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호

실속 재테크

급전 S.O.S ‘대출의 기술’

내 신용으로 가장 싼 대출은?

  • | 배현정 한경 MONEY 기자 hjbae02@naver.com

    입력2018-06-04 09:34:2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신용등급별 대출 이자 차 너무 커

    • 평균 금리의 함정에 속지 말아야.

    • 마이너스 통장보단 일반 신용대출을

    • ‘카드 대출’은 신용등급 하락 주의해야

    [shutterstock]

    [shutterstock]

    회사원 박모(40) 씨는 다음 달 카드 결제일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하다. 지난달 챙겨야 할 경조사가 유독 많았던 데다, 부친의 갑작스러운 수술로 예상치 못한 병원비 부담이 더해졌다. 어림잡아 최소 150만 원을 추가로 메워야 한다. 이자가 저렴하다고 소문난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을 이용할지, 아예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을 개설할지 고민 중이다. 잠깐 카드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로 돌려 막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과연 어떤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까.

    신용 모범생이라면 단기 급전도 ‘은행’ 노크

    대출을 선택할 때 우선 고려 사항은 ‘금리’다. 금리 경쟁력 면에서는 단연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과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이 앞선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11일 기준 17개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79%에서 최고 연 7.23%였다. 마이너스대출 평균 금리는 최저 연 3.93%에서 최고 연 6.07%. 신용등급이 우수하다면 최저 연 3% 후반대에서 빌릴 수 있는 셈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연 3.79%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은행은 전북은행으로 연 7.23%였다. 다만 주의할 사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가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신용등급 1~4등급 이내인 경우만 대출이 중점적으로 이뤄졌기에 평균 금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케이뱅크는 중간 신용등급 대출자에게도 문호를 활짝 열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여신 가운데 4등급(자체 등급 기준) 이하 고객이 건수로 60%를 차지했다.
     
    5월 14일 기준으로 금리 경쟁력이 가장 높은 은행은 신용등급별로 제각각이다. 일반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등급 1~2등급 구간에서 대출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BNK경남은행(3.24%)이고, 우리은행(3.27), KB국민은행(3.4%) 순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3.64%, 케이뱅크는 3.96%였다. 3~4등급에서는 BNK부산은행(3.47%)의 금리가 가장 유리했다. 마이너스대출의 경우 신용등급 1~2등급 구간에서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BNK경남은행(3.49%)이고, 3~4등급에서는 신한은행(3.6%)이었다. 이와 같이 신용등급에 따라 최저금리 은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손품 발품을 팔아 여러 곳의 상품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대출 편의성 면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다. 시중은행의 경우 대부분 일정한 시간에 지점을 찾아 재직증명서와 소득증명원 등을 첨부해 대출심사를 거쳐야 한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4시간 비대면 대출이 즉시 이뤄진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대출은 기본적으로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 통상 마이너스대출이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연 0.2~0.5%포인트 높은 편이다. 마이너스대출은 대개 만기 1년에 한도 1000만 원, 2000만 원 식으로 통장을 만들어놓고, 실제 사용한 만큼만 이자를 갚는 상품이다. 흔히 비상금 용도로 마이너스대출을 받아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금리보다 무서운 빚이 ‘줄지 않는 빚’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마이너스대출로 돈이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 쓰게 되면 어느 새 한도를 꽉 채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면 일반 신용대출의 경우 보통 만기 3~5년에 걸쳐 매월 원리금을 분할상환하거나 만기 시 일시 상환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마이너스통장은 속성상 빠르게 한도를 소진하기 쉽다”며 “신용 분할상환 대출은 몇 년에 걸쳐 상환 부담을 잘게 나눠주기 때문에 원금 청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무심코 쓰는 카드 대출, 신용 갉아먹는다

    카드 대출은 그간 급전의 대명사였다. 카드 고객의 한도만 남아있으면 언제든 손쉽게 꺼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애용됐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을 넘기 힘든 고객에게도 비교적 대출 승인이 까다롭지 않게 이뤄진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편의성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카드사의 장·단기 대출은 사용 전 심사숙고해야 할 상품이다. 우선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대출금리는 평균 연 15% 내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으로 8개 전업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대출금리는 최저 5.9%, 최고 24.0%로 집계됐다. 카드론 금리도 유사하다. 최저 연 4.9%에서 최고 23.9%의 고금리를 적용받는다. 실제 제2금융권인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이용하는 경우, 연 10% 이하의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카드 대출을 쓰기 시작하면 신용등급에도 ‘빨간 불’이 들어온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신용카드로 물품을 산 금액에 대해서는 연체하지 않는다면, 할부로 거래하더라도 신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사용하면 고금리 이자는 이자대로 내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높아진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를 습관적으로 이용하면 조기 상환을 하더라도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대출을 받을 때 미래를 낙관만 하고 부정적인 측면은 애써 외면하려 한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야 한다. “잠깐 쓰고 갚겠다”고 장담하기 전에, 되도록 대출을 피할 방안을 다각도로 찾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금융사회적기업인 ‘희망만드는사람들’의 서경준 본부장은 “대출 금리의 높고 낮음을 따지다 보면 자칫 사고의 함정에 갇힐 수 있다”며 “가계부에 ‘비상등’이 켜지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적자가 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근원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등 장기 계획적인 대출이 아니라, 매월 생활비 부족 등을 대출로 메우려는 경우 더욱 그러하다. 앞서 사례처럼, 당장 카드 결제가 걱정이라면 가능한 한 할부로 병원비를 결제해 상환 부담을 줄여 갚아가는 것도 한 방안이다.

