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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천하람 “尹, 한동훈에게 공간 열어줄 생각 없다”

김앤장→국민의힘→제3지대… 86년생 개혁신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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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4-01-24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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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정치를 너무 낭만적으로 봤다

    • 공정한 경쟁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

    • 박정희보다 박근혜가 낫다고 한 이유

    • 한동훈 메시지, 與 주류와 다르지 않아

    • 강남 우파? 황교안·원희룡도 과거엔…

    • ‘김건희 특검’ 표현 싫은 韓의 한계

    [영상] 천하람 직언직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는데, 왜 정치하면서 사서 고생하냐”고 묻자, 천하람(38)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옅은 웃음기를 머금은 채 말했다. “재밌어서 한다. 변호사를 해도 한분 한분의 삶에 도움을 드릴 수 있다. 그것도 보람과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공동체를 더 낫게 만들기 위해 상상하는 일이 즐겁다. 나한테 잘 맞는 일이다.”

    그는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젊은보수’를 꾸렸다. 그의 정치적 원점이다.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주축을 이뤘다. 이후 “젊은보수가 미래통합당 안에서 사내 벤처처럼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면 가겠다”(2020년 2월 ‘주간동아’ 인터뷰)면서 거대 정당에 둥지를 틀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29일 국민의힘을 탈당했으니 공언(空言)이 됐다. 1월 9일 만난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1월 9일 ‘신동아’와 인터뷰하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 [지호영 기자]

    1월 9일 ‘신동아’와 인터뷰하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 [지호영 기자]

    사내 벤처 실험은 실패했나.

    “실패했다. 불가능한 얘기다. 내가 정치를 너무 낭만적으로 봤다.”

    젊은보수의 동료들은 직업 정치인 되기가 부담스러웠나 보다.

    “국회의원 내지 지방의원으로 자리 잡지 못하면 정치를 지속하기 어렵다. 원외 정치인이라는 장르는 대부분의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빼고는 원외 정치인이라는 장르가 드물다. 원외 정치인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다섯 손가락을 넘지 않는다. 나는 운 좋게 그 루트를 탈 수 있었지만 누구나 탈 수 있는 루트는 아니다.”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서 14.98%를 득표했다. 이를 토대로 당내에 남아 기득권과 싸울 수도 있지 않나.

    “12척의 배도 없었다. 15% 남짓 득표율도 솔직히 얘기하면 이준석 위원장의 지지층이다. 당내에서 개혁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의원이 12명 있었다면 판단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번 공천으로 당내에 개혁 성향 세력이 충원될 가능성도 없어 보였다. 정치는 현실이다. 세력 구축이 불가능하다고까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순천 살면서 회색분자 되는 것 같다

    젊은보수 대표일 때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감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이 이 문제를 ‘강하고 선명하게’ 주장하지 않는다면서 “노인층과 서민층 표가 떨어져 나갈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라고도 했고. 이 말만 놓고 보면 기존 보수정당보다도 더 오른쪽에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신당이 내건 ‘사회적 보수’와도 결이 다르다.

    “순천에 살면서 회색분자가 되는 것 같다. 정치를 시작할 때는 국가가 세금을 많이 거둘 생각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적극적인 감세 정책이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봤다. 지금도 그런 생각은 일부분 갖고 있다. 그런데 국가 운영에서 그것만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정한 경쟁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 경쟁에 참여하기조차 어려운 분들에 대한 포용과 동행을 점점 고려하게 된다.”

    이런 유의 질문이 유쾌할 리는 없다. ‘왜 말이 달라졌느냐’ 따지는 투니 대거리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대개의 정치인은 표정으로 불쾌감을 표시한다. 그러면서 큰 틀에선 같은 입장이라고, 자신은 일관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항변한다. 한국 정치는 이런 태도가 만연한 탓에 초라해졌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유명한 말처럼 ‘사실이 달라지면 생각을 바꿔야(when the fact change, I change my mind)’ 한다.

