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호

신동아-채널A 공동기획 ‘新대동여지도’ 기적의 건강밥상

암·활성산소 억제 미더덕, 천연 항바이러스劑 표고버섯

  • 김경민 | 채널A 방송작가

    입력2016-07-01 14: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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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동원(食藥同源). 음식과 약은 근본이 같다는 말은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미더덕과 표고버섯으로 위암과 대장암을 다스리는 50대 남녀의 식약동원 건강 비결.

    미더덕

    못생긴 미더덕에 항암 성분이 가득하다? 10여 년 전 위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김동철(58) 씨. 위의 80%를 절제한 후 김씨가 선택한 보양식은 ‘밥상 위 조연’인 미더덕이었다는데….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그의 말기 위암 극복기를 들어보자.

    “어느 날부턴가 몸에 힘이 없고 체중이 점점 빠졌어요. 늘 건강하던 몸이 갑자기 그러니 느낌이 영 이상하더라고요.”

    위암 4기, 그리고 반전


    하루 평균 주량 소주 5병, 흡연량 4갑이던 김씨. 하지만 누구보다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만큼, 몸의 이상 징후는 그의 마음을 순식간에 뒤흔들었다. 혹시나 싶어 진단을 받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은 김씨는 믿기 힘든 말을 듣게 됐다.

    “위암 4기라고 했어요. 워낙 늦게 발견해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왜 여태껏 몰랐냐면서 너무 늦게 왔다더군요.”

    술을 아무리 마셔도 속 쓰림 한 번 없고, 평소 해장도 모르고 살았기에 충격은 더 컸다. 병원에선 수술이 어렵다고 했지만, 이대로 마냥 손을 놓고 죽음을 기다릴 순 없었다. 삶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을 수술해줄 병원을 백방으로 찾기 시작했다. 정성이 하늘에 닿았던 걸까. 절망에 빠져 있던 그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이 희망이 생겨났다.



    “27년 전 고모부가 저와 비슷한 상황이던 게 생각났어요. 제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그때 수술받은 병원에 한 번 가보지 않겠냐며 소개해줬어요.”  

    그날로 경남 창원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탄 김씨. 그는 차 안에서 제발 수술이라도 받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지난날 고생한 일들이 스쳐 지나가며 이대로 죽기엔 억울하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부산의 병원에선 김씨의 사정을 듣고 새로 검사를 시작했고, 결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수술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죽고 살고는 제가 알아서 할 몫이고, 일단 수술은 해주겠다고 했어요. 삶의 지푸라기라도 잡게 된 심정이었죠.”

    미더덕, 은인이 되기까지

    떨리는 마음으로 수술대에 오른 김씨. 위의 80%를 제거하는 대수술이었지만, 다행히 경과는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수술 이후 기다리고 있던 항암치료는 김씨를 또다시 힘겹게 만들었다.

    “보통은 6차까지 진행되는 항암치료를 저는 13차까지 받아야 했어요. 약이 얼마나 독한지, 밥을 먹고 싶어도 속에서 받아내질 못했어요. 암에 걸린 사람들은 대개 못 먹어서 죽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유일하게 입으로 넘어간 게 미더덕이었어요.”

    김씨가 사는 창원은 전국의 미더덕 생산량 중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에선 미더덕의 닮은꼴인 ‘오만둥이’ 때문에 ‘진짜 미더덕’을 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지만, 창원 토박이인 그에게 미더덕은 어딜 가나 흔한 식재료였다.

    “항암치료 때 밥도 못 먹었는데, 미더덕을 몇 개 먹었더니 잘 넘어가는 거예요. 회로도 먹고, 된장찌개에 넣어서도 먹으며 밥도 조금씩 먹을 수 있게 됐어요. 그때쯤 미더덕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일부러 더 많이 먹었죠.”

    미더덕은 김씨의 건강에 어떤 도움을 줬을까.

    “당시엔 하루에 날것을 2kg까지 먹었어요. 3개월가량 그렇게 먹었더니 몸에 힘이 좀 생겨 ‘아, 이거다!’ 싶었어요. 본능적으로 ‘내 병에 도움이 되겠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몸에 확 와 닿더라고요.”

