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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주목 지자체장 연쇄 인터뷰

“중앙에 짓눌린 지방 개헌으로 숨통 틔우자”

유 / 정 / 복 인천시장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중앙에 짓눌린 지방 개헌으로 숨통 틔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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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가적 난제, 중앙-지방 ‘투 트랙’ 접근해야”
  • ● “해경 함포사격, 어민 피해 없게 치밀한 계획을”
  • ● “중국 의존한 북핵 해결 난망…선제적 대응 필요”
  • ● “지도자는 ‘역할’ 필요할 때 모든 것 던져야”
“국가는 주권 회복과 국가 보호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면서 동시에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존재감을 높이고, 지방자치단체는 교류·협력하면서 이익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 중앙과 지방의 전략을 혼동해선 안 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의 해경 고속단정 공격 등 국가 안보와 해양 주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에는 단호한 대응을, 지방정부엔 전략적 대응을 주문했다. 10월 14일 ‘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引中發仁’의 미래

▼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극성이다. 해경 단속에 대한 저항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는데.

“중국 어선들의 극악한 폭력행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해 5도를 비롯한 인천 앞바다에서도 치어(稚魚)까지 싹쓸이하는 바람에 우리 어선들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국가적 차원의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국민안전처가 함정과 헬기 등을 투입해 단속 전담 기동전단을 운영하는 것도 좋지만, 폭력을 사용하는 어선에는 적극적인 강제력을 사용해야 한다. 사법처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서해 5도를 관할하는 안전서를 설치해 불법 조업을 막으면서 우리 해경의 안전도 지켜야 한다. 이름뿐인 ‘서해 5도 지원 특별법’도 실효성 있게 개정하고, 인천시가 참여하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특정해역 정부합동협의체도 구성해야 한다. 이미 정부에 건의했다. 내년 꽃게잡이가 본격화하는 5월 이전에는 확정하도록 노력하겠다. NLL 불법 조업 방지시설도 꾸준히 늘려 382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 국민안전처는 현장 지휘관이 판단해 기관총이나 함포 등 공용화기를 사용하는 내용의 지침 마련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들은 ‘보복’ 운운하고 있고.

“주권 회복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다만 공용화기를 사용할 때 우리 어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치밀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그간 인천이 중국과의 경제·문화교류에 앞장섰는데, 고심이 크겠다.

“시장 취임 후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중국 기업 유치, ‘중국 속의 인천’을 만드는 ‘인차이나 프로젝트’, 중국 아오란 그룹 임직원 6000명 단체관광, 한·중 지사 및 성장(省長)회의 개최 등 중국과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권 차원의 문제는 국가가 맡고,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중국의 기관·지자체와 분야별 협력을 증진하면서 상호 이익에 대해 협의하면 된다. 중앙과 지방의 전략이 다른 만큼 우리는 계속 교류해야 한다.”

어쩌면 오늘날 대한민국에 깊이 팬 주름은 곧 인천의 주름과도 같다. 중국 어선의 해군 고속단정 공격 등으로 냉랭해진 한중관계는 ‘대(對)중국 전초기지’ 인천으로선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함께 인천시가 추진하는 ‘인중발인(引中發仁, 중국을 끌어들여 인천을 발전시킨다) 전략’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핵무장, 의지는 좋지만…”

더욱이 인천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3차례 서해교전(1999년, 2002년, 2009년 서해 NLL 부근에서 일어난 남북한 해상전투)을 겪어 다른 시·도에 비해 북한 도발의 위협 강도가 센 곳이다. 따라서 중앙과 지방 전략을 구분한 유 시장의 투 트랙(two-track) 전략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동요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안을 다독이고, 지역경제 발전을 꾀하는 접근법으로 일리가 있다.

“서해 5도 지역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북핵·미사일 개발로 위협 받고 있다. 북한은 6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도 드러냈고, 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의 실효성이 의심받는 만큼 북핵 관리를 중국에 의존하는 식의 대응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본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군사 능력부터 갖춰야 한다.”

▼ 새누리당 내 일부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핵무장을 준비하자고 주장한다.

“극단적 자위권 차원에서 검토해볼 수 있지만 주변국들과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 미국의 핵우산, 중국과의 외교 문제 등엔 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다만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는 메시지 전달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본다.”

▼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핵우산과 북핵 문제, 한미동맹에 대한 변화 조짐도 읽힌다.

“최근 세계 정치·경제는 자국 이익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은  주변 국가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 공화당의 트럼프, 민주당의 힐러리 후보 모두 ‘무너진 중산층 복원’이라는 전제는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둘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미군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방위분담금 등 예민한 이슈들은 다각도로 분석해야 할 것이다.”

