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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취재

CEO들이 열하(熱河)로 간 까닭은?

경제난국 돌파구는 인문학에… 대륙으로 가라! 연암을 느껴라!

  •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CEO들이 열하(熱河)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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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이 열하(熱河)로 간 까닭은?
제2기의 CEO 수강자는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 김명곤 SK에너지 R&M 사장, 김승범 나다텔 대표, 김영곤 ㈜북21 대표, 김재우 아주그룹 부회장, 김태오 ㈜서브원 사장, 문대원 동화산업 회장, 문성환 ㈜휴비스 대표, 민경조 코오롱그룹 부회장,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 서승화 한국타이어 사장, 송인회 한국전력기술 사장,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석규 아이케이 대표, 이지형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대표, 이현구 까사미아 대표, 이화경 온미디어 사장, 정성립 대우정보시스템 회장, 조성익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최동수 한영알코비스 대표, 최중희 오월커뮤니케이션 대표,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허기호 한일시멘트 사장,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등 유명 경영인 들이다.

이 가운데 문대원 회장, 박병원 회장, 최동수 대표 3명은 경기고 67회 동기생이어서 휴식 시간엔 부담 없이 반말로 담소를 즐긴다. 문대원 회장, 문성환 대표, 안경태 회장 등은 서울대 상대 71학번 동기생인데 “이 과정에 등록하자고 사전에 모의한 것도 아닌데 친한 동창들이 함께 수강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경선 회장은 “동생(유문선 유진기업 사장)이 제1기생이어서 내가 동생의 후배가 되는 셈”이라고 했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경영학 최고경영자과정(AMP)을 마쳤다. 어느 수강자는 “기업에 수십년 몸담았기에 AMP 강의는 뻔히 아는 내용인 경우가 많아 때로는 지루했다”면서 “AFP 과정은 강의마다 신선한 내용이어서 큰 자극을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제2기 수강자 45명 가운데는 비(非)경영인도 몇몇 눈에 띈다. 김지철 소망교회 담임목사,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윤홍근 율촌 파트너 변호사, 이동철 내과의원 원장, 이상업 전 경찰대학장, 문재숙 이화여대 교수, 최유경 SK건설부속치과 원장 등이다. 이상업 전 학장은 제23호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인간문화재인 문재숙 교수(사단법인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보존회 이사장)와 부부다. 이들 부부의 딸인 미스코리아 이하늬 양은 모델 출연료로 부모의 AFP 등록금을 대는 등 효녀로 알려졌다.

CEO급 인사로는 김기열 KTF 부사장, 김영섭 LG CNS 부사장, 김영환 KT 전무, 김인환 하나은행 부행장보, 문재우 금융감독원 감사, 유철준 우림건설 부사장, 홍은주 우주U&B 감사, 이백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임춘수 삼성증권 전무, 장명철 한국전력 전무, 주덕영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등이 등록했다. 최창원 부회장과 최유경 원장, 윤홍근 변호사와 홍은주 감사도 부부 수강생이다.



‘열하일기’ 완벽 예습

CEO들은 열하를 찾기에 앞서 열하일기와 연암에 대해 미리 공부해야 했다. 학교 측에서는 두 달 전에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고미숙·길진숙·김풍기 옮김) 상·하권과 ‘연암 박지원과 열하를 가다’(최정동 지음) 등 두툼한 책 3권을 예습 자료로 나눠줬다. 청더 시내를 조감하는 지도도 미리 배포해 지리감을 익히게 했다. 일부 수강자들은 ‘열하광인’(김탁환 지음), ‘허세욱 교수의 속 열하일기’(허세욱 지음),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설흔·박현찬 지음) 등 관련 서적을 찾아 읽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5월27일 정규 강의 시간에는 연암 전문가인 김명호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를 초빙해 ‘연암 박지원의 생애와 사상’이란 특강을 들었다. 또 배경 지식을 늘리기 위해 구범진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로부터 ‘청제국과 조선’이라는 강의도 들었다. ‘연암집’을 국역한 김명호 교수는 강의 도입부에서부터 수강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연암 선생은 우리 문학사의 최고봉에 속하는 위대한 작가입니다. 오늘날 연암과 그의 문학에 대한 지식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국민적 교양입니다. 중고교 교과서에 ‘양반전’ ‘허생전’ ‘호질’은 물론 ‘열하일기’까지 소개됐고 연암의 문학사상을 집약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용어가 고사성어처럼 친숙하게 쓰입니다. 연암이 사또로 재직하면서 ‘열녀 함양 박씨전’과 같은 빼어난 작품을 썼던 안의(安義·경남 함양군 안의면)는 어느덧 학술답사 코스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중국의 열하까지 탐방하는 여행도 줄을 잇는 실정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까지 연암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는 까닭은 대체 무엇일까요? 무엇보다도 그의 문학이 금강산 일만이천봉처럼 기기묘묘하게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연암이 열하일기에서 제시한 실학사상은 청나라의 선진문물 수용을 통한 부국책입니다. 당시 조선 양반들은 경제보다 도덕을 우선시하는 유교사상으로 인해 상공업이나 농업의 실무에 무지하고 무관심했습니다. 또 청나라는 오랑캐요, 조선은 소중화(小中華)라는 인식이 골수에 박혀 청나라의 선진문물조차 싸잡아 배격했습니다. 그러므로 실학사상을 받아들이려면 양반들의 고루한 사고방식부터 바꿔놓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구범진 교수는 “조선은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의 위상을 애써 깎아내렸지만 청 왕조는 268년 동안 중국을 지배한 거대한 제국이었다”면서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보면 병자호란 항복조인식에서 청 태종이 인조로부터 술잔을 받고 오줌을 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청 태종의 오랑캐 만행을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사실(史實)을 왜곡시켰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청을 ‘키메라의 제국’으로 규정했다. 사자 머리, 염소 몸, 뱀 꼬리 모양의 키메라는 한 몸속에 몇 가지 유전자(DNA)를 가진 전설적인 동물이다. 청 제국은 몽골과 명 왕조를 함께 계승한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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