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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한 강현욱 전북 지사

“새만금은 ‘약속의 땅’, 방폐장은 최고의 수익사업”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한 강현욱 전북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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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거물’은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시설의 이미지를 개선해보려는 목적에서 만들어낸 조어(造語)다. 법률에 규정된 용어는 방사성폐기물(방폐물)이므로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은 방폐물처리장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에서는 핵폐기장이라고 표현한다.

-위도에선 현금지원에 대한 기대 때문에 주민의 90% 가량이 찬성하다가 정부에서 현금지원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반대하는 주민이 늘어나고 있다지요. 부안군민의 경우에는 반대가 70~80% 될 거라는 추측이 나오더군요.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입지선정 발표 이후 여론조사를 해본 적은 있습니까.

“안 했습니다. 지금 여론조사를 하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안 좋습니다. 주민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닙니다. 찬성하던 사람들도 자꾸 움츠러들고 있거든요.”

-한수원 직원과 유치 브로커들이 낚시꾼으로 위장해 위도에 들어가 주민에게 3000억원 특별지원금이 전부 현금지원 되는 것처럼 소문을 퍼뜨렸다죠. 그렇게 되면 단순계산을 해봐도 가구당 3억~5억원이 돌아갑니다. 정부에선 법적 근거가 없고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현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랬을 때 과연 공사가 가능하겠습니까.

“현지에 그대로 눌러 살고 싶어하는 주민과 밖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을 분리해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위도 전체 700가구 중에서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이 들어오면 보상을 받고 밖에 나가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주보상금을 지급해줘야 합니다. 집과 전답, 그리고 고기잡이 배도 있을 것 아닙니까.



위도의 소득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며 계속 살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주면 됩니다. 계속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대신 그 사람들이 잘살 수 있도록 취업을 시켜주고 전기요금을 감면하고, 자녀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 관광시설 개발 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줘야 하겠지요.”

-이주보상금 규모가 크면 고향에 남는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지 않을까요. 보상금을 받으려고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지역공동체가 해체되는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겠습니까.

“위도에 700가구가 사는데 집집마다 사정이 다를 겁니다. 노인들은 현금지원을 원하고 젊은 사람들은 남아 있는 쪽을 희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과거 대형 국책사업에서 보상을 받은 사람들이 도시로 나가 잘사는 예가 별로 없습니다. 도시 정착에 실패하고 다시 고향으로 회귀한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합니다.”

어민들은 농민에 비해 부채가 많은 편이다. 수협 융자 없이 어선을 자력으로 구입하는 어민은 거의 없다. 근해에서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먼바다로 나가야 하므로 배가 커지게 마련이고 그에 따라 빚도 늘어난다. 위도 주민들은 현금지원을 받아 부채를 청산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고 한다.

협조한 주민들에겐 격려금 지급해야

-한껏 기대를 부풀려놓고 이제 와서 한푼도 못 주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위도 주민들이 이 시설을 유치해 잘 살아보겠다는 뜻에서 용단을 내렸습니다. 이번에 특별법을 고칠 때 국가사업에 협조한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격려금을 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지원금 규모도 늘려야 하겠지만 보상방법에 좀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위도에 살지 않고 나가는 사람들은 집값 땅값에다 생계대책비를 보태줘야 합니다. 위도에 남을 사람들도 경제적으로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일자리와 소득원을 만들어줘야 하겠지요.”

-내륙에 후보지가 많은데 위도로 결정된 것은 인구가 적어 보상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 고려됐겠지요. 환경단체 데모대의 접근을 저지하기에도 효과적일 테고요.

“산자부에서 그런 점들을 고려했을 것입니다. 육지에서 찾다보면 인구가 많아 골치 아픈 민원이 줄을 잇겠지요.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원전수거물을 이동시킬 때의 편리성 때문입니다. 원자력발전소가 전부 해안에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모로 섬이 좋습니다. 그래서 굴업도·안면도 등 여러 도서를 대상으로 검토했던 것이고….”

구 소련의 체르노빌과 미국의 스리마일 섬에서 원전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체르노빌은 안전성이 떨어지는 흑연 감속로이고 콘크리트 차폐시설이 없었지만 우리는 화재 위험이 적은 경수로인 데다 콘크리트 차폐시설까지 갖춰 사고가 날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한수원은 설명한다. 어쨌거나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가 ‘살아 움직이는’ 시설이라면 폐기물은 ‘죽어 있는’ 쓰레기이다.

그런 뜻에서 이미 ‘살아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월성·고리·울진·영광에서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받지 않은 것은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관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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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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