    7년이 지난 지금도 미더덕을 즐겨 먹는 김씨. 그는 2년 전 완치 판정을 받고 암의 공포로부터 해방됐다. 취미로 즐겨 하던 낚시를 업으로 삼을 만큼, 건강한 일상을 보내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수술해준 의사 선생님이 저보고 대단한 정신력을 가졌다고 했어요. 몸이 건강했기에 수술을 잘 이겨내기도 했지만, 정신력으로 살아난 거나 다름없다고 하더라고요.”

    미더덕 덕분에 제2의 삶을 얻게 됐다는 김씨. 건강한 삶을 되찾은 뒤에도 지금까지 미더덕을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

    “모두가 내게 죽는다고 했는데 이렇게 살아 있잖아요. 내게 힘을 주는 음식이니 살아 있는 한 미더덕을 계속 사랑하고 먹을 겁니다.”

    미더덕의 효능  

    미더덕은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의 함량이 높다. EPA 성분은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고, DHA 성분은 노화 및 각종 질병을 발생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므로 암을 억제하는 구실을 한다. 특히 4~5월 채취한 미더덕은 유리 아미노산의 함량이 2배가량 높아 맛과 향이 가장 뛰어나다.


     김동철 씨의 미더덕 건강밥상

    ■ 미더덕 비빔밥
    미더덕을 감싼 단단한 껍질을 벗긴 뒤, 배를 갈라 안에 든 흙과 내장 등 불순물을 제거한다. 손질한 미더덕을 날것 그대로 밥에 올리고, 김 가루와 양념장을 곁들이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창원의 향토 음식, 미더덕 비빔밥이 완성된다. 다만 미더덕은 성질이 차므로 몸이 찬 사람은 날것보다 익힌 것을 먹는 게 바람직하다.

    ■ 미더덕 찜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요리에서 감칠맛을 내는 조연에 불과하던 미더덕의 화려한 변신! 깨끗이 손질한 미더덕과 콩나물을 함께 찐 후, 미나리와 양파 등 각종 채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낸다. 재료가 익은 뒤 양념장으로 간을 맞추고, 전분 물로 농도를 맞추면 매콤한 감칠맛이 도는 미더덕 찜이 완성된다. 미더덕을 조리할 때 콩나물을 곁들이면 미더덕에 부족한 비타민C를 보완해준다.

    ■ 미더덕 된장찌개
    김씨가 끼니마다 빼놓지 않는 음식. 미더덕엔 감칠맛을 내는 글리코겐과 글루탐산 성분이 풍부해 특히 국물 요리에 안성맞춤이다. 된장찌개의 구수한 맛과 바다의 향이 어우러져 개운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표고버섯

    완치율이 50%에 불과한 대장암 3기. 죽음의 문턱에서 선택한 항암 비법은 표고버섯이었다. 불로장생의 명약이라 불리는 표고버섯은 면역체계 활성화를 도와 강력한 항암 작용을 한다는데…. 4년 동안 표고버섯을 먹으며 대장암을 다스리는 박홍연(54) 씨를 만나보자.

    극심한 피로와 혈변

    “4년 전이었어요.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찌뿌둥한 상태가 계속됐어요. 처음엔 단지 ‘피로가 좀 쌓였나 보다’ 생각했죠.”

    무거운 몸을 풀기 위해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다는 박씨. 하지만 도저히 회복되지 않을 만큼 증상은 더욱 심해졌고, 급기야 허리 주변으로 통증이 번졌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박씨의 눈에 붉게 물든 변기가 들어왔다. 혈변을 본 뒤 불안감에 사로잡혀 그날로 병원을 찾았다.

    “사는 곳이 시골이라 처음엔 동네 병원을 찾아갔어요. 검사를 하고 난 뒤 남편이 제게 대장에 궤양이 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를 안심시키려고 한 말 같아요.”

    일주일 후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다시 병원을 찾은 박씨. 의사는 “지금 바로 서울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별일 있겠냐 싶었는데, 순간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아, 암인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의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결과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대장암 3기 중에서도 말기로, 자칫 4기로 넘어갈 만큼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림프샘 전이를 기준으로 2개에 전이되면 초기, 4개에 전이되면 중기라던데, 저는 7개에 전이된 상태였어요.”

