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호

초정밀 맞춤의료·융복합 연구 중심 ‘미래 의료기관’ 모델 정립

국내 최초 최다 ‘트리플 연구중심병원’ 보유한 고려대의료원

  • reporterImage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입력2025-12-23 13: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안암·구로·안산병원, 3개 연구중심병원 보유한 최초의 단일 기관

    • 첨단 연구 ‘메디사이언스파크’·백신 주권 상징 될 ‘백신혁신센터’

    • 2028년 100주년 맞아 남다른 사회적 품격 갖춘 기관으로 도약

    고려대의료원은 연구중심병원 제도가 도입된 2013년, 고려대안암병원·구로병원이 지정되면서 국내 유일 복수 연구중심병원 보유 기관이라는 타이틀을 누려왔다. 2025년 3월부터는 보건복지부 인증 연구중심병원에 고려대안산병원까지 합류하면서 의료계 최초이자 최다인 3개의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한 단일 기관의 위상을 갖게 됐다. 고려대의료원의 쾌거는 10여 년간 첨단 의학 테스트베드이자 임상 연구 전진기지로서 치열하게 노력한 결과물이다.

    2025년 6월 16일 개관한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 전경. 고려대의료원

    2025년 6월 16일 개관한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 전경. 고려대의료원

    고려대안암병원은 ‘의생명공학 ‘정밀의학’ ‘스마트 헬스케어’ ‘의료 데이터’를 4대 중점 연구 분야로 선정해 산하 11개의 R&D 센터를 운영하며 전주기 연구 수행 체계를 가동해 왔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중점연구플랫폼을 포함한 개방형 실험실,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사업 운영으로 산·학·연과 개방형 융합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고려대안산병원도 연구 공간을 새롭게 증축해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시설을 대폭 확대해 현재 30개 이상의 첨단 공동연구 장비(Core Lab)를 운영 중이며, 기업부설연구소 승인도 획득해 연구 성과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첨단 연구 허브 ‘메디사이언스파크’·백신 연구 첨병 ‘백신혁신센터’

    2021년 탄생한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도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첨단 연구 허브로서 혁신 신약 제조기업인 셀랩메드 GMP 제조시설이 입주해 있을 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운영해 병원의 임상 데이터와 건강보험 빅데이터의 결합을 통한 융복합연구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메디사이언스파크에 ‘의료기술지주 공유오피스’를 마련해 유망한 의료기술 창업 기업을 불러 모으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이 수행하는 모든 국책 및 임상 연구과제 뒤에는 산학협력, 연구전략, 기술사업화, 임상연구지원 등으로 체계화된 전담 조직이 뒤를 받치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시스템 구축의 성과는 확실하다. 3년간 고려대의료원이 수주한 외부 연구과제 규모는 5000억 원을 넘으며, 같은 기간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는 1200건에 육박한다. 계약이 성사된 정액기술료도 무려 627억 원에 달한다.

    고려대의료원의 연구는 앞으로 더욱 차별화될 전망이다. 백신 개발에서 써달라며 100억 원을 기부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 회장의 이름을 딴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2025년 6월 오픈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국내 첫 민간 주도 전 주기 백신 개발 플랫폼인 백신혁신센터가 있다. 이곳은 시설부터 첨단을 자랑한다. 위험한 신종 병원체를 안전하게 다루며 백신을 연구할 수 있는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BL3·Biosafety Level 3/ ABL3·Animal Biosafety Level 3) 시설이 들어섰으며, 연구자들이 다양한 유형의 신종 병원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중앙실험실이 있다. 또한 IVIS 광학영상시스템, 이미징 기반 초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고가의 첨단 장비 마련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임상시험 검체 분석에 대한 정부의 공식 인증을 의미하는 임상시험검체분석 관리기준(GCLP) 시설도 구축된다. 

