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s who?]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한병도’는 누구?

86운동권 출신 “찐 친명”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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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6-01-2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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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정부 때 정치 입문, 문재인 정부 때 정무수석 재직

    •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예결위원장 거쳐 여당 원내사령탑 승승장구

    • 전대협 3기 의장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막역

    • 17대 총선 때 37세 나이로 첫 금배지

    • 이재명 당대표 시절 전략기획위원장 역임

    • 6·3대선 때는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 상황실장

    • 4개월 뒤 원내대표 재선 땐 지방선거 막강한 영향력 행사

    1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당선한 한병도 의원이 당선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1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당선한 한병도 의원이 당선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공천헌금과 각종 특혜 의혹 등으로 물러난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임으로 전북 익산에서 3선을 기록한 한병도 의원이 선출됐다. 2004년 17대 총선에 익산갑에서 처음 당선한 한 원내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과 2024년 22대 총선에 익산을에서 재선, 3선을 했다. 한 의원이 선수(選數)와 지역, 정치 성향과 친소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집권 여당 새 원내사령탑을 맡게 된 한병도 의원에 대해 알아본다.

    모나지 않고 두루 원만한 성품

    원내대표 선출은 ‘선거’ 형식을 띤 일종의 다면평가라 할 수 있다. 동료, 선후배 의원들로부터 골고루 지지를 받아야 당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동등한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는 헌법기관이라는 점에서 원내대표 선거는 가장 어려운 선거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의석 분포 면에서 초·재선 비중이 월등히 높아 3선 이상 중진이 도전하는 원내대표 선거는 개인의 능력 못지않게 정당 내 정치 지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4파전으로 치러진 1·11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후보자별 특색이 뚜렷했다. 한 의원과 결선에서 맞붙은 백혜련 의원은 ‘선명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검사 출신임에도 검찰개혁에 앞장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강성 지지층에게 확실하게 각인돼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원내대표 선거의 경우 권리당원 투표 20%, 국회의원 투표 80%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백 의원의 선명성은 빛을 보지 못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과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진성준 의원은 자타 공인의 ‘전략통’ ‘정책통’ 인사다. ‘박정어학원’ 설립자로 환경노동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지낸 박정 의원은 ‘문제 해결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저마다 뚜렷한 장점을 지닌 후보들을 제치고 한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친화력’을 꼽았다. 한 지역 언론인은 “동료, 선후배 의원들에게 한결같이 대해 온 장점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빛을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인사는 “모나지 않고 두루두루 원만한 성품 덕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3선 중진에 의전 서열 10위권 집권당 원내대표에 올랐지만 한 의원은 사석에서는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연장자에게 여전히 깍듯하게 ‘선배’ 또는 ‘형’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한다고 한다.

    그의 친화력이 원내대표 당선의 한 요인이라면, 다른 한 축으로 그가 86세대 학생운동권 출신이란 점이 꼽힌다. 독실한 원불교 신자로 원광고와 원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한 원내대표는 유력 정치인이 전북, 특히 익산을 방문했을 때 원불교 교단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주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9년 원광대 총학생회장 시절에는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이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도 각별한 인연을 쌓았다고 한다. 임수경 방북 배후로 임 전 실장이 경찰의 수배를 받게 됐을 때 당시 전대협 전북 지역 조국통일위원장이던 그가 임 전 실장이 머물 수 있는 곳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종석, 한병도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는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무수석으로 함께 청와대에 근무하기도 했다. 정권 출범 당시 한 원내대표는 정무비서관에 임명됐으나 전병헌 정무수석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사퇴해 공석이 되자 곧바로 정무수석으로 승진했다.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던 임 전 실장의 ‘추천’이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3선 원내대표 출신 정무수석 후임에 당시 초선 출신 정무비서관이 수석에 임명되자, 야당이던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전대협 비서실장에 전대협 정무수석, 청와대는 운동권 아니면 도저히 사람이 없는가”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청와대를 나온 뒤에도 임 전 실장과 한 원내대표는 각각 아랍에미리트와 이라크 대통령외교특별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2009년부터 한국이라크우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원내대표 당선 요인? 86운동권 + 친명 인사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17대 총선을 통해 37세 나이로 처음 국회에 진출한 한 원내대표는 국회 입성은 빨랐지만 긴 정치 공백기를 가졌다. 2008년 18대 총선 때는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조배숙 국민의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기 때문. 2020년 21대 총선에 전북 익산을에 다시 출마해 승리함으로써 재선 의원이 됐고, 2024년 22대 총선에서 3선에 올랐다.

