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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분 후 금값 등락 맞추면 2배 준다”…신종 금테크 주의보

금감원 “불법 도박 판결 FX렌트 투자와 유사, 소비자 주의해야”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단독] “1분 후 금값 등락 맞추면 2배 준다”…신종 금테크 주의보

  • ●1분 만에 원금의 188% 수익 낸다며 홍보
    ●포인트 지급 빌미로 고객들에게 입금 유도
    ●유사 사업 경영자는 징역 5년‧추징금 336억 원 선고
    ●지점마다 ‘전문 트레이더’ 고용했다 홍보하지만 실체는 없어
    ●법조계 “실거래 유무 관계없이 위법 소지 커”
골드라임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일 실현 금액. [골드라임 홈페이지 캡처]

골드라임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일 실현 금액. [골드라임 홈페이지 캡처]

“금 재테크의 시대가 열렸다. 100% 합법. 1분 만에 188% 수익”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에서 ‘금테크’를 검색하면 볼 수 있는 광고 문구다. 골드라임으로 대표되는 이들 업체는 1분, 2분, 5분 중 한 시점 사이의 금 시세 등락(±0.15 미 달러 도달)을 맞추면 수수료를 제하고 최대 원금의 1.88배를 돌려준다고 홍보한다. 등락 예측이 틀리면 베팅금은 회수되지 않는다. 1만원을 투자해 1분 사이 금값이 현시점보다 오르는 쪽으로 베팅했는데, 실제 금값이 상승할 경우 18800원을 되돌려 받는 구조다. 

국내 금거래는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 은행 △장외 소매(금은방 등)에서 이뤄진다. 한국거래소와 은행 이외의 곳에서도 금 거래가 가능하나 거래 자료를 남기지 않으면 탈세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불법 거래에 해당한다. 골드라임 측은 홈페이지에 “공동투자 및 MOU금융투자상품 XAU/USD 포지션에서 실시간 발생되는 ±0.15USD 실현 시(손익배분율 12%) 차익지급종료, 실격 시 차손소멸종료되는 약정”으로 사업 방식을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금 거래 및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가 홍보물을 보고 연락한 골드라임의 전직 지점장은 “실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루 수익 15억 넘긴다며 홍보

골드라임은 1·2·5분 중 하나의 시간을 선택해 금 시세 등락에 대해 베팅하도록 한다. [골드라임 홈페이지 캡처]

골드라임은 1·2·5분 중 하나의 시간을 선택해 금 시세 등락에 대해 베팅하도록 한다. [골드라임 홈페이지 캡처]

골드라임은 환율 등락에 베팅하는 기존 FX(외환)렌트 사업방식이 법원에서 불법 판결을 받으면서 대체재로 부상했다. FX렌트 업체에서 지사장을 맡고 있는 A(29)씨는 “법원 판결로 인한 제재 문제 등도 있어 기존 FX렌트 업체에 종사하던 지점장 등이 골드라임 쪽으로 꽤 넘어갔다”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FX렌트 사업은 초단기로 환율등락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분, 2분, 5분 사이 환율의 등락에 베팅하고 이것이 맞을 경우 투자금의 1.88배를 돌려받는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원금 및 이윤 회수를 ‘실현’으로, 원금 손실을 ‘실격’으로 표현한다. 



골드라임의 경우 회원가입 후 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한 번에 최소 5000원에서부터 최대 500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 해당 업체는 미국 최대 외환중개회사인 FXCM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금 현물 가격(XAU/USD)를 통해 투자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골드라임 홈페이지에서는 매일 전날의 실현 금액을 공고한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6월 1일의 ‘실현’ 금액은 33억 898만 8000원이다. 실현 금액이 투자금의 1.88배임을 감안하면 투자로 15억 4888만 8000원의 이익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베팅 실패로 인한 손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대다수 골드라임 지점은 신규가입자에게 “투자지원금 명목으로 5만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홍보한다. 투자지원금은 현금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지점장들은 투자지원금을 입금 유도의 미끼로 사용했다. 골드라임 B지점은 SNS에서 “회원가입 시 2만 원을 지급하고 첫 충전(입금) 시 10만 원을 지급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해당 지점 지점장 C씨는 가입을 문의한 기자에게 “20만 원가량 입금하면 추가로 5만 원을 더 지급해주겠다”고 말했다. C씨는 기자가 돈을 입금하지 않자 끝내 투자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고등어 시세 등락 맞추는 사업도 가능”

1회 최소 5000원부터 최대 500만 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 [골드라임 홈페이지 캡처]

1회 최소 5000원부터 최대 500만 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 [골드라임 홈페이지 캡처]

