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호

공산주의 이전 중국 전통문화의 精髓 ‘션윈’

2월 국립극장 데뷔 앞둔 월드 클래스 공연 세계인 사로잡다

  • reporterImage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23-02-01 10: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중국 아닌 뉴욕에서 제작된 ‘미국’ 공연

    • 무대 위에서 되살린 5000년 문명…눈과 귀로 즐기는 환상적 예술

    •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세계 곳곳에 희망 메시지 전파

    • 5대양 6대주 20여 개국 180여 도시 투어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뉴욕 링컨센터 커튼콜.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뉴욕 링컨센터 커튼콜.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션윈 여성 무용수들.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션윈 여성 무용수들.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공연이 있다. 영화 ‘아바타’ 미술감독으로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로버트 스트롬버그(Robert Stromberg)는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색채, 조명, 무용 모든 것이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고 평했다. 저명 첼리스트 크리스틴 발레프스카(Christine Walevska)는 “이 세상 음악이 아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만약 해야만 한다면 ‘신성’ ‘부활’ ‘희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는 말로 감동을 전했다.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수상 배우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은 “완벽하게 아름답다. 나와 아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패션 브랜드 DKNY 설립자 도나 캐런(Donna Karan)도 “넋을 잃게 하는 공연이다. 아름다움의 시너지와 움직임, 무용수들이 하나로 일치돼 움직이는 것이 정말 아름다웠다. 마치 뉴욕에서 중국을 여행하는 기분이었다”고 극찬했다.

    서로 다른 국적, 직업, 배경을 가진 이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 찬사를 쏟아내는 이 공연은 바로 ‘션윈예술단(神韻藝術團·Shen Yun Performing Arts) 월드투어’다. 션윈(神韻·신운)은 ‘천상의 존재가 추는 춤의 아름다움’을 의미한다고 한다. 천상의 존재는 다름 아닌 ‘신(神)적 존재’다.

    고대 중국은 ‘신성한 땅(神州)’으로 불렸다. 만인지상의 천자(天子)부터 무명의 백성(百姓)까지 황허(黃河) 문명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문화·문명을 ‘신(神)의 선물’로 여겼다. 중국인들은 이를 기반으로 전통극, 무용, 건축, 무술에 이르기까지 ‘중국적 전통’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1949년 중국 공산혁명이 일어난 후 수천 년 전통의 ‘신전문화(神傳文化)’는 파괴되거나 잊혔다.

    션윈예술단이 무대 위에서 재현하고자 하는 것은 신성한 존재들이 인간 세상을 거닐던 시절, 대를 이어 영감(靈感)을 남긴 찬란한 시절이다. 각기 다른 국적, 배경을 가진 예술단 구성원들은 중국 전통문화 재현이라는 기치 아래 혼연일체가 돼 무대 위에서 신적 존재의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무용수의 동작 하나하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표 하나하나에 이러한 가치가 담겨 있다. 션윈예술단은 5000년 역사의 중국 전통문화가 남긴 풍부한 유산을 예술 형식으로 복원해 관객에게 시현하고 있는 것이다.

    고대 삼황오제(三皇五帝)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5000년의 장구한 역사를 소재로 한 션윈 공연은 20개 전후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전설, 민담, 역사적 사실을 넘나들며 중국 전통문화의 정수(精髓)를 재현한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서유기(西遊記)’ 등 소설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다. 이런 고전들을 통해 인의예지신, 믿음, 도덕 등 전통적 ‘가치’를 관객에게 일깨워주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신념 때문에 탄압받는 사람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려내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SF영화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 설정집 작가로 널리 알려진 고고학자 데이비드 웨스트 레이놀즈(David West Reynolds) 박사는 “션윈 예술감독의 작품을 역사책이 아닌 동시대에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중국 문명은 위대하지만 많은 것이 소실됐다. 다행히 션윈은 늦기 전에 중국 문명을 보존했다. 이 공연은 언젠가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아름다운 매화.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아름다운 매화.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션윈 남성 무용수들.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션윈 남성 무용수들.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완벽하고(exquisite), 신비롭고(ethereal), 탁월하고(excellent), 심오하고(esoteric), 흥미진진하다(exciting)” - 스테이지 위스퍼스(Stage Whispers)
    “아름답다. 전통적 재능의 완전한 경지” -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
    “진정으로 중요한 예술, 션윈” - 더 가제트(The Gazette)
    “컬러와 사운드의 폭발… 활짝 핀 중국 문화” - 샬롯 옵서버(Charlotte Observer)
    “더 오래도록 보고 싶게 만드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공연” — 오페라 온라인(Opera Online)


    션윈은 중국 고전무용의 아름다움을 무대 위에서 살렸다. 2016년 미국 특허를 받기도 한 대형 3D 애니메이션 스크린 기술을 접목해 관객들에게 시공을 초월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션윈 공연은 ‘눈’뿐 아니라 ‘귀’도 즐겁게 한다. 션윈 공연의 감동을 배가하는 주인공은 전속 오케스트라다. 션윈의 모든 음악 작품은 동·서양의 음악적 전통을 완벽하게 결합하고 있다. 서양식 풀 사이즈 오케스트라를 기본으로 중국 전통악기의 독특한 음색을 더했다. 중국 고대로부터 전해진 심금을 울리는 선율이 서양 교향악을 배경으로 생생하게 재현된다. 션윈 오케스트라 음악은 클래식 음악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션윈예술단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 공연 단체다. 2006년 미국 뉴욕주에서 거주하던 중국인 공연·예술 분야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션윈예술단에 주어진 미션은 중국 전통문화 부활이다.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등을 거치면서 소실되다시피 한 중국 전통 가치와 문화를 부활시켜 세계인과 함께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션윈예술단은 중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인에게 전하는 방법으로 중국 고전무용을 선택했다. 언어 장벽을 초월해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보편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나비의 작은 날갯짓은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관객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순도 100% 중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열광했다. 2007년 첫 월드투어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션윈예술단의 양적·질적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설립 17년 만인 2023년 현재 같은 규모의 8개 예술단으로 성장했다.