▼ 내년 우리 대선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등 단체장들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민주주의는 국민이 지도자를 선택하는 제도다. 누구든 선택받는 위치에 있다면 평가받을 수 있다. 단체장을 맡는다는 것은 정치와 행정을 두루 경험한다는 점에서 국가 지도자가 되기에 좋은 밑거름이 된다고 본다.”

▼ 분권형 개헌, 특히 친박(親박근혜) 의원들 사이에 이원집정부제 개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박계 광역단체장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각각 내치(內治)와 외치(外治)를 나눠 맡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개헌이 정치권 핫이슈로 떠오른 건 사실이다. 반 총장이든 누구든 선택받는 위치에 있을 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정치적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인인 정치지도자는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필요한 곳에 역할이 있다면 모든 걸 던져야 한다.”


정부에 눌리는 시스템


▼ 본인도 자신을 던질 때라고 보나.

“그렇게 받아들였나(웃음). 요즘은 정치인으로서 무엇이 국민을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 고민하고 있다. 나는 민선 군수, 장관, 인천시장 등 35년 공직생활을 했고, 그중 20년 이상 선출직을 한 정치인이다. 두 번의 (농림수산식품부, 안전행정부) 장관 사퇴와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 등 그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피하지 않고 모든 걸 던졌다. 다만 이번에 개헌을 한다면 권력구조만 할 게 아니라 지방자치제도도 함께 다뤄야 한다.”

▼ 어떻게 다뤄야 하나.

“안행부 장관과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장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보장하는 개헌이 필요하다. 중앙과 지방은 상하관계가 아닌데도 중앙집권적 사고와 문화 때문에 지방이 ‘정부에 눌리는’ 시스템을 유지했다. ‘지방’이 침체되고 부정적이고 비하하는 의미로 통용되면서 국가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현행 헌법은 ‘지자체가 주민 복리 사무와 재산을 관리하고 의회를 둔다’는 조문만 있어 권한의 경계도 모호하다. 지자체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헌법에 명문화해 수평적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 2014년 6월 인천시장 당선 이후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작해 부채를 많이 줄인 걸로 안다.

“재정 문제로 참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등 대형 투자사업으로 부채가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13조 원의 부채 중 2조 원가량을 갚았다. 2018년까지 8조 원대로 부채를 줄여갈 계획이다. 2014년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39.9%였는데 현재는 33%대다. 2018년까지 25% 이하의 재정 정상상태로 전환해야 한다. 오랫동안 인천의 발목을 잡아온 재정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다.”

유 시장이 부채 문제를 비교적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공직을 거친 덕분이라는 평가다. 총무처·내무부 근무 시절 탈루·은닉한 세원(稅源)을 찾아내고 새로운 세수(稅收)를 발굴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자동차 리스·렌트 회사 대표들을 줄기차게 설득한 끝에 등록지를 인천으로 옮기게 해 3000억 원 가까운 세수를 확보했고, 공사·공단 자산을 팔아 9000여억 원의 빚을 줄였다. 정부와 국회를 오가며 올해 사상 최다 정부지원금(2조8501억 원)도 확보했다.

▼ 인천의 곳간은 채워지는데 한국 경제엔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민국 빅2(삼성전자, 현대자동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극화, 소득·기회 불균형 문제는 대기업 중소기업 격차 문제와 궤를 같이한다. 다행히 임금협상은 타결됐지만, 연봉 1억 원인 대기업 노조가 취업난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국민 정서, 국가 경제를 생각해 지나친 주장은 자제해야 한다. 합심해서 국가적 난제를 풀어가야 한다.”



all ways INCHEON

▼ 최근 인천도시철도 2호선 탈선 사고를 ‘모의훈련’이라고 허위 보고해 빈축을 샀다.

“공직자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질렀다. 시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감사를 통해 경영본부장 등 허위 보고 관련자를 해임했고, 주요 간부들도 책임을 느끼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안전이란 절대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

▼ 항구도시는 항만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발전돼 늘 교통이 문제가 된다.

“다른 광역시도가 지역 교통의 중심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데 반해 인천은 인구 300만의 국내 3대 도시인데도 수도권 다핵도시 중 하나로 취급받은 게 사실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인천발 KTX 사업은 기본계획수립을 위한 용역 발주를 준비하고 있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올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마칠 계획이다. 서울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 등 8개 노선을 반영한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도 수립했다.

최고 공항과 항만이 있는 도시에 걸맞게 교통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최근 ‘all ways INCHEON’을 새 도시브랜드(BI)로 정했다. ‘모든(all) 길(ways)은 인천으로’(웃음). 길뿐만 아니라 방향성, 인천이 나아가는 방향이 항상(always)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중심이란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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