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호

이월의 날씨

  • 입력2015-01-21 10:25: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월의 날씨
    이월의 날씨가 책장을 만지작거린다

    넘길까 말까 도로 덮어버리는 겨울 날씨

    막 물을 퍼 올리던 나무가 두레박을 놓았다

    영등바람이 귀뺨을 때린다 얼얼하다

    실컷 때리고 나면 저도 지치겠지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봄 아씨

    나갈까 말까

    따놓은 문이라 열었다 닫아버리는 이월의 날씨



    고약한 것 아직 허락도 안 했는데

    서방질하려고 몸을 더듬다니



    -시집 ‘길따라 물따라’ 중에서



    장희한

    ● 1943년 경남 창녕 출생
    ● ‘좋은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 황희문학상 수상

    ● 시집 ‘내 마음 창가’ ‘길따라 물따라’ 등




    시마당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