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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대출, 직원비리, 과다결손 이사장·감사 非전문·無책임 탓

사고, 또 사고…새마을금고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불법대출, 직원비리, 과다결손 이사장·감사 非전문·無책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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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감시체계

불법대출, 직원비리, 과다결손 이사장·감사 非전문·無책임 탓
왜 유독 새마을금고에 이런 사고가 많을까. 단위 새마을금고에서 10년 넘게 상무로 재직한 이모 씨는 “새마을금고의 부실 대출과 임직원 비리는 필연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은행은 보통 7, 8단계를 거쳐 대출이 이뤄진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과장 등 담당 직원이 서류를 작성해 올리면 상무가 도장 찍고, 이사장이 도장 찍으면 끝이다. 또한 은행은 담보대출을 할 때 대부분 감정원 감정을 받는 데 비해 새마을금고는 5억 원 넘을 때만 감정원 감정을 받고 그 이하는 대개 직원이 직접 감정해서 결정한다.”

부실 대출을 막기 위해 새마을금고는 대출 업무를 맡지 않은 직원들로 대출심사위원회를 꾸려 운영한다. 하지만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위원회가 얼마나 철저하게 감시할지 의문이라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이사장과 감사가 금융에 문외한인 경우다. 담당직원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얼마든지 부실 대출을 해주고 횡령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에서 이사장과 감사가 금융 업무를 모른다면 그런 사실을 파악하기 힘들다.”



단위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감사의 전문성을 확인하기 위해 새마을금고중앙회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개인정보라 제공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전국 지역 새마을금고 1284곳 가운데 금융업계 상근 경력이 있는 이사장을 둔 곳은 198곳으로 전체의 20%도 되지 않았다. 감사는 79곳에 그쳤다.

단위 새마을금고의 자체 감시장치가 미진하면 상급기관인 새마을금고중앙회, 행정자치부 등에서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한 듯하다. 행정자치부에서 새마을금고지원단을 운영하지만 인원이 12명뿐이고, 그나마 감사 인력은 그중 절반도 안 된다.

자산이 1000억 원 이상인 단위 새마을금고 300여 개는 외부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고, 잠재적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한 40개 금고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직접 점검한다. 나머지 1000개가 넘는 대다수 단위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자체적으로 감사하는 실정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모든 단위 새마을금고를 해마다 감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고 수습 과정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부실 대출이 직원의 부정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최종 결재를 한 이사장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새마을금고법에 따르면 ‘현직 이사장이 업무관련자인 경우 해당 금고 감사가 대표권을 행사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통해서 확정판결을 받아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금융사고가 나면 감사가 민사소송 등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책임소재와 배상범위를 명확히 판결받아야 한다. 하지만 진선미 의원에 따르면 감사가 법적 조치를 취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또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결재 라인에 있는 관계자들이 연대 손해배상을 통해 사고손실금을 전액 변상 조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진선미 의원은 “이사회에서 경제력이 미약한 실무 직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대부분 떠넘기고는 결국 결손 처리하는 일이 되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책임 안 지는 이사장

앞서 언급한, 130억 원대 부실 대출 사고가 난 ○○새마을금고 경우를 보자. 새마을금고 규정에 따르면, 이사회에서는 사고손실금 전액에 대해 업무관련자(사고자 포함)의 책임범위(과실비율)만을 결정해 손실금을 조기 보전할 수 있게 조치하도록 한다. 그런데 ‘비율’이 아닌 ‘금액’으로 결의했다.

대출사고가 나면 담보를 처분해 돈을 회수해야 한다. 주택의 경우 경매에 부친다. 낙찰되기까지 길면 몇 년도 걸린다. 또한 얼마가 회수되고, 얼마나 손실이 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중앙회 감사 결과가 나오고 몇 달 만인 2013년 12월 이사회에서 이사장 2억 원, 상무와 전임이사장은 수천만 원을 배상하고 나머지 손실액은 전액 불법 대출에 직접 관여한 담당 직원이 배상하는 것으로 결의했다.

지난해 2월에 나온 ○○새마을금고의 2013년도 결산보고서를 보면 그해 대손상각 처리한 손실액이 24억 원이다. 이 중 상당부분이 불법 대출로 인한 손실이다. 이사장은 2013년에 확정된 손실액의 10%도 배상책임을 지지 않은 것이다. 대손상각 처리해야 할 손실액이 그 뒤에 더 늘어난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이사장의 책임 비율은 이보다도 훨씬 줄었다.

일반 기업이나 금융권의 경우 수십억 원대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자는 자리를 보전하기 힘들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에선 불법행위로 수백억 원의 손실을 끼쳤더라도 법적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면 물러날 필요도 없고, 다음 선거에 출마해 연임할 수도 있다. 앞의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올해 초, 임기가 1년 남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사장을 사임한 후보궐선거에 다시 출마, 당선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규정상 보궐선거 출마를 금지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단위 새마을금고는 모두 독립법인체라 자체적으로 이사장을 선출한다. 그런데 1352개 새마을금고 중에서 회원총회를 통해 이사장을 선출하는 곳은 254곳에 불과하고, 80%가 넘는 1098곳이 대의원총회를 통해 간선제로 선출한다. 대의원은 대개 100~150명. 따라서 대의원들만 잘 관리하면 누구나 이사장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권, 탈법 선거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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