    불평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 깊어진 셈인가.

    “그렇다. 서울에 살 때는 서울이 싱가포르처럼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완전히 버린 건 아니다. 다만 지방 도시, 그중 광역시도 아니고 중형 도시에 살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비효율적 투자를 지역에 해야 할 때도 있다.”

    지방에서 젊은 부부가 겪는 가장 큰 고민은 교육이다. 살아보니 어떤가.

    “지역에서 적당히 먹고살 만한 직장이 있는데도 서울로 가는 분들이 있다. 지역에 남아 있으면 마치 2류가 된 것 같은 인상을 갖기 때문이다. 지역의 거점 국립대가 지역 인재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돈을 쏟아부으면 된다. UCLA, UC버클리 등 미국 UC 계열 대학이 잘나가는 이유는 캘리포니아에서 조 단위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거점 고등학교도 육성해야 한다. 사교육의 질에서는 서울을 따라갈 수 없으니 지역에서 우수한 인재를 지키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거점별로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는 대규모 기숙 고등학교 모델도 가능하다.”

    민주당도 균형발전을 위한 투자는 주장한다. 무엇이 다른가.

    “민주당은 여러분의 삶을 정부가 책임져주겠다고 한다. 우리는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도전자 정신이 살아 있는 내일을 지향한다. 결과의 균등보다 기회의 공정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박정희보다 김대중을 더 높이 평가하는 보수 정치인’으로 규정돼 있다.

    “내가 산업화 세대였다면 평생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칭송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 세대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1980년 광주나 1987년 서울에서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사람들이 그 업적으로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모습도 어느 정도 이해한다. 나는 현대의 헌법 정신을 갖고 과거 정치인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지도자여도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보다 더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게 현대의 헌법 정신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중에 누가 더 나으냐 물어도 나는 선출된 지도자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정상적으로 정치가 작동하려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 세련된 윤석열이라는 비관론과 차세대 보수를 상징하는 새 인물이라는 낙관론이 공존한다.

    “한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개딸 전체주의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국민의힘 주류와 크게 다른 메시지는 안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이) 젊은 세대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고 하지만 여론조사로 증명된 바 없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이나 환호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확장적 면모는 지금까지는 안 보인다.”

    한 위원장이 강남 우파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자식이 좌파건 우파건 강남에 살았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욕망을 자극한다는 해석이다.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도 커리어가 어마어마한 분이다. 과거 보수정당이 세련된 엘리트를 내세웠을 때마다 되풀이됐던 일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한때 그런 역할을 했다. 어젠다와 비전이 동반돼야 하는데, (한 위원장이) 이를 보여줄 공간이 없다.”

    공간이 없다는 말은, 윤 대통령에게 매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인가.

    “대통령도 공간을 열어줄 생각이 없는 것 같고, (한 위원장) 본인도 거기서 이탈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많은 사람이 총선 이후에 하자는 절충안을 제안했다. 정상적으로 정치가 작동하려면, 대통령실이 공간을 열어주고 한 위원장이 한 번은 던져야 한다. ‘특검을 받는 대신 총선 끝나고 하자’고. 그러면 민주당이 안 된다고 할 테고, 그때 한 위원장이 ‘그것 봐라. 총선용 기획이니 받을 수 없다’면서 최소한의 명분을 챙겨야 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이조차 할 공간을 안 열어줬다. 공간이 없으면 공간을 만드는 게 정치인의 임무다. (한 위원장은) 그럴 의지도 없어 보인다.”

    최근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김건희 리스크’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나.

    “조사마다 다르지만 여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60~70% 된다. 보수층에서도 40~50% 된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비대위원 중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사람이 한둘은 있어야 한다. 그런 목소리가 처음 튀어나온 셈인데 무슨 의미가 있나. 한 위원장은 지금도 ‘김건희 특검’이 아니라 ‘도이치 특검’이라고 한다. 처음에 듣고 독일을 특검하자는 얘긴 줄 알았다.”

