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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터뷰

“미국이 北 선제타격하면 서울은 核불바다”

태영호 前 영국 주재 북한 공사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주승현 | 북한이탈주민·정치학박사

“미국이 北 선제타격하면 서울은 核불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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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이 바뀌었습니다.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해’라는 집단주의 정신이 머릿속에 있었어요. 수령에 대한 믿음 또한 존재했고요. 이제는 돈이 없으면 죽는 사회로 바뀌었습니다. 장마당에 나가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먹고사는 사회예요. 신심의 대상이 수령에서 돈으로 옮겨가는 거죠. 북한 노동자가 베트남, 라오스, 아프리카 나라 등에 가서 일합니다. 북한이 과거에 배로 쌀 실어다주면서 돕던 나라에 인력을 파는 겁니다. 북한 사람들이 이 같은 상황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요. 공산 정권에 미래가 있다고 여길까요. 수십 년을 버텼으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는 거죠. 북한 주민들의 마음과 사상이 지금 달라지고 있어요.”

▼ 시장이 북한 주민의 생명줄이군요.  

“김정은이 장마당을 닫으면 폭동이 일어납니다. 장마당에 의지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요. 북한 장마당을 한국 물건과 돈에 의해 가동되도록 만들어야 해요. 정부 주도의 대북 지원을 더는 하면 안 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기도 하고요. 한국이 제재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중국에 제재하라고 말합니까. 대북 지원에 나서면 세계 정치에서 한국이 예측 불가능한 나라가 됩니다.

북한에 전단을 날려 보낼 때 5달러 지폐를 붙인다고 가정해봅시다. 10리 밖에서도 전단을 찾으러 올 겁니다. 북한 주민을 계몽하는 사업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엮어 진행했을 때 효과가 있습니다. 북한 주민에게 직접 돈을 전달해야 합니다. 주민들이 서울 상공을 지향하고 서울로 달려오게 해야 합니다.





“노예해방 위해 일어서야”

“미국이 北 선제타격하면 서울은 核불바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2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동북아 안보 정세 전망과 대한민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원칙 있는 대북 협력이 중요합니다. 한국 농민들이 쌀이 남아돌아 걱정이라더군요. 북한에 쌀을 지원할 때는 이 쌀이 한국 국민이 먹으라고 보낸 쌀이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합니다. 인프라 협력과 관련해서도 이 도로는 한국 국민이 돈을 내 닦은 길이라는 것을 알게 해야죠. 지금까지의 대북 협력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왜 한국은 잘살까 의문을 갖게 해야 합니다. 북한의 교육 체제는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의문이 생기면 알고 싶어 하고, 알아서 해답을 찾으면 행동하는 게 사람입니다.”

신동아가 창간 85주년을 맞은 20 16년 11월호에서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과 공동으로 20세 이상 전국 남녀 1000명을 표본으로 삼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까운 장래에 남북통일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50대 이상은 61.2%, 40대는 61.6%가 ‘원한다’고 답했으나, 20대는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6%로 더 많았다. 30대는 ‘원한다’ 49.2%, ‘원하지 않는다’ 50.8%로 엇비슷했다.

▼ 한국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젊은이들이 “왜 통일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겠습니까.  

“한국의 젊은 세대가 북한을 잘 모릅니다. 호기심도 없고요. 관심 대상이 아닌 거죠. 요즘 강연을 많이 하는데 청중의 90%가 60대 이상입니다. 통일이 언제 이뤄지느냐고 열성껏 묻습니다. 젊은이들은 통일에 대한 절박함이나 분단에 대한 안타까움이 없습니다.”

▼ 통일하면 삶이 더 버거워지리라고 여기는 듯도 싶습니다.  

“뭣 하러 부담을 지느냐는 거죠. 물질적 풍요로움 탓입니다. 이대로 살아도 되는데 복잡해지는 게 싫다는 거죠. 한국 사회가 민주화됐습니다. 지난 시기에는 반공 교육을 철저하게 했죠. 요즘은 반공 교육을 하면 정치 선전으로 욕을 먹습니다. 민주주의에 장점, 단점이 각각 있습니다. 북한 현실을 젊은이에게 똑바로 알려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측면이 있어요.”

▼ 반공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씀인가요.

“북한은 공산주의 사회가 아닙니다. 공산주의는 세습 통치를 반대해요. 북한은 노예주(主)가 다스리는 노예사회입니다. 노예사회를 생각해봅시다. 어떤 느낌이 듭니까. 젊은이라면 노예해방을 위해 일어서야죠. 서구의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자본주의, 공산주의 개념을 다 받아들입니다. 공산주의는 이데올로기의 하나일 뿐이죠. 그러나 노예사회는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되는 체제입니다.”

태 전 공사는 “핵 개발 이후 북한은 대남 전략을 남조선 해방에서 초토화로 바꿨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 핵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을 겨냥한 겁니다. 북한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없애려는 마당에 나를 죽이려는 사람과 결혼할지, 말지 망설이는 겁니다. 통일은 이득, 손해를 계산할 문제가 아니에요. 통일만이 한국 국민이 살아남는 길입니다.”



“핵은 南 겨냥”

▼ 북한의 대남 전략이 언제, 어떻게 바뀐 겁니까.  

“2013년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확대집행회의에서 ‘핵, 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합니다. 북한은 한국과 군비 경쟁을 할 능력이 안 됩니다. 경제력이 안 되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비대칭 무기로 싸우는 수밖에요. 한국을 초토화할 지름길이 핵무기예요.”

▼ 핵, 경제 병진노선이 가능한 얘깁니까. 핵을 가지면 제재를 당하는데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킵니까.  

“북한 체제의 목적은 딱 하나예요. 체제 유지! 암흑시대가 이어져도 김씨 일가의 장기 집권에 도움이 되면 뭐든 다 합니다. 핵무기도 갖고 경제도 발전시켜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겠다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북한에 전기가 부족합니다. 밤이면 평양도 새카맣거든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없는 게 아닙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해결할 수 있어요.”

▼ 핵 포기 후 민수용 원자력발전소를 지으면 된다는 건가요.

“핵 포기 안 해도 가능해요. 김정은이 결심만 하면 외화를 벌 일이 많습니다. 중국이 10년 전부터 단둥-개성-서울을 잇는 고속도로를 놓자고 합니다. 통과료를 북한에 주겠다는 조건이죠. 도로가 이어지면 단둥에서 서울로 가는 차에 화물이 가득 찰 겁니다. 냉장고든, 휴대전화든 배로 가는 것보다 육로로 가는 게 기업 처지에서 유리하니까요. 서울을 찾는 중국 관광객을 실은 버스가 고속도로를 내달릴 것이고요. 북한 농민이 중국에 놀러 가는 한국 관광객과 물자를 가득 실은 차량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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