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대통령이 바뀌어야, 안 바뀌면 국민 가만있지 않을 것”
국정감사 내내 김건희·이재명 이슈만 부각
AI·에너지·일자리·지방소멸…논의할 문제 산적
한동훈 법무장관 인사로 협치 실종…“이대론 안 돼”
윤 대통령,링컨에게서 ‘통합 정치’ 배워야
초고령사회, ‘노인을 위한 마을’ 준비해야
‘불의 척결하는 게 진보’라는 도그마에 갇힌 야당
김건희·이재명 유무죄에 대한민국 미래 달린 것 아니야
민주적 합의 능력 갖추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표류
김종민 의원은 진보 진영의 문제를 지적하며 “진보가 보수보다 나으려면 그동안 보수가 반대자들을 억압해 끌고 온 것과 달리 반대자를 설득해 승복을 받아내는 힘, 그런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호영 기자]
무소속 의원의 특권일까. 3선의 김종민(60) 의원 목소리는 자못 비장했다. 22대 국회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10월 중순, ‘김건희 의혹’ ‘이재명 방탄’ 등을 놓고 연일 충돌하는 여야의 행태에 대해 여과 없이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 의원은 국감에서 각 상임위원회가 민생 현안을 다뤘지만, 정치 이슈에 묻힌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려면 국회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직무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칠야삼(與七野三), 협치와 승복의 길
김 의원은 야당 인사 가운데서도 입지전적 인물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입각한 뒤 5년 내내 청와대에서 일했고, 충남 정무부지사를 거쳐 제20대 총선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중진이다. 충남 논산 출신인 그는 서울대 국문과 83학번으로 1986년 구국학생연맹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후 2년간 옥고를 치렀다. 이후 내일신문, 시사저널 기자를 거쳐 2003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일하며 노무현 정부가 끝날 때까지 노 전 대통령 곁을 지켰다.
청와대를 나와서는 본격 정계에 발을 들였다.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함께 해 가까워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선거캠프에 합류해 당선을 도왔다. 그가 당선한 뒤에는 부지사를 지내며 지방행정을 다뤘다. 나아가 2016년 19대 총선에서는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선거구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이인제 자유선진당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21대 총선에서 같은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연이어 당선했다.
3선 중진을 꿈꾸며 민주당에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4·10 총선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에 휘말린 이재명 대표를 향한 소신 발언을 했다가 ‘비명계’로 낙인찍힌 것이다. 그를 비롯한 비명계 인사 여럿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는 ‘비명횡사’ 사태가 불거졌다. 결국 그는 이원욱·조응천 의원 등과 함께 탈당했고, 2월 4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함께 ‘새로운미래’를 창당하며 공동대표를 맡았다. 22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세종시갑 선거구로 옮기고 출마해 3선 깃발을 꽂았다. 9월 1일엔 ‘새로운미래’를 탈당하면서 처음 ‘무소속 의원’이 됐다. “여야 가리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어 좋다”는 그와 10월 11일 국회에서 마주 앉았다.
윤석열 정권이 다음 달 반환점을 돈다. 전반기 국정 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마디로 ‘이대로는 안 된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행정부를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가진다. 국정과 정치가 바뀌는, 변화의 출발점에 대통령이 있다는 소리다. 야당은 입법으로 국정에 참여할 수 있지만 대통령 거부권에 막히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러니 비판만 계속한다. 대통령이 만약 국정운영을 잘 한다면 야당이 아무리 비판해도 비판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정 운영 핵심은 ‘협력’인데, 윤 대통령은 야당과 협력해야 한다는 기본 철학이 없다. 선거에서는 여야가 일시적으로 대립각을 세우지만, 선거가 끝나면 야당과 협력하는 것이 원칙이다. 임기 5년 내내 상대를 적대시하면서 대결 구도로 가면 뭐가 되겠나.”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협치 부족’ 때문인가.
“그렇다. 지지율 20%는 국민 경고다. 국민이 계속 경고를 보내는 건 협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야당도 문제지만, 지금은 야당이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여당이 이재명 대표 문제를 아무리 지적한다고 해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오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성공한 정치인의 사례를 살펴보면 좋겠다.”
그는 ‘통합 정치’의 대표 인물로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꼽았다. 링컨 대통령은 1861년 4년간 지속된 남북전쟁 당시, 연방군에 맞서 항전한 남부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Robert Lee) 장군 등 남부 지도자 누구에게도 반란 책임을 묻지 않았다. 오히려 1865년 2차 취임 연설에서는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사람을 위한 자비를 베풀자”며 포용했다. 종전 이후 링컨 대통령은 남부의 어느 주든지 유권자의 10%가 연방에 충성을 맹세하면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10% 계획(The 10% plan)’을 펼치며 ‘하나의 미국’ 만들기에 헌신했다. 이어지는 김 의원의 말이다.