    그가 이번에는 말머리를 김건희 여사로 돌려 부연했다.

    “(김 여사) 본인은 성찰이나 반성하는 모습이 안 보이는데, 집권여당 비대위원에게서 제도로 영부인을 옭아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불행한 상황이다.”

    인터뷰 이후인 1월 21일 윤 대통령이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표면상 드러난 이유는 총선 공천 문제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한 위원장의 태도 변화에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해석이 많다. 앞서 같은 달 18일 한 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관해 “‘함정 몰카(몰래카메라)’이고 그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은 맞다”면서도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과 관련해 “순천에서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지호영 기자]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과 관련해 “순천에서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지호영 기자]

    ‘이삭줍기’ 아니라 ‘알곡줍기’

    그가 속한 개혁신당에는 현역의원이 없다.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허은아 의원은 탈당과 동시에 의원직을 잃었다. 현역의원 숫자는 총선의 ‘실탄’ 격인 국고보조금과 연동돼 있어 의미가 작지 않다.

    접촉 중인 현역의원 숫자가 5~10명 선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 합류를 확정적으로 이야기한 분도 있다. 대부분의 의원은 우리와 구체적 내용에 대해 상의하고 있지만 아직 합류를 공식화하지 않은 경우다. 신당에 올 수도 있겠다는 전제하에 우리와 질문을 주고받고 있는 점을 기준으로 하면 10명은 된다.”

    총선 전 교섭단체 구성이 신당의 목표인가.

    “그 자체가 목표라기보다는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삭줍기’가 아니라 ‘알곡줍기’도 가능한 상황이다. 각 당에서 의미 있는 정치 활동을 해온 소신파 의원들이나 중진들이 권력자에 의해서건 극렬 지지층에 의해서건 배제당하는 상황이다. 그러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양질의 여야 국회의원을 합류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양당이 공천을 민주적으로 공정하게 할 것 같지도 않다. 이탈하는 알곡의 숫자가 20명 이상이 될 수도 있겠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려면 지지율이 중요한데,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은 12% 안팎에서 횡보한다.

    “우리도 아쉽게 생각한다. 지지율을 높여 이분들(현역의원들)이 걱정 없이 합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떴다방’ 정당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의 큰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정당이라는 점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원칙과상식’ ‘새로운선택’ ‘한국의희망’을 아우르는 연합전선 가능성은.

    “다 장단점이 있다. 개혁신당 처지에서 고심하는 점은, 서로 정체성이나 경쟁력을 어느 정도 온존하면서 연대하는 게 가능할지 여부다. (이를 위한) 형태나 명분을 고민하고 있다.”

    자칫 연대 과정에서 서로의 지지층이 실망해 빠져나갈 수도 있다.

    “거기에 더해 내부에서 지분 싸움만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서로의 스타일을 존중하지 않다가 분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정책과 노선에서 토론은 해야 하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이 결여돼서는 곤란하다. 면밀히 고민하고 있다.”

    제3지대 빅텐트의 실패 사례가 바른미래당이다. 영남 개혁보수와 호남 중도가 결합했지만 요란한 다툼 끝에 단명했다.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을 반면교사 삼으려 노력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어마어마한 당세와 지지율을 갖고 시작했다. 그러다 점점 사람이 떨어져 나가면서 당세가 빠지는 형태였다. 우리는 이준석 대표 혼자 갈빗집에서 창당 선언을 하고 점점 사람이 붙는 상승 곡선을 그리자고 했다.”

    걸리적거릴 것은 없다는 투로 말하던 그가 숨을 고르더니 이런 말을 덧붙였다. 기실 제3지대 합종연횡의 골간이라는 인상이 든다.

    “자칫 너무 우리 위주라는 오해를 살까 봐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가치체계를 세워야 한다. 가치체계라는 건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의 미래 담론이 돼야 한다. 젊은 세대의 집단지성이 작동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돈과 조직이 중요한 (기성) 정치의 모습을 바꾸려 노력하는데, (제3지대에서) 연대하거나 합당했을 때도 우리가 중시하는 이와 같은 방법론이 존중받을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정책 노선보다 더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문제 같다.

