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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향기 속으로

일제의 흔적을 걷다 外

  • 이혜민 기자, 송홍근 기자, 김윤경 | 번역가, 황금희 | 독서인

일제의 흔적을 걷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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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들어온 한 권의 책

일제의 흔적을 걷다

정명섭 신효승 조현경 김민재
박성준 지음
더난출판
403쪽
1만3500원


한류 스타 송중기의 차기작은 영화 ‘군함도’다. 군함도는 바다에 떠 있는 모양이 군함 같아 보인다는 무인도로, 일본 나가사키의 하시마 섬을 말한다. 하시마에서 발견된 화장(火葬) 기록에 등재된 조선인 사망자는 122명, 우리 정부가 피해 조사를 통해 인정한 ‘동원 중 사망자’는 27명이다.

지난해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유산’에 포함되면서 군함도는 명소가 됐다.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참상이 벌어진 역사적 장소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을 지향하는 이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일제의 흔적을 걷다’를 읽으면 우리 사회의 다크 투어리즘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그동안 ‘일제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 앞에서 ‘아픈 역사도 유산으로 남겨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은 맥을 못 췄다. 1995년 8월 15일, 옛 조선총독부 건물 폭파 철거 광경을 생중계한 것만 봐도 ‘일제의 잔재’에 대해 한국인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후 옛 서울시청(경성부청)의 일부와 국세청 건물(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이 철거됐다. 이에 대해 ‘아주 후련하다’ ‘과거를 보고 반성할 수 없어 아쉽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역사추리소설 작가, 역사 전공 박사과정 대학원생, 사학과 졸업생, 국방부 유해발굴기록병 출신인 이 책의 필자들은 밝은 눈으로 남들이 볼 수 없는 부분을 포착해냈다.

가령 얼마 전 용산 미군기지에 다녀온 기자는 주한미군 합동군사 업무단 사무실을 둘러보면서 그저 ‘예스럽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저자들은 이곳이 옛 일본군 장교 관사로, 이후 미소공동위원회 당시 소련군의 숙소로 사용되면서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머물며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지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동두말의 가덕도 등대, 경희궁 부근의 방공호, 남산 남산원 미타라이샤(신사에 가기 전 손 씻는 의식을 행한 곳), 방송통신대 조선총독부 중앙시험소 등을 찾아가 역사적 맥락을 자세히 짚었다. 다만 ‘공간’에 주목한 나머지 그곳을 살아낸 ‘인물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풀어내지 못해 아쉽다. 일제강점기가 영화계의 화두가 된 요즘, 이 책을 보면서 ‘청산’의 의미를 되짚어보면 좋겠다.

‘실제의 과거는 소멸되어 현재와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억한다는 것이 쓸모없다손 치더라도 돌이켜본다는 것에 전혀 의미가 없지는 않다. 인간은 앞날이 불투명하면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기 때문이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역사는 그렇지 않다. 잊어버리면 또다시 반복된다.’(6쪽)                                                              
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



시크릿파일 국정원

김당 지음
메디치미디어
664쪽
2만8000원

지금껏 나온 국정원에 관한 책 중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신동아’ ‘오마이뉴스’ 등에서 기자와 보도 책임자 등으로 일한 저자가 그간의 탐사 취재를 집대성한 ‘국정원 실록’이다. ‘정보 권력 기관’의 역사와 그 안에서 벌어진 야욕을 파헤치면서 그간 이뤄진 공작의 이면 또한 들여다본다. 탈레반에게 거액을 주고 인질을 돌려받은 이야기 등 처음으로 공개되는 사실도 담겨 있다.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오제연 외 지음
1950년대 312쪽, 1960년대 308쪽, 1970년대 316쪽, 1980년대 292쪽
각권 1만6500원


정치적 격변에 주목해 서술한 역사책이 아니다. 정치적 격변과 세계사적 혼란 속에서 꿋꿋하게 삶을 이어온 우리의 부모님, 삼촌, 이모들의 이야기다. 기획부터 집필까지 3년이 걸렸다. 32명이 쓴 ‘이야기로서의 역사’. 1950년대엔 ‘삐라 줍고 댄스홀 가고’, 1960년대엔 ‘근대화와 군대화’, 1970년대엔 ‘새마을운동과 미니스커트’, 1980년대엔 ‘스포츠공화국과 양념통닭’이란 부제가 붙었다.


