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권(47) 주일본 고베 총영사가 세월호 참사 1주년과 고베 대지진(한신·아와지 대지진) 2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재해 실태 및 대처법, 방재(防災) 시스템 등을 비교 분석한 책 ‘인재공화국을 넘어’(다움북스)를 펴냈다. 이성권 영사는 이 책에서 ‘기억되지 않는 참사는 반드시 재연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참사 현장을 보존하고 후세에 알리는 고베시의 노력, 철저한 안전·방재교육 현장, 세월호 참사 원인과 대안 등을 담았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은 6434명이 사망한 대참사였습니다. 이후 일본은 지금껏 대피훈련을 거듭하고, 지진박물관을 지어 교훈을 되새기죠.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난 우리는 어떤 교훈을 되새기고 있나요? 그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책을 준비했습니다.”
한국은 일본보다 자연재해 발생 횟수는 적지만, 급속한 산업화로 ‘인재(人災)형 사고’의 위험성이 커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따라서 국민안전처 신설 등 방재 시스템 강화, 사고에 대한 성찰과 반성, 토론을 통해 교훈을 기억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슬픔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 정신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어릴 때부터 안전교육을 해 몸에 배게 해야 합니다. 독립기념관, 전쟁기념관처럼 재해기념관을 만들어 사고를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간접 경험을 하도록 해야죠.”
17대 국회의원과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이 영사는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한 일본통. 지난해 10월 해외한인매체 ‘월드코리안신문’의 ‘2014 베스트 공관장’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