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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대기업’ 열전|③ 하림

‘곡물에서 식탁까지’ 야심 ‘80% 자사주’ 향방 주목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곡물에서 식탁까지’ 야심 ‘80% 자사주’ 향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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屋上屋 지배구조

‘곡물에서 식탁까지’ 야심 ‘80% 자사주’ 향방 주목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제공· 하림]

익명을 요구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닭고기 회사들이 설비에 과잉 투자해놓았기 때문에 서로 생산량 감축을 약속할 수 없는 처지인 데다 정부로선 돼지고기, 쇠고기 값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가운데 닭고기 값이라도 안정적이라 다행”이라며 “결국 더는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닭고기 회사가 나오기를 서로 은근히 바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홍재 위원장은 “하림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사실상 정책을 결정하는 파워를 가졌다”며 “시장 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양계업의 수직계열화는 하림이 선도적으로 만든 구조다. 하림은 이 같은 수직계열화가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하림에 따르면 하림의 계열농가 연간 평균 수익은 1억5000만 원(2015년)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림 파워’가 너무 세다며 견제의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

2013년 ‘하림 계란’ 파동이 그 한 예다. 하림이 계란 유통 사업을 개시하자 양계협회 등이 “사료,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를 하는 하림이 계란까지 하려 든다”고 반발하며 롯데마트에 하림 계란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이에 롯데마트는 하림과의 계약을 파기했다. 하림은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갔지만 패소했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은 산란계 농가들이 친환경 계란을 유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이를 돕는 차원에서 유통만 대신하는 것”이라며 “현재 일부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에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란사업의 연간 매출은 60억 원으로 (주)하림의 전체 매출액 대비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면 해당 대기업의 대응 방법 중 하나는 사업 철수다. 과거 ‘재벌 빵집’ 문제가 불거지자 호텔신라 등은 아예 사업에서 손을 뗐다. 하림 관계자는 “지금 와서 계란 유통을 중단하면 그 피해가 산란계 농가에 간다”며 “사업을 꾸준하게 키워나가는 게 기업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하림의 당면 과제는 ‘옥상옥(屋上屋)’ 형태의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하림그룹은 과거 4개 지주사를 2개(제일홀딩스, 하림홀딩스)로 줄인 상태인데, 이 또한 하나로 줄여야 한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는 (주)올품이다. ‘하림그룹의 프리미엄 닭고기 전문회사’를 표방하는 이 회사는 (주)한국썸벧을 100% 소유한다. (주)한국썸벧은 김홍국 회장(8.26%)에 이어 제일홀딩스의 2대 주주다(지분율 7.35%). 그런데 (주)올품의 주인은 김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지분율 100%)다. 2012년경 김 회장은 준영 씨에게 올품 지분을 전량 증여하고 100억 원 상당의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품은 제일홀딩스 지분(1.48%)을 갖고 있어 사실상 준영 씨가 김 회장보다 많은 제일홀딩스 지분(7.35%+1.48%=8.83%)을 가진 셈이 된다. 이런 지분 현황 때문에 “하림그룹은 사실상 승계를 마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하림 관계자는 “김준영 씨는 아직 학업 중으로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곡물에서 식탁까지’ 야심 ‘80% 자사주’ 향방 주목

자료 : 하림그룹, 전자공시시스템(2016년 3월 말 기준)

“자사주 쓰임새 지켜봐달라”

그런데 특기할 점은 제일홀딩스의 자사주가 80.22%나 된다는 점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자사주가 80%나 되는 회사가 상법상 존재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제일홀딩스 말고는 그러한 회사를 본 적이 없다”며 “제일홀딩스를 인적분할해 올품과 합병하면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해 준영 씨에게 그룹 승계를 확실하게 할 수 있으므로 좀 더 두고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제일홀딩스를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로 하고 현재 주관사 선정 작업 중이다. 하림 관계자는 “제일홀딩스 자사주는 현재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제일홀딩스 상장 및 지배구조 개선에 이 자사주가 어떻게 쓰이는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지 않겠나. 지켜봐달라”고 했다.    

과거 하림의 사업 범위는 축산물 위탁생산·가공·유통이었다. 그러나 사료 사업을 개시하고 곡물 유통 사업에도 진출하면서 하림의 사업 범위는 더욱 확장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서울 양재동에 복합유통 물류회사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하림 관계자는 “직접 수급한 곡물로 사료를 만들고 그 사료를 먹고 자란 닭, 돼지, 소 등을 식품으로 가공한 가정간편식품(Home Meal Replacement)과 쌀가공식품 등 종합가공식품을 수도권 지역에서 3시간 이내 배송한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농장에서 시장까지’에서 ‘곡물에서 식탁까지’로 넓어지는 이 같은 시도가 기존 업계로부터도 인정받으며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동아 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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