위해 말을 아끼고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것 같다. 안 후보는 “박원순 후보의 ‘조용한 선거’는 치졸한 행위”라고 말했다.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지 않고 ‘쉬쉬’로 일관한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북미정상회담에 업혀 가겠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이 수십 조 이상 요구할 것”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그는 5월 12일 “북한이 핵개발 이전인 20년 전부터 2조원에 달하는 돈을 요구했다. 지금은 수십조, 그 이상을 요구할 거다. 그 돈을 누가 내느냐. 아마 대한민국 정부에 요구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면서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봅니까.
“일단은 북핵 폐기까지 가는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전 민족의 소망 아닙니까. 다만 정부와 여당이 너무 낙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우려됩니다.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철저하게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비용 문제까지 언급했던 겁니다. 이번 북미회담에서 한미공조를 통해 꼭 관철시킬 일은 세 가지라고 봐요. 첫째 핵동결이 아닌 핵폐기로 가야하고, 둘째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 훼손은 절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하며, 셋째 핵폐기가 진전된 상황에서만 대북제재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거죠. 물론, 한편으론 비용 문제도 미국과 협의해서 미리 철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쉬쉬할 문제가 아니에요.”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노선을 계속 지향하는 것 같군요.
“그렇죠. 주변에서 자꾸 흔들고 왜곡하지만 저는 일관됩니다. 정치를 편하게 하려 했다면 거대 양당 중 어느 한군데 몸을 의탁하고 있으면 돼요. 그럼 얼마나 편합니까. 상대방 공격도 이쪽 진영에서 다 방어해 주고, 힘도 안 들고 상처도 안 날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기득권을 가진 거대 양당이 대한민국 미래의 발목을 잡는다고 판단해 싸우러 들어갔어요. 그러니 양족으로부터 공격을 당했죠.”
“40석 정당 만든 건 3김(金) 이래 처음”
안철수 후보는 “박원순 시장 재임기간 서울의 청년일자리가 20만개 줄었다. 서울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말한다. [조영철 기자]
“저는 초심과 능력에 변함이 없어요. 정치적 경험을 많이 쌓아가고 있죠. 현역 정치인 가운데 저만큼 돌파력을 보여준 사람은 없었다고 자부합니다. 혼자 창당해 40석 가까운 원내 의석을 만들어 낸 건 3김(金) 이래 제가 처음 아닌가요? 다른 사람들은 큰 정당에서 편하게 패거리로 정치하면서 제게 ‘약하고 돌파력 없고’ 하면서 덮어씌우면서 왜곡했지요. 요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지방선거 이후라도 다음 총선과 대선에 대비해 보수(한국당)와 중도(바른미래당)가 합칠 필요는 없을까요?
“저는 진보, 보수, 중도는 시대를 벗어난 분류라고 봅니다. 중요한 건 진보냐 보수냐 보다 ‘개혁’이냐, ‘수구’냐 하는 거죠. 보수적 이념을 갖고 있던 사람도 시대가 달라지면 그에 따라 바뀌는 게 옳은 방향입니다. 시대조류와 국민생각이 바뀌는데 옛날 이념만 고집하는 걸 ‘수구’라고 하지 않나요? ‘수구보수’라는 말을 하는데 제가 볼 땐 진보도 똑 같아요. 여전히 1970~80년대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저는 ‘수구진보’라고 부르죠. 수구진보와 수구보수가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겁니다. 바른미래당이야 말로 유일한 개혁정당이라고 생각해요. 수구정당과는 구분되죠. 우리는 달라진 시대에 맞는 개혁정당으로 가서 나라의 미래를 열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수구진보에 해당하나요?
“하하. 국가적주의적 시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죠.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시대정신은 분권과 국가주의 탈피입니다. 민간과 현장에서의 자율과 창의력입니다. 선진국들은 그 길로 가고 있어요. 반면, 박근혜·문재인 정부는 국가주의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같아요.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사람만 다를 뿐이죠.”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은 어떻게 평가합니까?