    재선 이후 한 원내대표는 당시 집권 여당 민주당의 제1정책조정위원장, 21대 국회 전반기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맡아 활동하며 정치적으로 고속 성장했다. 2021년에는 윤호중 현 행정안전부 장관이 민주당 원내대표로 활동했을 때 원내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한 원내대표가 ‘국회의원의 꽃’이라 여겨지는 집권 여당 원내대표에 오른 배경에는 86운동권 출신이라는 점과 함께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전략기획위원장과 대선캠프 상황실장으로 활동한 ‘친명’ 인사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2022년 8월 이 대통령이 3·9대선 패배 직후 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됐을 때 그는 전북도당위원장을 맡아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이후 당 전략기획원장을 맡아 이 대표를 보좌했고, 6·3대선 때는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 상황실장을 맡아 완벽한 ‘친명계’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이재명 정부 직후에는 22대 국회 전반기 예결위원장을 지냈다. 

    김관영 전북지사, 안호영 의원, 이원택 의원(위부터). 동아DB

    김관영 전북지사, 안호영 의원, 이원택 의원(위부터). 동아DB

    한 원내대표의 임기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라는 점에서 5월까지 4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는 4개월 잔여 임기를 마친 후 다시 원내대표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5월 말 22대 국회 전반기 임기가 종료된다는 점에서 한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를 계속 맡게 될 경우 후반기 국회 상임위 배분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한병도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6·3지방선거,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한 원내대표와 가까운 이원택 의원이 후광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서다.

    전북은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될 정도로 민주당 강세 지역. 김관영 현 지사가 재선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안호영·이원택 두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리서치가 2025년 12월 26~28일, 전화 면접 방식으로 전북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김관영 지사 27%, 이원택 의원 19%, 안호영 의원 11%로 나타났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원내대표와 이 의원, 전북 군산에서 재선했으나 최근 선거캠프 선거사무장이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신영대 전 의원까지 세 사람은 1980년대 후반 전북 지역에서 학생운동을 함께 하며 긴 인연을 이어온 ‘트리오’로 통한다.

    한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할 때 이 의원과 신 전 의원이 행정관으로 함께 일했던 만큼 세 사람의 인연은 각별하다고 한다. 특히 이 의원은 한 원내대표에 이어 전북도당위원장을 맡아 활동한 정치적 인연도 있다. 이 같은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이 6·3지방선거 때 민주당 전북지사 공천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12·3계엄 당시 ‘도청 폐쇄 논란’이 민주당 경선 과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22년 지방선거 때 송하진 전 지사가 컷오프된 일이 있는데, 만약 ‘내란 동조 혐의’ 등이 문제가 될 경우 이번 6·3지방선거 때도 그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도청 폐쇄 논란은 김 지사의 재선 가도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도청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인사가 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누리소통망(SNS) 커뮤니티에서 ‘계엄 당일 도청 폐쇄’가 논란이 되자 “현재도 저녁 7시가 되면 도청 모든 출입문이 폐쇄되고, 본청 뒤쪽 출입문으로 공무원증을 인증하고 출입할 수 있다”며 “행정안전부에서 전달 사항이 있을 때에도 당직실에서 각 시·군에 전달하도록 시스템이 돼 있어 그 점을 감안해 계엄 당일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논란이 잦아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2차 특검에 뒤로 밀린 ‘협치’

    한 원내대표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을 둘러싼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다. 이뿐만 아니라 검찰청 해체 후 신설할 중수청과 공소청 운영 방안을 두고 이견이 노출된 정부와 당의 입장차를 조율하는 것도 그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원내대표 경선 정견 발표에서 그는 “2차 종합 특검법과 (통일교 등) 끝장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며 “특검법 처리 이후에도 전광석화처럼 민생과 개혁 법안을 밀어붙여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단단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에도 “우리의 목표는 하나,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이라며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민생을 빠르게 개선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일성으로 “지방선거라는 큰 시험대가 우리 눈앞에 있다”며 “지금 이 순간부터 일련의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하고, 내란 종식, 검찰개혁, 사법개혁, 민생 개선에 시급히 나서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원내대표가 선출된 직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하는데, 달리 말하면 ‘새 부대에는 새 술을’ 담아야 한다”며 “환율, 물가, 집값 등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여야 간 진솔한 정책 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로지 민생을 위해 여야 간 치열한 토론과 합의에 따라 움직이는 ‘일하는 협치 국회의 복원’”을 주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1월 15일 국회 본회의에 윤석열 정부의 내란 사태와 김건희 씨 의혹, 그리고 채 해병 순직 사건 등 3특검에 대한 ‘2차 종합특검’ 법안을 상정했고, 24시간 필리버스터 후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16일에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특검으로 인해 또다시 ‘일하는 협치 국회의 복원’은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친화력으로 원내대표에 오른 한 원내대표가 앞으로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도 ‘친화력’을 발휘해 ‘일하는 국회’ ‘여야 협치’를 선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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