서가에 들어온 한 권의 책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

김용옥 지음
통나무
485쪽
1만8000원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저자는 “중국이라는 문제는 현대철학의 한 머스트(must)”라고 주장한다. 쉽게 말해 ‘중국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저자가 보기에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저자는 “중국을 바로 이해하는 길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면서 “미국은 수십 년의 우방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반만년 동안의 우방”이라고 했다. 북한 압박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태도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미국=전쟁의 논리, 죽음의 논리’ ‘중국=평화의 논리, 삶의 논리’라는 도식을 전개한다. 시진핑의 중국이 펼쳐낼 “새로운 세계사의 양상”에 대한 기대가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저자가 보기에 시진핑은 확고한 권력 기반을 갖춘 데다 안정된 역사인식을 가졌으며 생산적 미래 비전을 획득해가고 있다. 또한 저자는 “시진핑이 인류사의 새로운 민주의 가치와 중국 인문정신의 발로로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리라”고 소망한다. 이 책은 시진핑이라는 한 인간의 평전이 아니다. 인류 현대사를 들여다보는 하나의 철학으로서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을 들여다본다.

시진핑은 저자가 높게 평가해 마지않는 시중쉰(시진핑의 아버지)의 유교 인문학적 훈도 아래서 자랐다. 저자에 따르면, 시진핑은 시중쉰으로부터 유교 인문정신의 정수인 ‘서(恕)’를 익혔다. 恕는 ‘남의 처지에 서서 동정(同情)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이 합쳐진 글자인데, 공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끼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했다. 저자가 보기에 현재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테러는 영미의 제국주의가 서(恕)의 윤리를 배반해 업보에 도달한 것이다. 저자는 “사랑의 하나님이 서(恕)의 하나님으로 재인식될 때 비로소 인류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본다. ‘사랑의 하나님’은 서구식 패러다임, ‘서(恕)의 하나님’은 중국식(혹은 동아시아식) 패러다임을 가리킨다.  

저자는 묻는다. “위력과 군사력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미국을 민주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러곤 한발 더 나아간다. “희랍 민주주의를 거쳐 로마 공화정을 거쳐 계몽주의의 3권 분립에 이르는 모든 민주의 결실을 우리는 회의할 수밖에 없다.”(246쪽) 요약하면 서구식 거버넌스보다 서(恕)의 철학을 기반으로 한 중국식(혹은 동아시아식) 거버넌스가 인류에 희망을 가져다 줄 대안이라는 게 이 책이 설파하는 요지다. 또한 시진핑의 항로가 그 같은 기대를 높인다고 저자는 여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지향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답을 두고 백가(百家)가 쟁명(爭鳴)하는 와중에 이 책은 중국 쪽에 ‘매우’ 경도돼 있다. 삐딱하게만 보면 중국의 현실을 무시하고 미래와 관련해 이상론에 치우쳐 서술하면서 확증 편향의 우를 범한 궤변으로 읽힐 수도 있다. 어쨌거나 논리가 정연하고 논거가 흥미로워 한달음에 읽힌다.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



지구의 속삭임

칼 세이건 외 지음 / 김명남 옮김
사이언스북스
384쪽
2만5000원


코스모스는 거대하다. 관측 가능한 은하만 1000억 개가 넘으며, 각 은하에는 수천억 개의 별과 행성이 있다. 우주 어딘가에 우리처럼 지적 능력을 갖춘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결코 이상하지 않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 2호에 실린 LP 레코드판(골든 레코드)엔 외계 문명에 보내는 인류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골든 레코드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처럼 서술했다.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조영남 지음
민음사
1권 560쪽, 2권 368쪽, 3권 440쪽, 1권 2만5000원, 2권 2만2000원,
3권, 2만3000원.


중국이 경제와 군사뿐 아니라 정치와 문화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현재의 중국은 덩샤오핑 시대가 이뤄낸 토대 위에 세워졌다고 본다. △개혁과 개방 △파벌과 투쟁 △톈안먼 사건, 3권으로 이뤄진 거질이다. 중국은 어떻게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을까. 중국을 알아야 세상을 읽는다.