“적폐를 청산한다면서 본인들이 새 적폐를 쌓고 있어요. 국정원 적폐가 나쁘다고 하면서 자기들이 공작한 댓글은 괜찮다는 생각, 편중인사를 비판하면서 코드인사를 하는 행위, 언론장악을 비판해 놓고 그대로 따라하는 일들…. 정권을 잡고 나서 자기들은 선한 사람이니 괜찮다고 하면서 스스로 적폐를 쌓고 있는 것이죠.”
국정원이든 드루킹이든 ‘댓글의 최대 피해자는 안철수’라는 말이 있더군요.
“국정원 댓글도 저에 대한 왜곡이 문재인 현 대통령보다 많았고 드루킹 댓글도 마찬가지였죠.”
그는 “중도이기 때문에 국정원 댓글과 드루킹 댓글의 공격을 모두 받는 사람이 됐다. 지속적으로 엄청난 이미지 훼손 작업이 이뤄졌다”고 했다. 드루킹이 이끄는 경제공진화모임 회원들의 댓글 공격 중 안철수 후보에게 큰 상처를 준 건 작년 대선 때의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논란이었다.
“적폐 청산한다면서 새 적폐 쌓아”
대선후보 TV토론 때 문재인 후보에게 ‘내가 MB 아바타냐’고 물은 건 무엇 때문이었습니까.“호남의 지역위원장들이 ‘그런 말이 돌아다니니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해 한 겁니다. 당시 MB가 나를 밀고 있다는 식이었는데…. 하하하(웃음). 참 어이가 없었어요. 아마 MB 정부 때 대통령 자문위원이어서 공격한 것 같은데, 저는 김대중 대통령 자문위원도 했어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는 국민대표 중 한 사람으로 같이 걸어갔던 사람이고요.”
드루킹 사건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김경수 의원까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무엇이죠?
“바른미래당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함께 성명을 낸 적이 있어요. 드루킹을 주범으로 한 불법 대선 여론조작 사건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고 촛불혁명정신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죠.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민주적 범죄행위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김경수라는 문재인 정부의 일등 개국공신이 드루킹 게이트에 깊숙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겠죠.”
“도둑이 제 발 저려”
손학규 전 국민의상 상임고문은 5월 3일 안철수 후보 선거대책위 위원장을 맡아 활동을 시작했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여당은 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 ‘대선불복 특검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죠. 아무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죠. 국민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진실을 알고 싶은 겁니다.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뿐이고요. 수사 결과에 따라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금 분위기라면 추격하는 후보 쪽이 불리해 역전 기회를 만들기 쉽지 않을 텐데요.
“많은 국민이 남북 대화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건 사실이지만 지방선거는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이런 예를 들어볼까요. 미국에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1991년 걸프전을 일으켜서 대승을 거둡니다. 그 때 지지율이 90%까지 올라갔죠. 전쟁에서 승리하고 지지율이 고공행진 하니 다들 다음 대선 승리가 확실하다고 봤죠. 그런데 아칸소 작은 주의 젊은 주지사 빌 클린턴이 나와서 한마디 하자 부시가 패배했어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부시는 외교군사에서 이겼지만 경기가 바닥을 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을 해결하지 못했죠.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경제가 상당히 안 좋아요. 명목상 성장율이 3.1%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반도체 호황 때문이죠. 그 하나만 있는 ‘반딧불 경제’입니다. 지표상의 다른 신호들도 암울하고요. 평화를 기대하지만 다른 쪽으론 먹고사는 문제를 누가 해결할 것인지 시민들이 판단할 것으로 믿어요.”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트레이드마크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정책 실패”라고 단언했다. “소득도 없고 성장도 없는 결과가 나왔다.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면 소득이 느는 게 당연합니다. 소득을 높이면, 무조건 돈을 주면, 경제가 성장한다? 그건 말 앞에다 수레 매어놓는 격이죠. 말이 앞에 있어야 수레를 끕니다. 수레가 앞에 있으면 못 끌죠. 소득은 어디서 나와서 줍니까? 세금으로 하는 것이니, 세금주도성장이죠. 실제로 성장이 될 수 없는 정책입니다.”
