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호

[영상]“대혼돈 국제질서 속 한국의 생존 전략, ‘자강’ ‘동맹’ ‘연대’”

[NK구조대] 신각수 전 주일대사·니어(NEAR)재단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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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6-01-29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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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 상황은 국제질서 기본 틀 바뀌는 전환기

    •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절정에 이르러

    • 트럼프 이후 계속될 것 vs 그렇지 않을 것 구분 대처해야

    • 핵추진잠수함 자체는 적절한 북핵 대응 수단 아냐

    • 北 ‘체제 안전’ 위협하는 ‘시장’과 ‘정보’

    • 한중 전략적 관계? 우발 충돌 막을 소통 채널 가동돼야

    • 한일 정상 자주 만나 협의할수록 ‘윈윈’

    • ‘자강’ ‘동맹’ ‘연대’로 외교안보 능력 극대화

    • 경제 흔들리면 나머지 정책은 백약이 무효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트럼프발 ‘관세전쟁’은 예고편이라 할 수 있다. 2026년 새해 벽두,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축출하면서 강대국 중심의 ‘힘의 질서’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중·일 갈등 한복판에 위치한 대한민국이 안전보장을 확실히 하고, 우리 헌법이 규정한 ‘한반도 통일’을 지향하려면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NK구조대는 ‘북한 바로 알기’를 넘어 외교안보와 국방통일 분야로 시야를 넓혀 급변하는 국제질서 재편기를 맞아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고 한반도 안정을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2026년 NK구조대 첫 손님은 외교통상부 1, 2차관과 주일대사를 지낸 신각수 니어(NEAR)재단 부이사장이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국제질서가 급변하고 있다. 근본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신각수 니어재단 부이사장. 홍태식 객원기자

    신각수 니어재단 부이사장. 홍태식 객원기자

    “현 상황은 국제질서의 기본 틀이 바뀌는 전환점 또는 변곡점이라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냉전기는 물론 1990년대 초 소련 붕괴 후 탈냉전 시기까지 초강대국인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끌고 왔다. 국제연합(UN)과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에서 세계무역기구(WTO)로 이어진 국제무역의 규칙,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개발은행(IBRD)을 중심으로 한 국제금융 틀에 의해 국제사회가 움직여왔다. 그러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군사개입을 한 후 20년 동안 엄청난 군사비를 지출했다. 반면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해마다 10% 이상 고속 성장을 지속했고, 그 결과 2000년 세계 6위 수준이던 경제력이 2010년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시진핑 정권 들어 군사력도 크게 증강했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중국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한 미중 전략 경쟁이 지금 절정에 이른 것이다.”



    현 상황은 ‘킨들버거 트랩’, 혼돈의 다중 위기 시대

    신 부이사장은 “현재 우리가 당면한 국제질서는 탈냉전 질서를 주도해 왔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무너지면서 이를 대체할 질서가 나타나지 않아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져 혼란과 혼돈의 다중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탱하던 서구권 경제가 침체된 반면, 그와 대비되는 빠르게 부상한 중국과 구(舊)소련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러시아가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을 강화하고 있으며, 가장 단적인 예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략”이라고 보았다. 이에 따라 “기존 패권국인 미국이 국제 공공재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리더십 공백이 생겨 위기가 촉발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며 이러한 현 상황을 국제정치에서는 ‘킨들버거 트랩(Kindleberger Trap)’이라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다중 위기의 혼란 속에 대한민국이 휩쓸려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와 민주화, 세계화와 정보화를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떠받쳐 준 두 개의 기둥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한미동맹’이다. 우리는 한미동맹을 통해 안보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선진 기술과 자본을 들여와 고도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동맹국 미국이 지금 제 코가 석자이다 보니 ‘미국 우선주의’라는 트럼피즘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안보는 미국에 의탁하고 미국 시장에서 돈만 벌어간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무역적자 원인이 동맹국 또는 파트너 국가에 있으니 그것을 뜯어고치겠다는 생각에 지금 이런 일(관세와 대미 투자 확대)들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재등장 이후 대외정책 기조가 ‘거래’ 중심으로 바뀐 모양새다.

