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호

박형준 ‘3선 가도’, 전재수 ‘통일교 비상’, 조국 출마 ‘변수’

[기획 특집 | 2026 빅 매치…광역단체장 누가 뛰나] 부산광역시장

  • 곽재우 내일신문 기자 dolboc@naeil.com

    입력2025-12-2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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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선 도전’ 박형준, 조경태·서병수·김도읍 거론

    • 전재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여권 ‘비상’…최인호·박재호 등판설

    • 조국 범여권 후보로 출마할지 주목…민주당과 연대?

    박형준 부산시장,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장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부터). 뉴시스, 뉴스1

    박형준 부산시장,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장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부터). 뉴시스, 뉴스1

    부산은 2026년 6월 3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과 함께 여야 모두가 최대 격전지로 꼽는 곳이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보수세를 기반 삼아 수성 전략을,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이후 변화된 정치 지형 여세를 몰아 지방정부까지 차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재수 전 장관, 통일교 의혹 벗고 출마할까

    일찌감치 여야 모두 총력전 태세다. 그러나 남은 기간에 비해 실제 선거에 임하는 분위기는 의외로 조용하다. 너도나도 나서 출마 후보군이 늘고 있는 서울과는 대조적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된 전재수 전 장관은 일찌감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감으로 여겨졌다. 민주당 소속 부산 유일 현역 3선 의원인 데다가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해수부 부산 이전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여 가장 경쟁력 있는 카드로 꼽혔던 것. 그가 해수부 이전을 마무리 짓고 부산시장에 출마할 경우 승산이 있을 것이란 게 여권 인사들의 관측이었다. 

    그러나 2025년 12월 초 통일교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 등이 제기된 후 12월 11일 장관직에서 스스로 물러나 그의 부산시장 출마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전 전 장관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완전한 허구”라며 “곧 반전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가 의혹을 털어내고 부산시장에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장 민주당은 패닉 분위기다. 가장 확실했던 주자의 돌발 악재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전면 재검토해야 할 처지다. 다만 전 전 장관의 장관직 사퇴와 지방선거 출마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신속 수사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 박재호 전 의원은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 불확실성을 털어낸다면 오히려 지지세 결집에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수 전 장관 출마 변수가 생기면서 주목받는 여권 인사는 최인호·박재호 전 의원이다. 특히 최인호 전 의원은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가덕도 신공항 입찰 포기 과정에서 부산시정 문제 등 현안을 적극적으로 다루며 박형준 시장을 비판해 왔다. 다만 최 전 의원이 최근 주택보증공사(HUG) 사장 공모에 지원했는데, 취임할 경우 부산시장 출마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상도동계 서석재 의원 비서관으로 정계 입문하고 20·21대 의원을 지낸 박재호 전 의원(남구을)은 2024년 11월 일찌감치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22대 총선에서 합구된 남구에 출마했다가 박수영 의원(남구갑)에 패한 전적이 있어 전 전 장관에 비해 당선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전 전 장관 의혹이 풀리지 않을 경우 정계 은퇴를 선언한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차출설도 제기된다. 변성완 부산시당 위원장 역시 시장 권한대행의 이점을 살려 출마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AI 전문가이자 기업인 출신 이재성 전 부산시당 위원장은 부산시장 출마 결심을 굳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치른 2024년 22대 총선 당시 영입 인재 2호였던 이 전 위원장은 ‘해양·조선·국방 AI 세계 1위 도시 부산’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표밭을 갈고 있다.

    박형준 독주 속 ‘엑스포·퐁피두·계엄’ 관건

    국민의힘에서는 박형준 시장이 독주하고 있다. 3선 도전에 따른 현직 프리미엄이 큰 데다 당내에 뚜렷한 도전 의지를 보인 후보군은 아직까지 없다.

    박 시장은 김영삼(YS)계로 정치에 입문해 17대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공격적이지 않고 합리적으로 응대한다는 평을 받는다. 달변인 데다 교수 출신의 학자적 말투에서 풍기는 젠틀맨 이미지가 강점이다. 당에서 뜨거운 감자인 계엄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중 가장 먼저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소신 발언을 아끼지 않는다.

    당내에서 아직 도전장을 내민 인물이 없다 보니 공천 부담을 덜면서 해야 할 말을 한 것이란 반응이 많다. 이면에는 ‘윤 어게인’ 등 강성 지지층과 단절해야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이는 계엄과 선을 긋지 않고는 중도층 확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핵심 관계자는 “2018년처럼 싹쓸이 수준은 아니지만 한번 뒤집어졌던 학습효과는 무섭다”며 “부산이 항상 보수 우세 지역이란 것은 옛말”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2021년 4월부터 많은 일을 추진했다. 지난 4년간 각종 글로벌 도시 지표 상승, 세계적 마이스 도시로의 도약, 미식 도시로 이미지 굳히기, 글로벌 관광도시 추진 등 성과는 박 시장이 내세우는 정책의 강점이다. 

    그러나 정책 실행 과정에서 시민사회 반발을 산 평가는 박 시장이 넘어야 할 굴레다. 엑스포 유치 실패와 프랑스 3대 미술관인 퐁피두 분관 유치 과정에서 벌어진 절차적 문제 등은 민주당의 대표적 공격 대상이다. 장기 표류 과제 해결 과정 문제도 있다. 공장터는 물론 대학까지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변경하면서 ‘토건 중심 행정’이라는 비판이 부담이다. 가덕신공항 착공 지연 문제와 엘시티 거주 관련된 논란 역시 아직 남아 있다.

    변성완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이번 지선은 무능과 실력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며 “지방정부도 민주당이 탈환해 제대로 된 부산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 외 국민의힘 내 잠재 후보군으로는 4선인 김도읍 의원(부산강서)과 6선인 조경태 의원(부산사하을),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이 거론된다.

    조국, 부산시장과 국회의원 두고 고심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 구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일 관심을 끄는 시장 후보군은 부산 출신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다. 특히 전 전 장관의 불출마가 확실한 경우 범여권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조 대표는 현재 말을 아끼고 있다. 조 대표는 “전국 선거 상황을 점검한 뒤 가장 마지막에 출마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시장을 포함해 광역단체장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밝히고 있어 범여권 단일화를 통한 부산시장 선거 승리에 목적을 둬왔다. 조 대표가 지방선거에 출마할지,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 입성을 노릴지는 명확하지 않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의 핵심인 시장 후보를 다른 당에 넘겨 범여권 후보로 내세우는 것은 난센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 대표의 인지도는 그 자체가 무기라는 점에서 부산시장 등판 가능성은 유력한 카드로 제기된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2025년 11월 22일과 23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는 박형준 33%, 전재수 27%, 조국 14% 순이었다. ‘전재수·조국’ 두 후보가 갈라지지 않고 단일후보로 나온다면 박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 후보 선택 기준은 인물과 능력 37%, 정책과 공약 20%, 현 정부에 대한 평가 14% 순이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개혁신당에서는 정이한 대변인, 진보당은 윤택근 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정의당은 박수정 부산시당위원장과 김영진 전 부산시당위원장 등의 부산시장 도전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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