“소득주도성장 아닌 세금주도성장”
최저임금제 인상에도 신중한 입장이겠군요.“최저임금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은 없죠. 문제는 선한 의도가 아니라는 겁니다. 정책은 시기와 속도죠.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다 보니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의 소득이 늘기는커녕 일자리가 줄어 오히려 더 고통을 받고 있어요.”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대효과죠.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감, 그것이 비교의 기준이 되다보니 현 정부가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비교대상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요. 아울러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도 있겠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 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 판단 기준이 될 겁니다.”
한국당이든 바른미래당이든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해 여권이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민주당의 지지율은 부실한 야당 탓이라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수구보수는 오로지 색깔론에 매달려 콘크리트 지지층 단속에만 열을 올리죠. 확장성이 없는 겁니다. 거대양당을 제외한 소수정당들은 우리 사회에서 대안정당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전하고 있고요. 현재의 여론조사 무응답층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저에게 몰릴 걸로 믿습니다. 죽음의 계곡을 건너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를 계기로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행정의 달인과 행정의 문외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유승민 공동대표와의 갈등설이 나왔습니다.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이 충돌한다는 것이죠.“일부 언론이 두 계파 간 다툼이라는 경마식 보도를 했죠. 그러나 다른 정당의 행태에 비하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봅니다. 당의 후보가 되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갈등은 당연한 거죠. 그게 민주적인 정당의 정상적인 모습이기도 하고요.”
일부는 안 후보에 대해 ‘행정경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만.
“행정의 달인은 고건 전 시장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박원순 시장은 행정의 문외한을 넘어 전문적 행정경험을 일부러 멀리한 분이죠. 현 정부여당과 서울시는 공무원을 개혁세력 아닌 개혁대상으로 바라봅니다. 국무회의(정부)나 실국장단(서울)을 무시하고 비서실 중심으로 국정과 시정을 펼치죠. 현 정부 초대내각에서 정통공무원 출신은 경제부총리 단 한명입니다. 나머지는 캠프와 시민단체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고요. 서울시도 시민단체 출신들이 최고위직에 포진해 있습니다. 권한은 ‘6층 사람들’이 갖고 책임은 공무원 탓으로 돌리는 행태를 보이죠. 그에 비하면 저는 공무원과 함께 시정을 이끌 계획이에요. 책임과 권한을 일치시키고자 합니다.”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기업을 창업해 경영해본 경험, 정당을 창당하고 합당한 경험이 저의 대표적인 강점이 아닐까 싶네요. 행정은 공익을 위한 활동이고, 경영은 사익을 위한 활동이지만, 현대행정은 공공의 이익 증대를 위해 경영의 효율성과 정치의 통합능력을 아우르죠. 또한 도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인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저는 과학기술의 큰 흐름을 읽고 이를 행정에 적용시켜 시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엔 부모가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 13분에 불과하지만, 스마트 시티를 만들면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요.”
“이번엔 박원순이 양보할 차례”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선거에 나서자 2011년 서울시장 보선 때 박원순 후보와 이뤘던 ‘아름다운 단일화’가 다시 화제가 됐다. “이번엔 박원순 후보가 양보할 차례”라는 말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안철수의 멘토’로 불린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안철수가 서울시장 후보를 박원순에게 양보하기 며칠 전 이미 스스로 서울시장 출마를 접었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미국에 유학인 딸이 출마를 워낙 강하게 반대해 출마가 어려웠다는 것이다.이 질문을 하자 안 후보는 허허 웃으며 경위를 상세히 설명했다. 윤 전 장관이 오버하기에 자제시키려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양보하겠다는 결심은 박원순 변호사와 만나 면담하면서 했어요. 윤 전 장관이 그리 말한 이유는 짐작이 갑니다. 저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처음 보도되자 윤 전 장관이 저와 아무 상의 없이 언론에 나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인터뷰를 하더군요. 제가 당선될 것이고, 정당을 만들 것이고,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고, 그렇게 미래에 대한 본인 나름의 계획을 자꾸 이야기하더군요. 저는 마음의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인데 너무 기정사실화하기에 저러다 내가 출마하지 않기로 하면 본인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좀 자제해 달라는 취지로 (가족이 반대한다고) 말씀드린 것인데, 그게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본인은 지금도 그렇게 믿는 것 같군요. 당시 윤 전 장관과 그다지 소통도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