    “미국이 전후 질서를 구축하면서 중시한 것 가운데 하나가 가치 외교와 다자주의였다. 그런데 트럼프 등장 이후 그 같은 기조가 싹 사라졌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관련 60여 개 기구에서 탈퇴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다자주의로 인해 미국 이익이 손상되고 있으니,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신 부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 특성에 의해 정책화되는 것도 일부 있지만, 미국의 힘을 되살리기 위해 일종의 보호주의 산업정책을 펴는 기조는 공화·민주 정권에 관계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트럼프 이후 계속될 것과 그렇지 않을 것을 구분해 가면서 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중요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어떻게 회복시키고, 그것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미동맹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지금까지 한미동맹은 양국 관계뿐 아니라,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재조정돼 왔다. 한미동맹은 크게 경제와 안보가 두 축이다. 경제적 측면은 관세 협상 과정에 나온 팩트시트를 통해 어느 정도 수습됐는지, 그 결과가 포스트 트럼프 시대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왜냐면 (팩트시트) 자체가 매우 불공정하고 어떤 면에서는 약탈적 성격을 띠고 있다. 아무리 동맹이라도 공정한 관계여야 지속 가능하다. 앞으로 계속 변화와 수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고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켜 중산층을 살리겠다는 노선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 같은 관점에서 한미 양국이 어떻게 윈윈할 수 있는지 일종의 상생 모델을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

    한미동맹, 북핵 위협 실질적 억지에 초점 맞춰야

    안보 차원에서 한미동맹은 어떻게 재조정해야 할까.

    “북한의 핵 위협은 이제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 핵이 없는 우리로서는 미국의 확장 억지를 계속 진화 발전시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질적 억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미동맹을 재조정하는 과정에 우리가 좀 더 많은 역할을 하고 더 많이 분담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안보 정책 변화에 맞춰가면서 우리의 이익을 그 속에 녹여내야 하는 아주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과거 우리가 한미동맹을 통해 누렸던 상당한 혜택을 더는 기대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정부는 원자력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북핵을 대비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나.

    “개인적으로 핵추진잠수함 자체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고도화에 대한 대응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반도 주변 안보 상황에 대처하는 데 과연 핵추진잠수함까지 필요할 것이냐 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더욱이 핵추진잠수함은 리드 타임이 굉장히 긴 전략무기다. 비용과 절차도 굉장히 복잡하고, 지금 시작해도 10년 뒤에나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 우리 전략목표와 맞는지 잘 따져봐야 할 문제다. 우리 국방 안보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좀 더 공론화가 필요하다.” 

    신 부이사장은 “우리에게 적대적이고 위험한 핵무장 국가가 주변에 있는데 우리는 전적으로 미국의 확장 억제에 의존해야 하는 안보 균형이 무너진 상황”이라며 “최소한 우리 스스로 북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지금부터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건 정치권”이라며 “국제질서가 새롭게 구축되는 시기에 어떻게 하면 우리 위상을 확보하고 국가의 이익을 지켜나갈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 들어 남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남북대화를 위한) 노력은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원칙을 갖고 대북 접촉과 교류 협력을 해야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카드는 다 버리고, ‘미소 외교’를 한다고 해서 북한이 움직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나이브한 것이다.”

    북한은 ‘적대적 2국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공세적이라기보다 수세적이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보나.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체제의 안전이다. 그것을 위협하는 게 ‘시장’과 ‘정보’다. 소련이 망하면서 보여준, 당이 전면에 나선 통제경제·계획경제를 북한이 다시 추진하고 있다. 시장을 다시 틀어막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보를 틀어막기 위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평양표준어보호법’ ‘청년교양보장법’ 같은 것을 만들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 특히 한국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수세적인 것이지, 공세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신각수 니어재단 부이사장. 홍태식 객원기자

