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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원순 市政은 청천벽력 선거로 심판해야”

‘권토중래’ 오세훈 前 서울시장의 총선·대선 생각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박원순 市政은 청천벽력 선거로 심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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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자가 도덕성이나 공신력을 갖춰야….

“그런 가치를 국민에게 설파하고 정신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본인이 일단 그런 덕목을 체화해야 하겠죠. 도덕성과 신뢰는 정말 이 시대 사람들이 갈망하는 지도자의 덕목이 됐습니다. 아마 다음 대통령에게도….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는 솔선수범 이상 좋은 게 없죠. 지도자는 모든 것을 입보다 솔선수범으로 보여줘야 하니까.”

▼ 차기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요구되는 덕목도 그런 것이다?

“다음 지도자는 고속성장 과정에서 혜택을 본 분들에게 ‘이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동참해달라’고 호소해야 해요. 그러려면 지도자 자신이 살아온 이력에 흠이 없고 자기 삶에 자부심이 있어야겠죠. 그래야 듣는 사람이 기꺼이 믿고 자기 것을 내놓겠죠.”

▼ 차기 대통령이 젊은 대통령이면 더 낫다고 봅니까.



“‘젊어서 가능, 나이 들어 불가능’ 이렇게 이야기하면 연세 있는 분들이 동의하겠어요? 물리적 나이로 구분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마음이 젊어야 하고, 생각이 젊어야 하고, 세계적 트렌드를 알아야 하죠.”

▼ 일전에 “어울려서 하는 진짜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계파정치’와는 다른 건가요.

“제가 30대 후반에 정치권에 들어왔을 때 ‘오죽 못났으면 패거리 지어 정치하나’라는 모자란 생각을 했어요. 이후 경험이 쌓이면서 세상을 바꾸는 건 사람들의 힘이라고 생각했죠. 무조건 사람 모으는 건 계파정치죠. 어울려서 하는 정치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는 정치입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폭발적 에너지로 정치를 하고 싶다는 뜻이죠. 소통이 화두인데, 리더는 자판기가 아닙니다. 대중이 원한다고 다 들어줄 순 없죠. 대중보다 반 보 앞서면서 비전을 제시하고 잘 설득하면 소통할 수 있다고 봐요.”

“저한테 물어본 적 없으니까”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 전 시장의 정책을 자주 뒤엎었다. ‘오세훈 지우기’라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 재임 중 조성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유튜브를 보니 외국인들이 ‘우주선 같다’며 좋아하는 것 같아요. 디자인 서울, 서울 대기 질 개선, 외국인 관광객 증대, 마이스(MICE, 회의·인센티브 관광·컨벤션·전시회) 계획 같은 일을 해놓은 것으로 아는데….

“제가 시내버스 9000대의 경유 엔진을 매연 안 나오는 CNG 엔진으로 바꿨죠. 이후 서울 공기가 맑아졌어요. 제주도 공기 수준에 가까워요. 지금 가끔씩 뿌연 건 거의 다 중국에서 온 겁니다. 취임 때 서울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일본 관광객이 1위였죠. 저는 중국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예견했어요. 그래서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꿨습니다.”

▼ 어떻게요?

“제가 말했습니다. ‘중국인과 일본인이 경복궁이나 전통문화 보러 서울에 오겠나. 아니다.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한강이나 남산이 관광자원이다. 쇼핑하는 게 즐거워야 하고, 거리를 걷는 게 즐거워야 한다. DDP나 세빛둥둥섬 같은 것도 필요하다….’ 이게 적중했어요. 요즘 DDP에서 샤넬 같은 명품 브랜드가 론칭쇼를 해요. 홍콩, 상하이, 도쿄에서 하는 걸 서울이 DDP로 빼앗아온 거죠. 어제 세빛둥둥섬엘 갔더니 중국 관광객들로 미어터져요. 9월 초의 맑은 공기, 한강과 녹지, 인공섬, LED 조명, 낙하분수…이런 게 중국인들에게 이국적으로 받아들여져요. 외국인은 서울을 드라마와 건축물로 이미지화합니다. 드라마 보고 서울에 왔는데 볼 만한 게 없다, 이러면 실망하겠죠. 그래서 서울을 소비하는 관광객들에게 DDP와 세빛둥둥섬 같은 감성 인프라를 제공해야 해요.”

▼ 박원순 시장과 그 주변에선 이를 ‘토건사업’ ‘전시행정’으로 비판해왔죠.

“초창기에 그러셨죠. 의미를 전혀 모르셨죠. 알 수 있나요? 저한테 물어본 적이 없으니까. 시민단체들은 DDP가 역사유적을 허문다고, 세빛섬이 한강을 망친다고 비난했죠. 이들은 인공적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 자체를 죄악시합니다. 오직 한 가지 가치에 몰두해요. 박 시장은 이런 시민단체들의 연합군으로 당선됐고요. 그러니 극단적 정책을 쓰는 거죠. ‘시민단체가 반대하는 걸 오 시장이 했어? 그러니 나는 이걸 다 백지화해야겠어.’ 이런 생각이 강했겠죠. 재선 시장이 된 뒤론 박 시장도 회귀했죠, 유턴했죠. 몇몇 분은 박 시장에게 ‘아무것도 안 한 시장이 되겠다고 하더니 왜 오 시장이 가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느냐’라고 비판해요.”

▼ 박 시장은 마이스를 숙원사업으로 추진 중인데요.

“제가 서울시의 6대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하던 사업이죠. 제 재임 시절에 서울이 이미 세계 마이스 5위였어요. 제조업 없는 서울시는 관광과 마이스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해요. 박 시장이 새삼스럽게 마이스를 강조하는 것도 똑같은 이유죠. 그분은 처음엔 그 가치를 몰랐어요. 그러니 마이스 공간으로 만든 DDP와 세빛섬을 적대시한 것 아닙니까. 아마 몇 년 일하면서 뼈저리게 깨달은 듯해요.”

“시장이 허락만 하면 되는데…”

오 전 시장은 은평구 옛 국립보건원 터에 40층 랜드마크 빌딩, 대공연장, 행복타운, 상업시설, 문화시설을 들이는 계획을 추진했다. 박 시장은 2014년 이를 백지화하면서 도시농업체험장 등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정몽준 전 의원은 “이 땅에 박 시장이 민주노총을 비롯한 수십 개 진보단체를 수의계약으로 입주시켰다”고 지적했다.

▼ 국립보건원 터 활용을 놓고도 박 시장은 이른바 ‘오세훈안’을 백지화했는데요.

“박 시장이 그 공간에 대한 관(觀)이 뚜렷하지 않을 때 용도를 결정한 거예요. 전임 시장이 결정해놓은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시 공무원 수만 명의 중지를 모은 결정이었어요. 그런데 전임 시장의 결정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들이 비판한다는 이유로 백지화해요.”

▼ 어느 안이 은평 주민에게 더 유리할까요.

“저는 거기를 관광객이 모여들고 호텔이 집적되고 컨벤션이 집중되는 고급 도시로 만들려 했어요. 박 시장은 강북 발전을 고민하는 시장이라면서 이미 세워둔 중점발전 계획을 없애고 그런 기능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용도로 바꿨어요. 은평 지역 시민들에겐 청천벽력이죠. 이제야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좌절할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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