“링컨 대통령이 통합의 정치를 펼쳤기 때문에 지금 미국이 연방정부를 구성하고 통합할 수 있었다. 지도자가 통합을 선택하는 이유는 ‘성깔’이 없어서, 물러 터져서 그런 것이 아니다. 나를 반대한 사람이 내게 승복하게 하는 진정한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다. 진보의 길, 개혁의 길, 성장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포용해야 한다. 만약 윤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일 10가지가 있다면 그 가운데 3가지는 야당에 내주고 합의를 이끄는 게 야당을 승복시키는 길이다. 여칠야삼(與七野三)으로, 나머지 7개만 성취해도 역사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는다.”
‘민주당이 15년 집권해도 民生 변화 없다’는 성찰
다른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인사’다. 2022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했는데, 이유가 뭔가.
“윤 정부의 제일 잘못된 인사였다. 한 대표가 어떤 사람인가. 문재인 정부 당시 이른바 ‘조국 사태’가 일었을 때 민주당 지지자들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던 사령관이었다. 한 장관 인사를 보며 조국 지지자들은 ‘이 정권에는 기대할 게 없다’고 느꼈을 거다. (국민 분열을 막기 위해) 한 장관 인사청문회 때 내가 ‘지금이라도 그만둘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을 정도다. 만약 윤 대통령이 한동훈 인사를 1년 후에 했다면 상황은 많이 달랐을 거다. 한 장관 인사 하나로 ‘약 올라봐라’ 이런 메시지를 보내면, (야당은) 기를 쓰고 이 정부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 반대가 심하면 국정 운영도 쉽지 않다. 상대가 극렬히 부정하고 반대하는 것만 선택하지 않아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데 윤 대통령은 반대로 갔다.”
거대 야당은 ‘입법 독주’를 이어간다.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대 정치의 심각한 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의 ‘대결 정치’, 상대를 무찌르려는 ‘전투 정치’를 계속하면 답이 없다. (보수와 진보가 번갈아 집권하며 대결 정치를 해온) 지난 30년 우리 정치에 국민은 환호와 환멸이 뒤섞여 있다. 누군가는 지지하지만 누군가는 반대도 했을 것이다. 결국 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은 48.56%의 득표율, 즉 국민 절반의 선택으로 당선해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 대한민국 전체가 어디로 가겠나. 기업은 발전했지만 민생은 거꾸로다. 출생률과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악 수준이고, 지방소멸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게 우리 정치의 성적표다. 왜 정치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누군가는 깊이 고민하고 집권해야 한다. (여야가 주장하듯) ‘저놈만 없어지면 세상 좋아진다’는 건 거짓말이다.”
김 의원은 오랜 시간 몸담았던 민주당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을 향한 회한의 감정도 느껴졌다. 그는 인터뷰 도중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이야기도 곧잘 꺼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꿈꿨던 세상을 이루지 못한 데 대한 반성과 아쉬움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민주당이 과거 15년 집권했지만 국민의 삶을 좋게 만들지는 못했다. 선진국에서는 부부가 300만 원 벌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삶을 꿈꿨다. ‘지금 왜 그렇지 못한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하고, 대안을 내놔야 한다. 상대방을 악마화해서 집권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집권해도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나도 586세대로 민주화운동을 해서 민주주의 시대를 열기는 했지만,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민주화 세대가 얼마나 기여했나’ 물으면 답하기 어렵다. 진보가 15년 집권했어도 민생에 변화가 없는 걸 보면 우리(586세대와 민주당)도 성찰이 필요하다. 진보가 대안도, 비전도 없이 보수와 똑같이 ‘저놈 나쁜 놈’만 외치다가 집권해서는 그들과 다를 바 없다.”
“나는 무소속 아니라 ‘현장 소속’”
그의 말처럼, 오늘날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의 진보정당과는 다른 정치 양상을 보인다. 586세대가 오늘날의 민주당 주류라고도 보기 어렵다. 오히려 2022년 대선, 2024년 총선을 치르며 정치 팬덤에 부채를 갖고 있는, 특정 지지 세력이 지분을 행사하는 정당으로 변질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국 대표 체제의 조국혁신당 역시 더욱 한쪽으로 기울어져 색깔을 분명히 한다. 김 의원은 “성찰 없이 투쟁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의 문제는 어디서부터 비롯됐다고 보나.
“상대를 공격하는 것만으로 진보할 수 없다. 우리의 진보는 ‘불의를 척결하는 게 진보’라는 도그마에 갇혀 있다. 군부독재 시대, 폭력이 나라를 지배할 때는 그걸 몰아내는 게 임무였다. 오늘날과 같은 민주화 시대에는 모든 문제를 ‘적대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 상대방보다 좋은 대안을 갖고 설득하는 게 진보가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진보가 ‘정책 비전’이 부족해서 실현을 못 한 건 아니지 않은가. 비전을 실현하려면 합의가 필요하다. 합의를 만들어내는 역량에서 진보 역시 유능하지 않다. 지금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어느 분야에서도) 진전이 없다. 진보는 달라야 한다. 진보가 민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표류할 것이다.”
4월 총선을 석 달 앞두고 ‘정치적 뿌리’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전 총리와 ‘새로운미래’를 열었는데 다시 탈당한 이유는 뭔가.
