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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공기업 1순위 한국전력 이끄는 정승일 사장은 누구?

[Who’s who] 6년 전 산업통상자원부 재직시절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반발해 사표 던졌던 인물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부실 공기업 1순위 한국전력 이끄는 정승일 사장은 누구?

  • ● 6조 원 재무개선 목표로 대책 마련 나서
    ● 산업통상자원부의 3대 수재로 꼽혀
    ● 4년 전 한국가스공사 사장 당시 비상경영 총괄
정승일 제21대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 사장. [한국전력 제공]

정승일 제21대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 사장.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지난 1분기 7조8000억 원에 이르는 역대급 적자를 낸데 이어 국제 신용등급도 떨어져 충격을 안겼다. 지난 5월 26일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전의 자체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S&P의 투자적격 등급은 ‘AAA’부터 ‘BBB-’까지이며, ‘BB+’부터 ‘D’까지는 투기등급으로 분류한다.

한전은 이미 지난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5조8000억 원의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해 위기론이 제기됐다. 지난 2월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까지 급등한 탓에 1분기에만 7조80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그동안 정부는 가계부담 증가를 이유로 전기요금을 동결해 왔다. 한전은 분기별로 연료비 조정단가를 정하는데 올해도 정부 방침에 따라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도 0원으로 동결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한전의 적자 규모는 최대 3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전은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5월 18일 한전 정승일 사장과 전력그룹사 사장단은 한전 아트센터에서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긴급 개최하고 약 6조 원 이상의 재무개선을 목표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출자지분 매각 8000억 원, 부동산 매각 7000억 원, 해외사업구조조정 1조9000억 원, 긴축재정 2조6000억 원 등이다.

정승일 한국전력 대표이사 사장이 5월 18일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 아트센터에서 열린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승일 한국전력 대표이사 사장이 5월 18일 서울 서초구 한국전력 아트센터에서 열린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이날 회의에서 정승일 사장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그간 해결하지 못했던 구조적‧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력그룹사의 역량을 총 결집하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한전의 위기 타계를 총괄하는 정승일 사장은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시절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직접 수립한 에너지 정책 전문가다.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과거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덕에 한전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1965년생인 정승일 사장은 30여 년간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 서울대 경영학과 및 경영대학원을 나와 1989년 제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산업자원부 방사성폐기물과 과장,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정책관, 무역투자실 실장 등을 거쳤다. 2016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 실장을 끝으로 사표를 내고 공직에서 물러났다가 2018년 1월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며 복귀했다. 8개월 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 임명됐고, 2021년 6월 제21대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정승일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내에서 업무 추진 능력이 출중한 인물로 평가 받았다. 덕분에 동기 기수에 비해 승진이 빨랐다.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의 3대 수재로 꼽히기도 했다.

정 사장은 2016년 11월 산업자원부 에너지자원실 실장 재직 당시 돌연 사표를 제출해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당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승일 사장을 무역투자실 실장으로 발령한지 6개월 만에 에너지자원실 실장으로 보냈다. 인사 시점은 2016년 여름 주택용 전기요금이 급등해 국민적 반발이 일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을 앞두고 있던 때였다. 에너지자원실 실장이던 정 사장은 누진구간을 축소해 전기요금을 실질적으로 인하하는 문제를 비롯해 에너지자원 분야 관련 업무에 있어 주 장관과 의견 차이를 빚어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오랜 기간 몸담았던 산업통상자원부를 나온 뒤 재기를 노리던 중 2017년 한국가스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했고, 이듬해 1월 취임했다. 당시 한국가스공사 역시 부실경영 논란이 있었는데 정 사장은 취임 직후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경영시스템 및 조직문화 혁신을 단행하는데 앞장섰다.

현재 정 사장은 한국가스공사 사장이던 4년 전과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한전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정 사장 주도하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뒤 6조 원 이상의 재무개선이 가시화되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그러나 2분기 전기요금도 동결돼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한전의 자본잠식 구조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신동아 202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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