    대출 잘 받기보다 ‘출구 전략’이 중요

    유동자산, 예비자금의 확보도 중요하다. 대출 상환 중이라도 매월 조금씩이라도 떼어 비상 여유자금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돈이 없어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에게 ‘비상자금’을 만들라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비상자금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가족 중 누군가 아프거나 실직 등 위험이 닥치면 가계는 더욱 큰 풍랑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대출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윤기림 리치빌재무컨설팅 대표는 “돌발적인 지출에 대비해 평소 생활비의 2~3개월분은 비상자금으로 별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만일 여기저기 빚이 분산돼 있다면, 빚 상환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금리가 높은 순서부터 갚아나가야 한다. 연 3%대의 담보대출과 연 15%의 카드대출이 있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카드 대출부터 상환해야 한다. 

    대출 갈아타기도 한 방법이다. 최근 한국신용정보원이 펴낸 ‘신용대출 대환 현황 및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신용대출 대환 이후 금리가 낮아진 비중은 65%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의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인 ‘금융상품 한 눈에’(finlife.fss.or.kr)를 통해 금융권의 대출 금리를 비교해볼 수 있다. 저신용자들은 고금리 신용대출을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바꿔드림론’ 등을 적극 활용해 과도한 채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출의 성격도 고려해야 한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마이너스 대출 등 소비성 대출을 먼저 갚고, 주택구입 대출이나 학자금 대출 등은 보다 긴 안목으로 대출 상환 계획을 짜서 갚아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출이자 줄이는 꿀팁

    금리인하 요구권: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가 있을 경우 고객이 은행에 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우수고객(VIP) 선정이나 신용등급 향상, 연봉 인상 등 신용등급 개선 요인이 있을 경우 해당 은행에 관련 서류를 제출해 금리를 깎는 게 좋다. 은행 및 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보험사 등 대출을 취급하는 기관에 요구할 수 있다. 2016년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 건수는 은행 약 11만 건, 제2금융권 6만3000건 수준이었다. 신용·담보대출, 개인·기업대출 등에 모두 적용된다.

    원금 상환방식 : 대출을 받을 때는 금리 비교와 더불어 원금 상환방식도 고려해야 한다. 이자 총액의 절감 측면에서는 원금균등방식(매월 갚아나가야 할 원금이 일정한 방식)이 가장 유리하고, 다음이 원리금균등방식(매월 갚아나가야 할 원금과 이자의 합이 같은 방식)이다. 만기 일시상환방식은 결국 갚아야 할 이자가 가장 많을뿐더러 원금이 줄어들지 않기에 가장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2000만 원을 연 5%의 금리로 만기 3년 조건으로 대출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원금 균등분할방식일 경우 총 이자는 154만1666원으로 가장 낮고, 원리금 균등분할방식일 경우 총 이자는 157만9000원이다. 반면 만기 일시상환은 299만988원으로 분할방식에 비해 2배 가까운 이자를 물어야 한다.

    신용등급 관리 :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신용등급은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잣대가 된다. 같은 은행에서 같은 상품을 이용해도 금리 차이가 상당하게 벌어질 수 있다. 예컨대 일반 신용대출의 경우 KB국민은행에서 1~2등급은 연 4.69%의 금리를 적용받지만, 5~6등급은 6.35%로 올라간다. NH농협은행의 경우 1~2등급은 연 3.84%, 5~6등급은 연 6.15%의 금리가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1금융권인 은행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일 경우 대출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 연체는 신용등급에 치명적이다. 연체가 발생한 경우 신속하게 상환해야 하고, 다수의 연체 건이 발생한 경우 오래된 대출을 먼저 상환하는 것이 신용등급에 유리하다.

    자료 : 금융감독원 ‘금리 인상기, 금리 부담 완화 등을 위한 금융정보’ 등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