번역가가 말하는 “내 책은…”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 김윤경 옮김  
동아일보사 / 320쪽
1만3000원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은 서점가에 수없이 등장해왔지만, 실제로 이것이 이노베이션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책은 별로 없는 듯하다. 책 속의 이론을 현실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은 매우 독특한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경제경영과 문학이라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에서, 생생한 이노베이션의 실례라고 볼 수 있다.

전작인 ‘매니지먼트 편’에 이어 5년 만에 새롭게 출간된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에 이르기까지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은 무수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전편은 일본에서 총 280만 부가 판매되며 밀리언셀러로 자리를 굳혔고, 그 인기에 힘입어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제작됐다. 경영학 대가 피터 드러커의 경영 이론을 말랑말랑한 스토리에 녹여낸 것이 모두가 인정하는 인기 비결이다.

신작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은 전편의 내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대의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불어넣으려 노력한다. 전편이 회사 경영자를 향해 쓴 ‘경영 지침서’라면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 편’은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났거나 혹은 밀려나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를 위한 ‘생존 지침서’라 하겠다.

고교 야구부를 배경으로 고시엔 대회 출전이라는 꿈을 향해 함께 달려가는 매니저들과 선수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25년간 활동이 정지된 채, 감독은 물론 단 한 명의 선수도 없는 야구부, 그리고 저마다 다양한 계기로 모인 다섯 명의 매니저! 이들은 ‘이노베이션과 기업가정신’을 참고 삼아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를 짜내고 다양한 시도를 반복하면서 차례로 이노베이션을 일으킨다.

현실이 그렇듯, 매니저들이 세운 목표가 의도대로 착착 진행되진 않는다. 예상치 못한 일이 성공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전혀 예상치 못한 실패를 불러오기도 한다. 매니지먼트에 대한 주인공들의 고민도 포지션별로 불쑥불쑥 튀어나와 위기감을 고조한다.

독자는 마치 청춘소설 같은 불안정한 플롯 속에서 진정한 이노베이션이란 무엇인지, 어떤 개인이나 조직이 어떻게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는지를 긴박감 있게 느낄 수 있다. 그들이 빚어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매 장 우리를 야구 그라운드로, 이노베이션의 세계로 순식간에 끌어들인다. 경영학에 관한 심오한 통찰에 문학적 감동까지 버무려 맛깔스러운 책을 탄생시킨 저자 이와사키 나쓰미야말로 누구보다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을 일으킨 셈이다.
김윤경 | 번역가 |



한국의 일본 일본의 한국

허문명 외 지음
은행나무
380쪽
1만6000원


고대로부터 이어진 우리와 일본의 교류의 역사를 탐사했다. 저자 14인은 한반도 도래인들과 조선통신사의 발길을 좇아 명소는 물론이고 산속 깊은 곳, 섬마을까지 취재했다. 과거사의 아픈 기억과 상처는 잊을 수도 없으며 잊어서도 안 되지만 시선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서재필 언론문화상’을 받은 저자들은 “일본과 더 친하고 가까워져야 한다”고 했다.



환생 이순신, 다시 쓰는 징비록

김동철 지음
한국학술정보
348쪽
2만5000원


혼용무도(昏庸無道), 온 세상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무도하다. 20세기 국권 피탈과 전쟁을 겪은 한국에 21세기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금수저, 흙수저로 상징되는 양극화, 정치권의 난맥, 살얼음판처럼 쪼개져 흘러가는 동북아 정세까지. 16세기 명과 왜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렀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또 어떤가. 다시 ‘장군’을 깨워 일으킬 때다.  


서가에 들어온 한 권의 책

탄실

김별아 지음
해냄
336쪽
1만3800원

 
진명여고를 다니다가 동경 유학을 떠나 문학을 공부하고, 당대의 유명 문인들과 교류하며 문예지 ‘창조’의 첫 여성 동인으로, 또 ‘매일신보’의 기자로 활동한 탄실 김명순. 그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로 기록된다. 100편에 가까운 시와 20여 편의 소설과 에세이, 신문 칼럼을 썼으며 피아노에 노래에 일어는 물론 독어, 불어에 능통하고 미모까지 뛰어났다.

