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카이치 총리 발언은 국내 정치용
실제 유사시 자위대 파병 가능성 낮아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도 경제·안보 타격
2027년, 中 대만 침공 태세 확립 목표…실제 침공 않을 것
한국은 지원 범위 레드라인 조기 확립해야

조현규 신한대 국제처장은 한국이 강대국 간 다툼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진정한 국익을 생각하는 외교 전략 구축”이라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도 경제·안보 타격
한국도 딜레마에 빠졌다. 대만해협 유사 문제는 한국의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자 국가 존립을 위협하기 때문. 1992년 한중 수교 시 명시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야 하기에 직접 발언은 할 수 없다. 중일 갈등 고조 속에 한국도 ‘유사시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이와 관련해 해당 문제를 오래 고민하고 연구해 온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조현규(63) 신한대 국제처장은 어린 시절 서당에서 배운 한자(漢字)를 인연으로 중국 전문가의 길에 들어섰다. 육군사관학교 41기 졸업·임관 후 정보장교로서 현장과 데스크에서 중화권을 분석했다. 주중국대사관 육군 무관, 주타이베이대표부 무관으로 근무하며 대만해협 양안을 현장에서 경험했다. 한국외대 중국어과, 중국인민대 국제관계대학에서 학업을 지속했으며 단국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육군 대령 예편 후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이자 신한대 국제처장(특임교수)으로 일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 언급이 파장을 낳았다. 평화헌법에 기반한 전수(専守)방위정책에 어긋난다는 평가가 있는데.
“2015년 일본 의회를 통과한 ‘안보법제’는 일본 헌법을 재해석해 집단 자위권을 확장한 개념의 법제다.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가 인정되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해 미군 지원을 위한 자위대 파병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한국을 비롯한 밀접한 관계의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을 일본 존립 위협으로 간주하고 집단자위권 행사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카이치 총리가 처음으로 대만해협 유사시 공개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대만 유사=일본 존립 위기’의 논리 정립(定立)을 시도한 것이다. 현행 일본 헌법과 안보법제 틀에서 일탈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수방위정책과 충돌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025년 11월 대만 유사시 집단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해 파장이 이어졌다. 뉴시스
“지적에 동의한다. 아베 전 총리의 ‘대만의 유사는 일본의 유사이며 미일동맹의 유사이기도 하다’는 발언은 총리 퇴임 후 대만 민간 싱크탱크가 주최한 포럼의 화상회의 과정에서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현직 총리 신분으로 중의원(衆議院·하원) 예산위원회 문답 과정에서 했다는 점이다. 발언 수위 면에서도 한발 더 나아가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을 시사했다. 신분, 발언 무대, 발언 수위를 종합할 때 파장이 더 큰 것은 당연하다.”
평소 소신을 공개 발언해 파장을 낳은 ‘실수’일까, 의도된 발언일까. 경제안보담당 대신, 총무 대신을 역임한 경력을 종합할 때 단순 실수라고 보기는 힘든데.
“다카이치 총리는 자유민주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졌다. 반(反)중국 친(親)대만 성향이 뚜렷하다.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은 실수가 아닌, 일관된 강경한 안보관, 자유민주당 우파 노선을 여과 없이 드러낸 전략적 발언이라 판단한다. 권력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집권한 신임 총리로서 정치적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발언 이후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일본 안보를 위한 필수적 논의’라며 발언 취소는 없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은 태도에서도 확인된다. 문제는 다카이치 총리가 딜레마에 봉착했다는 점이다. ‘총리’로서 공개 발언한 것을 철회하면 위신이 손상되고, 국내 정치 기반 약화로 이어진다.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과 관계가 악화 일로로 치닫는다는 점이다. 중국과 일본이 일종의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데, 주요 변수는 미국이다.”
미국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이야기하는 건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관세·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6년 4월 미중 정상회담 일정도 발표했다. 미국은 회피 전략을 구사한다. 중일 양국 다툼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다. 거래적 외교, 자국 중심 외교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성향을 감안할 때 예상된 수순이다.”
대만해협 유사시 일본 자위대 전투 병력 파병이 가능할까.