    “정치하는 스타일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 이준석 대표도 나도 (이슈 대응이) 빠르다. 이슈가 생기면 회의에서 정하는 게 아니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바로 올린다. 이낙연 전 총리 눈에는 가볍고 경솔해 보일 수도 있다. 반대로 우리가 이낙연 전 총리를 보면 ‘왜 이렇게 느리지’ 할 수 있는 거다. 잘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서로에 대한 존중이나 이해가 부족하면 쓸데없는 것 갖고 싸우게 된다. ‘대의를 위해’ 이런 소리 말고 각자의 방법론과 스타일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터놓고 얘기해야 한다.”

    벌써부터 바가지 긁는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합류하나.

    “유 전 의원에 대해선 말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럽다. 우리는 당연히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다. 유 전 의원의 결단이니 우리가 이래라저래라 할 상황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제3지대에 있는 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에게 ‘좋아하는 보수 정치인’을 물었을 때 유승민과 천하람이라는 답을 들은 적이 있다. 천하람에 관해선 “센 단어를 쓰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으로 보수의 이야기를 하고, 또 진보 쪽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설명이 딸려왔다. 조성주의 평을 전하며 물었다.

    강경한 레토릭을 쓰는 정치인이 넘치는 시대다. 그 길을 가지 않는 이유가 있나.

    “내 지역구가 순천이기 때문이다. 강경한 발언을 하면 순천에서 얼굴 못 들고 다닌다. 나는 (유권자에 대한) 많은 설득이 필요한 지역구이기 때문에 지역 주민이 어떻게 생각할까 염두에 두면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설득의 언어를 쓰게 된다. 순천이 지역구여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이득을 봤다. 정치하는 스타일이 확립됐고, (국민의힘 시절) 당 내부에서 쓴소리를 강하게 해도 국민의힘 지지층조차 ‘천하람 저 친구는 호남에서 정치하니 어쩔 수 없지’라면서 봐주는 경우도 많았다.”

    말을 듣고 보니 정치인들이 최소 한 번은 험지에 출마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동의하지 않는 국민을 설득해 결론을 끌어내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면 나는 매우 좋은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또 순천에 출마하나. 아니면 신당의 전략적 고려를 명분으로 고향인 대구에 출마하나.

    “내가 개혁신당이 아니고 존재감이 적었다면 조용히 순천에 출마해 8% 받고 낙선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개혁신당의 깃발을 들고 순천에서 낮은 득표를 하면 개혁신당이 우스워진다. 가족과 순천으로 이사해 4년간 나름 열심히 했다. 순천에서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 이런 개인적 욕심을 위해 개혁신당 동지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순천에) 출마했을 때 개혁신당을 욕 먹일 정도의 지표가 나온다면 다른 지역 투입을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전략적 유연성은 열어두고 있다.”]

    순천 출마를 가장 원하는 것 같다.

    “순천에 출마해 당선되면 가장 좋고, (그게 아니어도) 의미 있는 득표를 통해 개혁신당이 호남에 교두보를 마련한 뒤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내는 게 지금의 목표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그와, 서울 출신인 그의 아내는 지금도 순천에 산다. 장인·장모까지 모시고 순천에 간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9살 된 아들은 순천 시내 초등학교에 다닌다.

    가족들은 연고도 없는 순천에서 출마한다고 했을 때 놀랐을 것이고, 이번엔 비유하자면 대기업을 나와 스타트업을 차리겠다고 해서 또 걱정하겠다.

    “엄청 걱정한다. 내가 순천에 출마 안 할까 봐 벌써부터 바가지 긁는다. 순천에 출마하지 않을 거면 우린 여기 왜 온 거냐고.(웃음)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동아 2월호 표지.

    신동아 2월호 표지.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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