    10여 년 세월 동안 작품성과 예술성을 검증받은 션윈예술단은 세계 정상(頂上)의 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미국 뉴욕 링컨센터, 워싱턴DC 케네디센터, 영국 런던 로열 페스티벌 홀, 프랑스 파리 팔레 드 콩그레, 일본 도쿄 오페라시티극장 등이다. 2023년 2월 한국에서도 공연을 볼 수 있다.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아름다운 션윈 무용수.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아름다운 션윈 무용수.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션윈 오케스트라.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션윈 오케스트라.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션윈이 특별한 9가지 이유
    △잃어버린 유산 되찾는 공연 △중국 고전무용의 아름다움 △동서양 결합한 오케스트라 △전통 벨칸토 창법 부활 △찬란한 무대의상과 색채 △전통 기법 무대 연출 △혁신적 3D 프로젝션 △내면 수양 구현 △매년 완전히 새로운 작품


    과거와 현대,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공연예술을 전수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션윈예술단은 후진 양성을 위해 미국 뉴욕주에 페이톈예술학교(Fei Tian Academy of the Arts)와 페이톈대학(Fei Tian College)을 설립했다. 두 학교는 줄리아드스쿨(The Julliard School) 같은 세계적 공연·예술학교를 지향한다.

    ‘중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완벽히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션윈 공연은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본토에서는 상연되지 못하고 있다. ‘공산중국’이 중국 전통문화와 가치를 담은 공연을 불편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자유중국(自由中國)’ 대만(臺灣)에서는 호평 일색이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지난해 공연에 앞서 발송한 축전에 “션윈예술단이 대만에서 순회공연을 펼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깊고도 정교한 동·서양 무용 예술의 부활과 촉진을 기대하며, 전통음악의 고아(古雅)한 운율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전 세계 공연계 흥행과 규모 면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 가는 션윈 월드투어는 2022년 12월 막을 올렸다. 2023년 5월까지 전 세계 5개 대륙, 20개 이상 국가, 180여 도시의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는 2022년 12월, 일본 공연을 시작으로 한국·대만·호주·뉴질랜드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한국에서는 2월 초부터 부산과 서울에서 공연이 예정됐다.


    한국인 수석무용가·안무가 김지성

    션윈예술단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김지성 수석무용수 겸 안무가.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션윈예술단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김지성 수석무용수 겸 안무가. [©2023 Shen Yun Performing Arts]

    총 8개 예술단으로 구성돼 매년 월드투어 공연을 하는 션윈예술단에서 ‘한국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지성 수석무용수 겸 안무가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국 고전무용을 무대에 올리는 션윈예술단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을까.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한국인’으로서 ‘중국’ 고전무용 공연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션윈 공연 초창기인 2007년 공연을 볼 기회를 얻었다. 첫 공연을 보고 매료됐다. 무엇보다 전통문화를 부활시키는 공연이라는 점이 감동을 안겼다. 그때부터 션윈예술단 일원이 돼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꿨다.”

    무대에 서기까지 과정은.

    “션윈예술단에서 전문적인 교육·테크닉을 전수하기 위해 설립한 미국 뉴욕주 페이톈칼리지(Fei Tian College) 학부를 우등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 무용 기술 연마뿐만 아니라 중국 전통문화, 문사철(文史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었다. 인문학적 소양을 무대 위에서 무용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훈련을 받은 셈이다. 2013년 션윈예술단에 정식 입단해 지금까지 800여 회 무대에 섰다. 2018년부터 수석무용수로, 2019년부터는 안무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무용에 이어 안무까지 1인 2역을 하기 어렵지 않나.

    “열일곱 살부터 독학으로 안무를 공부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습작(習作)을 써서 학교 축제에 출품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국제 콩쿠르에 출전하는 동료 무용수의 안무를 짜주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이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일정 수준에 올랐다. 그러다 영광스럽게도 션윈예술단 ‘최연소 안무가’로 활동하게 됐다.”

    전 세계에서 공연하며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션윈 공연의 지향점은 ‘중국 전통문화 부흥’이다. 근본적으로 신(神)에 대한 경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대표되는 도덕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린 한국도 이러한 사상, 가치를 중히 여긴다. 션윈 월드투어 공연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보편적 가치와 진리를 무용이라는 수단을 통해 알리고 공유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즐거움도 빠트릴 수 없다.”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쉽게도 2022-2023 월드투어에서 내가 속한 공연단은 북미·유럽 공연을 맡아 한국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지는 못한다. 다만 여러 어려움 끝에 2월 서울, 부산 등지에서 동료들이 공연한다. 션윈 공연을 통해 한국인도 세계인이 받은 감동을 느껴보길 희망한다.”



    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영상] “오염·변질 86세대 운동권 정치인, 민주화 주역도 아니다”

    “한국人 이야기, 일본 젊은이들도 알고 싶어 해요”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