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호

당 안팎 도전 직면한 오세훈의 ‘5선 도전’…與 정원오 ‘다크호스’

[기획 특집 | 2026 빅 매치…광역단체장 누가 뛰나] 서울특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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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5-12-2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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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지선 최대 승부처 서울 놓고 與野 ‘건곤일척’

    • 野, 강력한 오세훈 ‘명태균 재판’ ‘당심 70% 경선 룰’에 ‘주춤’

    • 나경원 의원 3수 도전, 후보적합도 추격

    • 이재명, 정원오 공개 칭찬 후 與 ‘다크호스’ 부상

    • 박홍근·박주민·전현희·서영교·김영배 등 출마 러시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박주민, 전현희, 서영교, 김영배 의원, 홍익표 전 원내대표, 박용진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박주민, 전현희, 서영교, 김영배 의원, 홍익표 전 원내대표, 박용진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뉴시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서울시장이다.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과반인 9곳에서 승리해도 서울시장을 놓치면 ‘절반의 승리’ ‘사실상 패배’라는 야박한 평가가 나올 수 있을 만큼 서울시장이 차지하는 상징성과 비중이 크다. 더욱이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권을 거머쥔 이후 서울시장은 ‘차기’로 직행하는 등용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민주당, 현역 중진 5명 포함 출마 러시

    최대 격전지가 될 서울시장 후보 한 자리를 두고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울에 지역구를 둔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출마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2025년 11월 26일 서울 중랑구을에서 4선을 한 박홍근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고, 12월 11일에는 서울 은평구갑에서 3선을 한 박주민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중구·성동구갑을 지역구로 둔 전현희 의원도 12월 1일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당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서울 중랑구갑에서 4선을 한 서영교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서울 성북구갑에서 재선한 김영배 의원도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에서는 홍익표 전 원내대표, 박용진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원씨앤아이가 2025년 11월 1~2일 실시한 서울시장 ‘진보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정 구청장이 13%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고, 박주민 의원 10%, 김민석 국무총리 8%,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7.3%, 박용진 전 의원 7.1%,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6.1%, 서영교 의원 4.8%, 전현희 의원 3.9% 순으로 나타났다. ‘보수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23.9%, 나경원 의원 14.5%,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9.3%, 한동훈 전 대표 7.9%, 조은희 의원 3.6%, 권영세 의원 2.5% 순이었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방선거를 7개월 앞두고 실시한 ‘후보 적합도’ 조사라는 점에서 당내 공천 과정에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보수야권에서 오 시장에 대한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 비해, 진보여권에서는 아직 특정 후보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정 구청장을 공개 칭찬하는 SNS 메시지가 나와 이목을 끌었다.



    “정원오 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 저의 성남 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 듯….ㅋ”

    ‘순한 맛 이재명’ 정원오 다크호스 부상

    성동구 정기 여론조사에서 주민 만족도가 92.9%를 기록할 정도로 정 구청장에 대한 주민 신뢰도가 ‘최고’라는 점을 이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부각한 것이다. 정 구청장은 2025년 12월 10일 성동구 성수동 복합문화공간에서 진행된 책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별명이 ‘순한 맛 이재명’이라며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처음 구청장이 됐을 때 선배 지자체장으로서 같이 만날 기회가 있었고, 도지사와 당대표를 하실 때도 (만날) 기회가 있었다”며 “그때마다 제가 한 정책 중 잘된 정책을 기억하고 칭찬하셨다.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그 연장선에서 말씀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정 구청장 공개 칭찬 메시지가 향후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2022년 대선 경선은 물론,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당대표를 두 차례 지냈고, ‘친명계’를 포진시킨 후 대선으로 직행한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라는 점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 구청장을 공개 칭찬한 효과는 지방선거 가상 대결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2025년 12월 12~13일 서울시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 대결 조사에서 정원오 구청장이 45.2%로 38.1%에 그친 오세훈 시장을 7.1%포인트 앞선 것(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2025년 12월 1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행정가인 정원오 구청장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면 오세훈 시장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이 정 구청장의 시정 만족도가 높다는 공개 칭찬에 대해 야권 인사들은 성동구 시정 만족도보다 높은 국민의힘 소속 서울 구청장들을 거론하며 패러디에 나서고 있다. 

    정 구청장이 여권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자 야권에서는 30년 전 경찰관 폭행 전력을 거론하며 ‘검증’을 벼르고 있다. 장예찬 국민의힘 부설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12월 15일 페이스북에 “술 마시고 경찰도 때린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라고 견제에 나섰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자신의 SNS에 “30년 전 당시 민주자유당(민자당) 국회의원 비서관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차이로 다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비서관과 경찰관께 피해를 드린 사실이 있다”며 “해당 사건을 선거 때마다 선관위에 신고하고 공개해 왔다. 저는 이 일을 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지금까지도 당시의 미숙함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명태균 재판이 국민의힘 경선에 끼칠 영향 주목

    야권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이 5선(33~34대, 38~39대 시장 역임)에 도전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서울시장 5선에 도전하는 오 시장은 당 안팎에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외부 요인은 오 시장이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는 점이다. 오 시장에 대한 첫 재판은 2025년 12월 23일 시작됐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명태균 관련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라는 점에서 오 시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재판 과정에서 오 시장에게 불리한 얘기가 흘러나올 경우 당내 경선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공천 룰을 당심 70%, 민심 30%로 바꿀 예정이라는 점도 변수다. 국민의힘 당원 중에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당원이 적지 않다. 그런데 오 시장은 12·3계엄 이후 일찌감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즉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 당원 참여 비율을 높이게 되면 이른바 친윤 성향 당원들이 집단적으로 오 시장 낙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 시장으로서는 ‘명태균 재판’과 ‘경선 룰 변경’이란 지뢰밭을 잘 건너면서 동시에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과도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2011년 오 시장 사퇴로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처음 도전했다 박원순 전 시장에 패해 낙선한 나 의원은 10년 뒤인 2021년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오 시장에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나 의원은 2026년 지방선거 때 세 번째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오 시장과 서울시장에 세 번째 도전하는 나 의원의 ‘오-나 경선’은 본선만큼, 어쩌면 본선보다 더 치열할 전망이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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