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대표도시’를 외치는 류화선(60) 파주시장의 목소리는 크고 거침없다. 파주시를 이끄는 리더로서의 자부심이 배어난다. 그의 말대로 파주는 서울의 중심에서 북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경기도 서북단에 위치한, 한반도의 ‘배꼽’에 해당하는 도시다. 자유로, 통일로, 경의선 철도 등이 놓인 교통의 요충지며 한강과 임진강의 합류지점으로 풍부한 수자원과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과 같은 생활권이자 인천 신공항, 항만과의 접근성도 탁월하다.
파주는 이 같은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삼국의 각축장이었으며 고려시대 송도의 동교, 조선시대 한양의 서교로서 교통의 요지 및 수도 방비의 군사요충지로 자리 잡아왔다. 조선 광해군 때는 왕기가 쇠한 한양을 버리고 파주 교하로 수도를 옮기자는 교하천도론(交河遷都論)이 제기됐던 길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한의 최북단 지역, 비무장지대(DMZ)와 접한 파주는 분단된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오랫동안 전쟁을 상징하는 ‘군사도시’의 이미지가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파주는 많이 변했다고 봅니다. 외형적으로도 크게 성장했고요. 무엇보다도 도시 이미지가 확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파주는 과거 군사도시의 이미지가 전부였죠.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최첨단 기업도시, 유비쿼터스 도시, 열린 도시…. 이미지가 달라졌어요.”
행정혁신, 파주의 도전
실제로 최근 파주는 여러모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교하신도시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LCD 첨단산업 클러스터도 완성 단계에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헤이리 예술가 마을, 출판단지, 영어마을, 임진각 평화누리 등이 조성돼 문화·예술·관광도시로도 자리매김 중이다. 오는 9월 이화여대 캠퍼스 공사가 착공을 앞두고 있으니 오랜 숙원이던 명문 종합대학 캠퍼스도 조만간 갖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류화선 시장은 겉으로 보이는 이러한 양적 성장에 앞서 파주라는 도시에 몸담고 살고 있는 시민들의 인식변화에 대해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파주의 거리 보셨나요? 담배꽁초나 쓰레기더미도 없고 불법주차나 노점상도 없어요. 정말 깨끗하죠? 대한민국 어느 도시보다 깨끗하다고 자신합니다. 거리만 깨끗한 게 아니에요. 공무원도, 시민도 깨끗한 도시예요. 개발도시임에도 부정부패 연루 사건이 한 건도 없었고, 시민사회에 정직한 문화가 확산돼 있습니다. 고품격 도시의 기반이 다져진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