    백신혁신센터는 이미 미국 모더나와 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을 개발 중이며 최근 긍정적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바이러스 X’ 중 하나로 지목된 한타바이러스 연구에는 이를 최초 발견한 이호왕 박사의 학문적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고려대의과대학 연구진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고려대 백신혁신센터는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백신혁신센터 연구진 모습. 고려대의료원

    고려대 백신혁신센터는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백신혁신센터 연구진 모습. 고려대의료원

    중증 난치성질환 중심 ‘대전환’으로 상급종합병원 새 모델 정립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은 보건복지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중증 희귀 난치성질환의 ‘치료 종결 기관’ 역할에 집중해 대한민국 상생형 의료전달체계 구축에 기여하고, 한 차원 높은 상급종합병원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이미 십수년간 고려대의료원은 환자 맞춤형 초개인화, 초정밀의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의료정보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고, 아시아 최초 암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주도해 암환자 1만546명, 암 유전체 1만158건의 정보를 수립해 신약 개발 및 맞춤치료의 기반을 다져왔다. △데이터 안심 활용센터 △개인정보 라이프사이클 관리 △모바일 EMR 시스템 등 스마트 의료 환경을 고도화해 난치성질환 정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최신 로봇수술 기기 ‘다빈치 5(da Vinci 5)’를 고려대안암병원에 도입했다. 혁신적 수술법을 개발해 온 ‘수술명가’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고려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의 로봇수술법은 인튜이티브사로부터 직장암 로봇수술 표준화 작업의 기준으로 결정됐으며, 고려대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의 단일공 흉부 로봇수술법도 전 세계 표준수술법으로 인정받고 있을 정도다. 고려대안산병원도 2024년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로부터 새로운 갑상샘암 수술법인 ‘단일공 GOSTA 로봇수술’ 에피센터로 지정받기도 했다. 현재 총 4대의 로봇수술 기기를 운영 중인 고려대안암병원은 로봇수술 1만례를 돌파했으며, 고려대구로병원도 고난도 단일공 로봇수술 2000례를 넘어섰다.  

    2028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고려대의료원은 국민과 함께한 의료기관으로서 단순한 도약을 넘어 남다른 사회적 품격을 갖춘 기관의 면모를 꿈꾸고 있다. 우선 세계적 수준의 교육수련 체계부터 마련한다. 고려대의료원은 2025년 3월 미국 전공의·전임의 교육 프로그램 구축 및 수련병원 인증기관인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로부터 아시아 세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ACGME 국제 허브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ACGME는 미국 전공의 및 전임의 교육을 평가·인증하는 독립 기관으로, 공중보건과 수련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세계적으로 높은 공신력을 갖고 있다. 특히 전공의와 전임의 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역량 기반 의료 교육(CBME·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을 적용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의료계에서 이상적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는 기관으로 꼽힌다.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3년째 발간해 관련 지표를 웹 공시하고 있으며, 산하 캠퍼스 및 병원의 에너지 사용 및 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신재생에너지(태양광·지열) 비율을 높이는 ‘탄소 배출 감축 시나리오’를 시행하고 있다. 해외 저개발국가 환자들을 위한 ‘글로벌 호의 생명사랑 프로젝트/펠로우십’도 활발하다. 경제적 어려움과 의료서비스 접근 제약으로 질병에 시달리는 세계 곳곳의 환자들을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로 2028년까지 해외 환자 100명 치료와 의료진 100명 연수가 목표다.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의료원의 노력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병원계 최초로 수어통역사를 정식 채용해 진료 예약부터 약국 동행 방문까지 의료서비스 전 과정에 수어통역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2023년부터 정식 도입해 농인들이 어려움 없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100주년인 2028년까지 중증 난치성질환 중심 의료기관으로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스마트 초정밀의학 적용을 통해 위중한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집중해 건강한 의료전달체계에 기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제4차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 또한 ‘동탄 제4고려대병원’과 ‘입자치료 도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KU Medicine이 독보적 글로벌 톱티어 메디컬 브랜드로 인정받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혜연 차장

    정혜연 차장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대한민국 의료 역사의 새 장 열어가는 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 ‘2028 미래혁신 대전환’ 시동

    “AI·디지털 물결은 ‘기회’, 첨단 의료산업 퀀텀점프 이끌 것”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