“전투 병력 파병은 힘들다. 일단 대만해협 위기 사태가 일본의 존립 위기라는 일본 내 컨센서스가 필요하다. 이 경우 자위권을 발동해 제한적 범위 내에서 후방지원, 자국민 대피 작전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국내 정치도 변수다. 입헌민주당 등 야권의 반대, 여론 분열로 인해 의회의 파병 승인이 불확실하다. 대외 변수로는 중국의 전방위 보복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미군의 후방 기지 역할을 수행하며 미군 지원 등 보조 역할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개입 시 중국 패배 확률 90%
‘대만 유사=일본 유사’ 발언의 배경으로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이 꼽힌다. ‘2027년 침공설’ 등 구체적 시나리오도 제시되고 있다. 주로 서구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 중국의 무력 침공은 어렵다는 평가도 상존한다.“2027년은 시진핑의 중국공산당 총서기 4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해이자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해다. 2028년 1월 예정된 대만 총통·입법원 동시선거라는 변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대만 무력 통일을 위한 ‘준비 태세’를 확립하는 기한이지 ‘침공 데드라인’으로 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평균 폭 180㎞의 대만해협이라는 ‘자연 방벽’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현대 군사 이론에서는 지상전 수행 시 공격 대 방어 병력 비율이 3:1은 돼야 공격 측에 승산이 있다고 한다. 상륙전은 다른 차원이다. 현대 상륙작전은 감시장비, 정밀타격 무기, 지뢰, 대함 미사일 등으로 인해 공격 측이 훨씬 더 불리하다. 미국 합동참모본부, 안보 전략 분야 싱크탱크는 현대 상륙전에서 공격 대 방어 병력 비율이 15:1 혹은 20:1은 돼야 공격 측의 승산이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대만 지상군 병력이 15만 명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인민해방군 병력은 225만~300만 명이 필요하다는 산술식이 나온다. 전체 병력 규모를 상회하는 수치다. 미국 랜드연구소,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시뮬레이션에서는 대만해협 도해(渡海) 과정에서 상륙군 70%가 격멸되고, 함정 40%가 손실돼 상륙작전에 실패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미국 개입 시 중국의 패배 확률을 90% 이상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무력 침공보다는 대만해협 봉쇄, 외교적 압박을 통한 고사(枯死) 작전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은 경기침체, 1인 독재로 인한 내부 불만 고조 문제 등 내부 문제를 밖으로 돌리기 위해 대만 침공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 분석에 자주 등장하는 ‘주의 전환(wag the dog)’ 시나리오다. 중국은 경기침체가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단기간 호전될 가능성도 낮다. 경제성장률, 실업률 등 객관적 지표가 증명한다. 시진핑 1인에게 권력 집중으로 내부 불만이 고조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만 침공을 시도할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고 있다. 시진핑은 인민의 주의를 외부로 전환하려는 전쟁(diversionary conflict)에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내부 통합을 우선시하며 내부 불만을 ‘애국주의 캠페인’으로 흡수하려 들 것이다. 무엇보다 대만 침공 가설은 비용-편익 분석에서 불리하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 보고서는 ‘시진핑은 대만 침공이 중국 경제를 파괴적으로 타격하리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변수는 성공 확률이다. 대만 무력 침공 성공 확률은 50% 미만으로 추산되며 실패 시 시진핑의 권위가 붕괴하는 위험 부담이 있다.”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 실각의 원인으로 각종 비리가 지목됐다. 그 연장선상에서 대만 침공 태세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외부에서 ‘숙청’이라고 평가하기도 하는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 연쇄 실각은 부패 일소가 명분이지만 시진핑의 권력 강화 과정으로 보는 분석이 좀 더 설득력을 가진다. 그 과정에서 대만 침공 태세도 약화시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두 가지 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하나는 군 지휘체계 문제다. 허웨이둥(何衛東)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실각한 다수 장성이 대만 작전 전문가다. 이들의 낙마로 지휘체계 자체에 공백이 발생했다. 실제 2025년 4월 이후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주관한 하이샤 레이팅(海峽雷霆) 2025A 훈련 이후 추가 군사훈련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조달·현대화 지연 문제다. 부패 문제로 중국 주요 방산 기업 수익률이 급감했다. 이는 첨단무기 개발 프로젝트 지연으로 이어진다. 대만 문제에 국한하면 침공에 필수적 항공기, 미사일 공급을 저해했다. 군부 부패와 고위 장성 실각 문제는 대만해협 침공 대비 태세를 ‘완비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하며 2027년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한다.”
