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호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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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들키지 않도록 살금살금

아무도 없는 부뚜막에서

장독대 낮은 항아리 곁에서

쪼그리고 앉아

토란잎에 춤추는 이슬처럼



생글생글 웃는 아이

비밀을 갖고 가

저 곳서

혼자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언제였던가,

간질간질하던 때가

고백을 하고 막 돌아서던 때가

소녀처럼,

샛말간 얼굴로 저 곳서 나를 바라보던 생의 순간은

조금씩 자꾸 웃는 아이
문태준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고려대 국문과 졸업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노작·동서·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저서 :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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