“‘새로운미래’가 ‘민주당과 이재명을 비판하는 정당’으로 간다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새로운미래’는 이미 2월 총선에서 국민 심판을 받았다. 때문에 재창당의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7월부터 탈당을 고민했고, 전당대회를 끝내고 마음을 굳혔다. 어떻게 해서든지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어 탈당한 거다. 무소속의 길이 어려운 길처럼 보이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그래서 어려운 길이라도, 무소속이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소속이 아니라 ‘현장 소속’”이라는 김 의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민생을 살리는 ‘현장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가.
“지금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에 소속돼 현장을 많이 다닌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봤다. 중소기업이 성장해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도록, 혁신기업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무역과 통상의 길을 터줘 마음껏 활동하게끔 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다. 혁신기업들이 (규제에 막혀) 자금을 끌어오지 못하는 ‘돈맥경화’를 해소하는 법안을 고민하고 있다. 소상공인 문제도 산자중기위에서 풀어야 할 중요 안건 중 하나다. 이번 국감 때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배민)’ 관련해 많은 질문을 했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대부분이 배민에 의존하는데 갈수록 수수료가 올라간다. 2만5000원짜리 치킨을 파는데 수수료가 8000원이면 소상공인은 어떻게 하라는 건가. 그 부담은 결국 소상공인 아니면 소비자가 져야 한다. (배달 앱과 같은) 기술혁신 때문에 민생이 무너진다면, 기술혁신을 유지하면서 민생을 뒷받침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그러려면 현장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정치인들이 현장으로 가서 현장에 푹 젖어 문제를 고민해야 대안을 만들 힘이 생긴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분위기 속에 우리나라는 AI 규제로 오히려 기업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많다.
“우리나라 AI 기술 경쟁력이 세계 7~8위 정도라고 한다. 미국이 1위고, 중국은 경쟁력이 한참 떨어지는 2위다. 우리나라는 위험한 상황이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한민국이 톱 수준이었다. 네트워크, 모바일, 반도체 혁명을 선도해 왔다. 지금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나라는 뒤처지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은 미국을 못 따라간다. 전공필수 과목에서 A학점이 안 나오는 것은 문제다. 거대 AI 모델을 추진하려면 빅데이터를 모아야 하는데, 우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고 국회도 고민해야 한다. AI 시대 심각한 주제가 하나 더 있다.”
그게 뭔가.
“AI로 전부 자동화하면 사람은 어디서 일하나. 보육이나 돌봄, 문화나 복지 등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은 AI가 하기에 한계가 있다. AI 기본법을 제정할 때 ‘신노동기금’ ‘일자리기금’ 등의 재원을 국민 합의로 마련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곳에 보상해 주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부터는 남을 위해 함께 살아가자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고령화 문제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국제연합(UN) 기준에 따르면 고령화사회(aged society)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 이상일 때를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2017년에 이 단계로 들어섰고, 2025년 전반기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 진입이 예상된다. 김 의원은 충남 정무부지사 시절부터 ‘노인을 위한 마을’ 연구를 해왔다. 당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하나의 마을을 이뤄서 사는 ‘함께 사는 마을(함사마)’을 구상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국가 차원의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고령화사회, 지방소멸 문제는 우리 사회의 큰 숙제다.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 균형발전 정책’ 홍보를 하면서부터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균형발전을 위한 1단계로 국가 행정기관이 세종시와 혁신도시로 내려가고, 2단계로 강원권·경상권·전라권 등 권역별로 예산권을 갖게 해 지방분권을 완성하려고 했다. 3단계가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였는데 나는 여기에 마음이 움직였다.”
왜 마음이 움직였나.
“2010년 충남 부지사 시절, 마을에서 사람이 많이 떠나는 걸 보고 안타까웠다. 그때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이후 30년을 시골에서 건강하게 함께 살아가는 ‘이도향촌’ 시대를 열고자 했다. 그런 ‘함사마’를 만들면 마을 입간판에 ‘지금까지 남을 이기기 위해 살아왔지만, 지금부터는 남을 위해 함께 살아가자’는 슬로건을 붙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잘 안됐지만 근래 들어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토론을 통해 방안을 찾고 있다.”
고령화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진다. 관련 법안 발의도 필요해 보인다.
“물론이다.”
김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퇴자도시법)’을 예로 들었다. 은퇴자도시법은 은퇴한 고령층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았는데, 2024년 6월 4일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공동으로 대표 발의한 22대 국회 1호 법안이다.
“은퇴자도시법은 도시 건설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으로 간다. 산자중기위 소속 위원으로서 개인적으로 은퇴자도시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고령층을 위한 요양시설에서 (건강이 허락하는) 은퇴자가 일하고 돈을 벌게끔 하고, 하루에 1만 보 걷기를 달성하면 일정 보상금을 지급해 건강을 도모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질 좋은 은퇴자도시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은퇴자도시에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면 지방소멸 문제도 자연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신동아 11월호 표지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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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공급대책은 맞고 대출규제는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