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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원순 市政은 청천벽력 선거로 심판해야”

‘권토중래’ 오세훈 前 서울시장의 총선·대선 생각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박원순 市政은 청천벽력 선거로 심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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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울 종로 출마…수도권 총선 이끌 장수 필요
  • ● 차기 대통령, 마음 젊고 흠결 없어야
  • ● 박 시장은 한 가지 가치에 몰두한 시민단체 연합군
  • ● 박 대통령 ‘배신의 정치’ 발언 이해된다
“박원순 市政은 청천벽력 선거로 심판해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총선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원하면 상징성이 큰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 수도권 선거를 이끌 장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임자의 사업을 무조건 백지화하는 단체장은 선거로 심판받아야 한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은 마음이 젊고 도덕적 흠이 없어야 한다”고 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 발언에 대해 “이해한다”고 했다. 차기 대선과 현직 대통령에 대해 자신의 색과 결을 드러낸 것으로 비친다. ‘돌아온 오세훈’이 앞으로 정치권과 선거판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눈길이 쏠린다.

2011년 서울시장이던 그는 서울시의회의 100% 무상급식 조례에 반대하며 이를 주민투표에 부쳤다. 그러나 투표율이 요건에 못 미쳐 개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책임을 지고 시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1년 넘게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4·29 재·보선 때는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서울 관악을)의 당선을 도왔다. 요즘은 전국 여러 곳에서 강연과 세미나를 연다. 고려대 공과대학 석좌교수로 있는 그를 고려대에서 만났다.

백팩 메고 8시 등교

▼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무엇을 보고 느꼈습니까.



“영국에서 8, 9개월 있었습니다. 토니 블레어 정부에서부터 창조경제가 시작됐죠. 대표적 사례인 해리포터 시리즈의 경제효과가 삼성전자 반도체의 그것보다 더 커요. 영국에서 돌아와 중국어 중급시험에 합격한 뒤 중국 상하이 푸단대 어학당에서 4, 5개월 보냈어요. 백팩 메고 8시 등교, 3시 하교. 학생들과 똑같이 생활했죠.”

▼ 페루와 르완다, 좀 먼 나라도 다녀오셨네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중장기자문단의 일원으로 두 나라를 찾았어요. 서울의 발전상에 감명받은 리마(페루 수도) 부시장이 저를 원했어요. 6개월간 시 행정 자문에 응하면서 보람이 컸어요. 르완다에서도 도시경제 자문에 조언했습니다. 20여 년 전 다수 종족이 80만 가까운 소수 종족을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현 대통령은 소수 종족 출신이고 종족 간 화합을 이뤄냈어요. 공무원이 청렴하고 사업하기 좋은 모범국가가 됐죠. 이런 변화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배웠고 그 내용을 책으로 냈어요. 우리나라의 사정이 함께 투영된, 우리나라에 대한 고민이 함께 담긴 견문록이죠.”

▼ 청년실업 같은 현안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지금 공대에 몸담으면서 느낀 게 많아요. 노·사·정 합의로 젊은 층 일자리에 물꼬가 트인 것처럼 뉴스가 나오는데, 저는 밝게 전망하지 않아요. 청년실업은 이제 서곡인지 몰라요. 학자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10년 내 성인 7명 중 1명이 일자리를 갖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무인 자동차, 핀테크, 3D프린팅, 인공지능 컴퓨터 같은 게 상용화하면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집니다. 청년들에게 ‘힘들지?’라고 위로만 할 게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알려 준비하도록 해야 해요. 그래서 제가 ‘미래 신기술과 우리 일자리’라는 주제로 12주짜리 세미나를 여는 거죠.”

“정신 나간 사람 취급받을 것”

오 전 시장은 자신의 9년 공직 경력을 ‘공공재’라고 말한다. 2004년 정치개혁의 획기적 전기로 평가되는 ‘오세훈법’을 주도했고 의원직 불출마를 선언했다.

▼ ‘자기희생’ 같은 걸 느낄 수도 있겠네요.

“우리 정치를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열패감 때문에 의원을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바꿀 기회가 제게 왔어요. 최병렬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그만두는 마당이니 사심 없이 바꿔보라’고 했고 저는 전권을 요구했죠. 그 법 때문에 정치 풍토가 많이 달라졌죠.”

▼ 너무 심하다고, 조금 완화하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늘 작용과 반작용은 있는 거니까. 그러나 정말로 바꾸자고 하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받을걸요? 지난 10년 동안 지구당 강화하자, 돈도 더 쓰게 해주자…여러 논리가 개발됐어요. 저는 걱정 안 해요. 바꿔봐야 미세조정 수준이지 골간을 어쩌진 못할 겁니다.”

▼ 국리민복은 정치의 목표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민은 잘 먹고 잘사는 문제를 넘어 정치 지도자에게 사욕과 당략에 물들지 않는 바른 성품과 정의감을 기대합니다.

“그렇죠. 서로 믿고 존중하는 사회라면 굳이 그런 덕목이 필요하겠어요? 지금 만인이 만인을 불신하죠. 가진 자는 가진 자대로 늘 갈증을 느끼고, 그것조차 가지지 못한 사람은 늘 박탈감을 갖고. 너무 가파른 세월을 살아와서 마음속에 허전함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숭고한 가치에 대한 갈망도 커져왔던 거죠. 이제 같이 보듬어가는, 공존의 가치가 녹아 있는 성장이 돼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걸 추구하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릴지 모르는 단계에 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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