미군 지원 범위 어디까지 허용할지 명확히 설정해야
인민해방군은 전자식 사출기를 탑재한 3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을 취역했다. 스키점프대 방식을 채택한 1·2번 항공모함에 비해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있다.“2025년 11월 취역한 푸젠함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장점은 기술적 우위다. 미국에서도 최신예 제럴드 포드급 항공모함이 채택한 전자식 사출기(EMALS) 장착으로 함재기 전투 반경이 제2도련선까지 확대됐다. 이른바 ‘세대적 도약’을 이룬 것이다. 함재기도 하루 100회 이상 이·착함이 가능하다. 통합 전투 시스템도 진일보해 다층 방공·대잠 능력이 향상됐다. 반면 최대 약점은 운영 지속성 한계다. 추진체계에서 기인한 문제다. 푸젠함은 재래식 스팀 터빈 방식으로 구동된다. 최대 항속거리가 제한적이다. 원양 작전 시 연료 보급 문제를 수반한다. 원자력 항공모함처럼 무제한 작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부 군사전문가는 푸젠함의 전투 지속력을 미국 니미츠급 항공모함의 60% 수준으로 평가한다. 1척이 실전 배치된 신형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급 대비 30~40% 수준이라 할 수도 있다.”
대만해협 유사시 당사국 외 최대 피해국으로 한국이 지목된다. 한국의 대응 방안은 어느 수준인가.
“한국 안보·경제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직접 군사 개입은 지양하되 한미동맹 유지, 해상교통로 확보, 경제·안보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단계적 대응을 해야 한다. △외교정책 대응 △해상 교통로 보호 △한미동맹 기반 주한미군 운용 △군사 개입 수준 레드라인 설정 △대만해협 안정=한반도 안정 인식하 중장기 계획 설정 등 5단계 대응이 바람직하다.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의무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론과 동맹으로부터의 압력, 중국의 위협 강도에 따라 미군 지원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내부 기준이나 시나리오별 레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거래적 외교가 강화됐다. 동맹국으로서 한국의 역할 요구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대만해협 유사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한국 요구는 다음이 예상된다. 첫째 인도적 지원, 대중국 경제제재 동참, 둘째 주한미군 물자·연료 지원, 해상 수송로 호위, 셋째 공역·해역 통과 허용, 한미일 연합작전 동참이다. 모두 수용 가능 범위이나 중국의 경제·비경제 보복은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
대응 전략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주한미군 주둔 비용 협상에서 ‘대만 유사시 한정 지원 범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대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부분 재협상 등 상호 이익 추구가 가능한 부문에서 패키지 딜을 추진해야 한다. 다음으로 중립성을 견지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한반도 중심 방위 원칙을 고수하며 주한미군 지원은 동맹으로서 의무로 한정해야 한다. 관건은 직접 전투 개입은 최후 수단으로 설정하고, 대중국 위기관리 채널을 병행 가동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안보를 강화해야 한다. 대만해협 봉쇄 시 한국 GDP 2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망 다변화, 에너지 비축, 대체 항로 확보를 가속화해야 한다. 트럼프의 거래식 외교는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시험하는 기회다. 한미동맹 강화와 중국 리스크를 균형 있게 관리할 경우 역내 안보 주체로 도약할 수 있으나 수동 대응 시 미중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의 피해가 극대화될 위험이 있다.”
‘세계적 강국, 지역적 소국’ 처지의 한국이 강대국 간 다툼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진정한 국익을 생각하는 외교 전략 구축”이라고 밝힌 조현규 박사는 다음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지지 확보라는 국내 정치 면에서 효과적일지 몰라도 일본의 국익에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국내 지지층을 타깃으로 무차별한 반일 혹은 반중 발언을 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진정한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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