골드라임의 게임 방식에 있어 환율 등락에 베팅하는 기존 FX렌트 사업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 골드라임과 FX렌트 공히 1분, 2분, 5분 중 하나를 택한 뒤 매개물의 등락을 맞추면 1.88배의 수입을 얻고 그렇지 못하면 투자금을 잃는다. FX렌트 사업의 경우 해당 매개물이 환율이고 골드라임의 경우 금 시세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FX렌트 업체 지사장 A씨는 “골드라임과 FX렌트의 게임 방식은 동일하다. 고등어 시세 등락을 맞추는 식으로 다른 사업체를 만들 수도 있다. 매개물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법원에서는 이 방식이 투자가 아닌 도박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1분 같이 초단기간 사이에 환율등락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도박개장죄로 기소된 FX렌트 사업체 회장 조모(61) 씨는 4월 24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336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관련 사업의 불법성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FX렌트 거래 참가자들이 노력해 영국과 호주의 경제 상황, 각종 경제지표와 외환거래 사정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 FX마진거래의 방향을 충분히 맞힐 수 있다. 그러므로 FX렌트 결과가 우연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영국과 호주의 경제 상황을 알더라도 FX마진거래처럼 순간적인 변화를 정확히 맞히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관계자는 “법원에서는 실력이 아닌 우연에 의한 승패 결정 여부로 도박인지 아닌지를 판결했다. 1분 사이 금시세의 등락 여부를 전문가가 예측할 수 없다고 여겨질 경우 문제가 된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개별 업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각 업체의 사업 방식이 도박에 해당하는지 확정지어 말할 수 없다. 다만 (초단기 금 시세 변동에 투자하는 방식의 경우) 법원에서 도박으로 판결을 받은 FX렌트 업체와 사업 방식이 유사한 만큼 도박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분 사이 금값 등락 맞춘다는 정체불명 전문가들

이에 반해 골드라임 종사자들은 “1분 사이 금값을 등락을 실제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위 ‘리딩’이라고 불리는 방식을 통해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딩은 지점에서 추천하는 이의 견해를 참고해 금 시세의 등락에 베팅하는 것을 일컫는다. 각 지점에서는 돈을 투자하는 이들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초대해 시세 변동에 대한 견해를 제공한다. 골드라임을 비롯한 유사 업계 관계자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지점은 1분 사이 금시세를 예측할 수 있는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골드라임 종사자들은 이들 ‘전문가’가 누구인지 고객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그저 “수익을 안겨줄 테니 믿어라”고만 이야기했다. 기자가 해당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지 묻자 골드라임 지점을 운영하는 D씨는 “금 시세 변동 차트를 직접 보는 실무자들이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고 말했다. D씨 이외에도 기자가 문의한 모든 지점장들이 자신의 지점에서는 “전문 트레이더를 고용해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점장들은 해당 전문가가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떤 실무를 맡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FX렌트 업체 지사장 A씨는 “리딩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지점장들이다. 사람들이 돈을 투자하면 지점장들이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점장들이 전문가로 위장해 리딩을 한다”고 설명했다. A씨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투자자가 수익을 낼 경우 투자금의 12%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A씨는 “업계에서 보통 이 몫을 지점(5%)과 지사(1%) 본사(6%) 등의 비율로 배분한다”고 설명했다.

“문제 있지만 걱정 마세요”

골드라임 지점장들 역시 자신들이 하는 금 시세 등락 예측 투자 방식이 4월 불법 판정을 FX렌트와 유사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기자가 “법원에서 불법 판결을 받은 기존 FX렌트 사업과 방식이 너무 유사하지 않느냐”고 묻자 골드라임 지점장 D씨는 “기존 FX렌트 사업과 게임 방식이 비슷한 점이 문제 소지가 되기는 한다. 다만 FX렌트 사업도 불법으로 판결 받으면서 피해를 입은 사람은 회원이 아닌 지점장이나 지사장들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추후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본사에서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내려오지 않는다. 문제가 불거지면 바로 전달해주겠다”고 말했다. 

기자가 SNS에서 골드라임 지점 광고문을 보고 연락을 했더니 “실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하며 영업을 그만둔 지점장도 있었다. 전직 지점장 B씨는 “거래량이라는 게 있다. (금 거래) 수량이 한정적이다. 100개를 사려 했는데 그 시간대에 그 가격대로 금이 100개가 수량이 없으면 못 산다. 그렇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거래가 안 이뤄지면서 불법적인 요소가 추가가 됐다”며 사업을 접은 이유를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이뤄지는 합법적 ‘FX마진거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통화를 동시에 각각 매입 및 매도하면서 생긴 통화 간의 환차익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문제는 자신들을 합법적 FX마진거래 업체라고 소개한 이들 FX렌트 업체 중 많은 수가 각각의 통화들에 대한 동시 매입·매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승재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고객들이 돈을 지불한 만큼 실거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FX 렌트 업계에서는 실거래가 이뤄진 곳이 거의 없는데 이는 위법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금을 통한 변종 FX마진거래 역시 위법의 우려가 크다고 본다. 특히 실거래가 이뤄지는지에 관계없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곽준호 법률사무소 청 대표변호사의 말이다. 

“FX렌트 업체에 대한 기존 판례에서는 고객들에게 돈을 받고 실거래를 하지 않거나 금액의 일부만 실거래에 투입하는 경우는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냈다. 하지만 투자금으로 실거래를 하더라도 환율 등락에 베팅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도박개장죄로 처벌받았다. 판례의 취지를 고려할 때 금 시세 등락에 베팅해 돈을 버는 방식 역시 환율 등락에 베팅하는 방식과 사실상 같기 때문에 합법이라 보기 어렵다.” 

현재 골드라임 이외에도 금 시세 등락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업체가 추가로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해당 사업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골드라임 측이 5월 2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사설 도박 사이트 혹은 업체들이 골드라임 본사 혹은 지점을 사칭하여 회원을 유입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곽 변호사는 “이들 FX렌트 업체들은 대부분 불법임에도 수수료를 벌기 위해 수익률과 안정성을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 제도권 내의 금융 회사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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