웬 복 받은 인생일까 싶지만 ‘미실’의 작가 김별아가 소설로 그려낸 탄실의 일생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기생이자 첩인 어머니와는 다른 삶을 살고자 자신을 지나치게 단속했으나, 열아홉에 어이없이 성폭행을 당하고 이 사실이 신문에 나면서 헤프고 난잡한 ‘김 양’으로 찍히는 바람에 스스로 결혼을 포기한다. 음악에 기대고 문학을 목발 삼아 혼자 힘으로 삶을 꾸려나가려 무진 애를 쓴 탄실은 조선에선 버티지 못하고 일본으로 가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동경 뒷골목에서 술꾼에게 엿이며 땅콩을 팔다가 결국은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돼 그곳에서 숨을 거둔다.

김명순의 작품과 ‘별건곤’ ‘삼천리’ 등 잡지 기사를 토대로 직조해낸 탄실의 삶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탄실이 지금 태어났더라면 그렇게 고통과 비탄 속에 스러져가진 않았을 테지 싶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혐’은 변함없지만 지금은 연대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으니까 말이다.

지금 여성의 삶은 탄실이 살던 시대에 연원을 뒀을 것이다. 근대가 시작되면서 여성이 직업도 갖고 연애도 한 것인데 그 또한 녹록지 않았다. 당시 전문직 신여성은 영화배우처럼 대중적 관심을 받았는데 “‘자유연애’는 망신살이 무지갯살처럼 뻗칠 것을 각오하고서야 감행할 수 있는 모험이었다”고 한다. 예술비평가 김찬영과는 ‘썸 타는’ 관계였고, 작가 임노월과는 동거하다 헤어진 탄실은 남성 작가와 비평가들의 인신공격적 비난을 받으며 문단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제대로 된 문학적 평가를 받지 못했다.

소설 ‘탄실’을 읽다 보면 교과서에 나온 여러 인물의 민낯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신여성을 증오해 마지않던 김동인, 김억의 사생활을 소설로 쓰며 사적인 감정을 표출한 염상섭, ‘은파리’라는 필명으로 잡스러운 가십성 글을 쓰다 고소당하는  방정환, 잡지 ‘신여자’를 창간하고 임노월을 사이에 두고 탄실과 삼관관계에 있다가 후에 일엽 스님이 된 김원주, 탄실을 강간하고 짓밟아버린 뒤 다른 여성과 결혼해 승승장구하다 초대 육군참모총장이 되는 리(이)응준 등.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 ‘탄실’은 일본의 식민지 조선에서 식민지 남성의 또 다른 식민지였던 여성이 그 굴레를 벗어나고자 뼈아프게 분투하다 좌절한 이야기다. 자의식에 갇혀 스스로를 유폐한 탓도 있지만 출신 성분과 사생활을 까발려 진흙탕으로 처박는 호사가들의 먹이가 된 까닭이 더 크다. 지금 여성의 삶은 탄실의 삶보다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 싶다.                                                           
황금희 | 독서인 hmidong604@daum.net |



저널리즘의 지형

박재영 외 지음
이채
447쪽
2만 8000원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등은 제도화한 학문이다. 그렇다면 언론학은? 신문방송학, 언론홍보학, 언론정보학, 미디어학 등 다르게 칭한다. 언론학은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등과 무엇이 다른가. 최근 사반세기 동안 언론학 관련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메타 분석했다. 저널리즘 연구는 언론학이라는 나무의 뿌리이고, 그 뿌리를 보살피는 이들이 저널리즘 연구자일 것이다.  



술로 만나는 중국·중국인

모종혁 지음
서교출판사
560쪽
2만3000원


중국 각 지방에는 특색 있는 명주가 존재한다. 각 술에는 흥미로운 제주법과 스토리가 숨어 있다. 오랫동안 중국에서 생활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써온 저자는 명주가 몰려 있는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47개 도시와 9개의 소수민족을 선정해 취재했다. 술을 씨줄, 지역을 날줄로 엮은 ‘발로 쓴 중국인의 생활사’이기도 하다. 마오타이 등 명주를 매개체로 대륙 전체를 관통한 역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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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기자, 송홍근 기자, 김윤경 | 번역가, 황금희 | 독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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