    진단 결과가 나오면 보통 수술 날짜를 잡고 퇴원시키는 반면, 박씨는 당장 수술해야 할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다.

    “보통은 암 3기여도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을 한다고 들었어요. 저는 암세포가 결장 쪽에 있었고 정도가 심해 개복이 불가피했습니다.”

    그렇게 직장의 반과 결장의 15cm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마쳤다.

    “암 선고를 받을 때도 담담하게 받아들였어요. 그래도 4기가 아닌 게 어디예요. 수술할 수 있음에 되레 감사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수술 후 모두 12회의 항암 치료를 받은 박씨. 첫 일주일은 아무것도 먹지 못할 만큼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의 긍정적인 생각은 항암 치료를 받을 때도 계속됐다.

    결장 15cm 절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힘들어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지내다 보니 어느새 12차례의 항암치료가 끝나 있었어요.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평소 산을 좋아한 박씨는 수술 이후에도 매일 산에 올라 운동을 했다. 처음엔 산 입구까지밖에 못 올라갔지만 점차 높이 오르게 됐다. 산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운동하면 건강이 회복되는 게 느껴졌다. 자연히 식이요법에도 신경을 쓰게 됐다.

    “남들은 암에 좋다는 음식 중 거창한 것을 찾으려고 하지만, 저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표고버섯을 주로 먹었어요. 대신 다양하게 먹는 방법을 연구했죠.”

    항암치료를 받을 때부터 지금껏 밥상에서 표고버섯이 빠지지 않았다. 특히 말린 표고버섯으로 만든 분말은 각종 음식의 맛을 돋우는 천연 조미료 구실을 했다.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에 한두 수저를 넣고 마시기도 하고, 찌개를 끓일 때도 표고버섯 분말을 사용했어요. 하루에 종이컵으로 한 컵 정도는 꼭 표고버섯을 먹었어요.”

    간식마저 표고버섯 과자로 바꿀 만큼 박씨의 표고버섯 사랑은 남달랐다. 주변에선 그가 암 환자였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 정도로 오히려 수술 전보다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아프기 전보다도 지금 몸이 더 가벼워요. 건강을 회복하는 데 표고버섯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사람들에게 표고버섯의 좋은 점을 많이 알리고 싶어요.”

    완치 판정을 꼭 1년 앞둔 박씨. 그의 긍정적인 생각과 밝은 미소만큼 하루빨리 그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표고버섯의 효능

    버섯은 ‘동의보감’에 기운을 돋우고 위장을 튼튼히 하는 음식으로 기록돼 있다. 버섯의 대표적 성분인 베타글루칸은 인체에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들어왔을 때 이를 잡아먹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한다. 또한 렌티난 성분은 암 예방을 돕고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는 물질이다. 버섯은 90% 이상이 수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비만과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박홍연 씨의 표고버섯 건강밥상

    ■ 표고버섯 과자
    쌀가루와 말린 표고버섯 가루를 섞어 반죽한 뒤 시루에 넣고 15~20분 쪄서 가래떡으로 뽑는다. 표고버섯의 영양이 듬뿍 담긴 가래떡을 말려 뻥튀기 기계에 넣고 튀기면, 담백한 맛에 계속 손이 가는 표고버섯 과자가 된다.

    ■ 표고버섯 장조림
    간장과 물, 꿀을 적당량 섞어 끓이다가 말린 표고버섯, 고추, 마늘을 넣고 간이 충분히 밸 때까지 졸인다. 말린 표고버섯의 비타민D 함유량이 훨씬 높기 때문에 주로 말린 표고버섯을 사용한다. 또한 말린 표고버섯의 쫄깃한 식감은 고기의 맛을 대신하기도 한다.

    ■ 표고버섯 차
    말린 표고버섯과 양파껍질, 무말랭이, 우엉, 둥굴레를 넣고 중간 불로 5분 정도 끓이다 약한 불로 5분 더 끓인다. 불을 끈 뒤 현미를 넣어 구수한 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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