    신각수 니어재단 부이사장. 홍태식 객원기자

    ‘대화는 환영, 구걸하지는 않는다’ 원칙 견지해야

    신 부이사장은 “남북이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 상황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언제든 대화는 환영한다. 다만 구걸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북핵 위협에 대한 국내외 대응 체제를 구축하는 게 낫지, 북한에 ‘무조건 대화하자’고 요구한들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수준에서 민간인 차원의 남북 접촉과 교류 협력을 허용하거나,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얘기할 때 곰곰이 잘 생각해 봐야 할 게 ‘전략적’이라는 말의 의미다. 우리가 중국에 대해 갖는 전략적 이익은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북한 비핵화와 북한의 개혁·개방에 중국이 협조해 달라는 게 첫 번째 전략적 이익이었다. 둘째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우리가 중간재를 수출해 상당한 무역흑자를 누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시진핑 집권 3기 들어 ‘제조2025’ 여파로 모든 제품을 중국이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 즉 중국이 대한민국 중간재를 더는 필요로 하지 않고, 오히려 중간재에서 한중은 경쟁 관계로 변모했다. 첨단 제품에서도 한중은 상당 부분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거대 시장으로서의 중국의 전략적 가치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또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사라지고 오히려 북한을 비호하는 세력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중 관계를 어떻게 상호 호혜적, 상호 존중 관계로 만들어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신 부이사장은 “시진핑 주석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얘기했지만, 지금 한국과 중국 군부 사이에는 우발적 충돌을 막을 협의 채널조차 없다”며 “우리 방공식별구역 침범 때 우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핫라인을 만든다든지 실질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내실 있으려면 최소한 대화와 소통 채널은 가동돼야 한다”며 “양국 간 대화와 소통 채널이 있어야 서로 무엇이 다르고 같은지를 파악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오해가 있으면 대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가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방문국으로 일본을 선택하고, 전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본 측의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줬다. 지금 미국과의 동맹 조정 문제도 한일 양국이 협력해서 대처하는 것과 따로 하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세 전쟁을 대비할 때 한일 간에 좀 더 긴밀히 협의할 시간이 있었더라면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이고 불공정한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협력의 여지가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한일 셔틀 외교가 복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한일 양국 간에는 전략적 이해가 크게 상충되지 않는다. 추구하는 가치도 같고, 미국의 동맹국이란 공통점도 있다. 아시아에서 미군이 제일 많이 주둔하고 있는 나라가 일본과 한국이다. 북한 핵 위협이라든지, 북·중·러 연대에서 오는 위협에 대해서도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수시로 협의할수록 서로 윈윈할 수 있다. 지금이 한일 관계를 바꿀 절호의 기회다.”

    한·중·일 삼각 협력체제 복원 위한 가교 역할해야

    중국과 일본이 대만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우리는 일·중(주일대사를 지낸 신 부이사장은 중·일 표현 대신 일·중 표현을 썼다) 간에 어떤 가교 역할을 하면 됐지 둘 사이에 끼어서 치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미일 3각 체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떼어내고 싶은 것이고, 일본 입장에서는 일·중 대립이 격화될수록 한국과의 관계는 잘 가져가고 싶어 하는 게 있다. 그런 상황을 잘 보면서 가교 역할을 해야지 일·중 갈등에 휘말려들면 안 된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한·일·중 삼각 협력체계가 복원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정도에 머무는 게 가장 현명한 대처라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러 관계가 군사협력을 넘어서는 동맹 관계로 격상되면서 한반도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 여러 원인에 의해 중단되고 있는데, 가장 큰 행위자 중 하나가 러시아다. 유엔에서 안보리의 제재를 더는 할 수 없게 만들었고, 제재 감시를 위한 제재위원회의 전문가 위원회도 해체했다. 또한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에게 북·러 관계가 동맹 수준으로 강화되는 것은 굉장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지금 역점을 둬야 할 것은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핵미사일 기술이 이전되거나 주요 전략 재래식 무기, 예를 들면 핵추진 잠수함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도 한·러 간 대화 채널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 언제 종전이 될지 모르지만, 전후 러시아 제재가 해제될 때 경제 재건 이슈도 있다. 지금은 러시아 경제가 군수산업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앞으로 경제 재건을 하려면 가장 믿을 만한 경제협력 파트너는 한국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국은 경쟁 관계일 수 있고, 일본과는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에 우리가 협력 파트너로서 가장 잠재적 가치가 있다.”

    강대국들이 ‘힘의 질서’를 본격화하는 상황이 마치 120년 전 구한말을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상황 자체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전간기, 인터워 피리어드(Inter War Period)와 비슷하고, 행위 주체들 행태는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우리의 능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격하게 커졌다. 규범기반질서의 시련 시대, 세력권 시대, 강대국 정치 시대라는 점에서 우리가 잘 대처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은 맞다. 하지만 우리의 대처 능력이 커졌기 때문에 지금 우리 상황을 구한말에 대비하는 것은 너무 자기 비하하는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상황이 엄중한 만큼 ‘자강’과 ‘동맹’, 그리고 ‘연대’라는 세 가지 요소를 잘 결합해서 대한민국 외교안보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외교안보 정책을 꾸려나가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그러한 외교안보 정책을 뒷받침할 국민적 합의와 초당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 부이사장은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상당한 위기”라고 진단한 뒤 “저성장 늪에 빠져 있는 데다 생산성 저하와 규제로 인해 해외 투자가 늘면서 국내 산업이 비어가고 있다.” “경제를 강화하는 데 행정부는 물론 우리 정치권도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흔들리면 나머지 정책은 백약이 무효하다”며 “경제가 튼튼하면 나머지는 어떻게든 메워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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