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호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 일러스트·박진영

    입력2006-09-14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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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들키지 않도록 살금살금

    아무도 없는 부뚜막에서

    장독대 낮은 항아리 곁에서

    쪼그리고 앉아

    토란잎에 춤추는 이슬처럼



    생글생글 웃는 아이

    비밀을 갖고 가

    저 곳서

    혼자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언제였던가,

    간질간질하던 때가

    고백을 하고 막 돌아서던 때가

    소녀처럼,

    샛말간 얼굴로 저 곳서 나를 바라보던 생의 순간은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문태준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고려대 국문과 졸업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노작·동서·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저서 :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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