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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안정효 - 낚시

인생을 낚아 글로 쓰니 월척이 따로 있나

소설가 안정효 -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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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이면 어김없이 낚시가방을 짊어지고 집을 나선다. 주말 꼬박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은 그가 물고기 걸려들기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지금 명상을 하는 중이며,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고 있다. 비워도 아깝지 않은 건 비울수록 소설의 조각들이 하나 둘 그의 머리를 노크하기 때문이다.
소설가 안정효 - 낚시
화창한 토요일 오전,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은 목적지가 빤히 보이는데도 물길에 막혀 더 가지 못하고 배를 기다리는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모두 저기, 석모도에 가려는 인파다. 30여 분 기다려 탄 배는 부르르 하더니 이내 섬에 가 안긴다. 5분이나 탔을까. 관광객이 던져준 새우깡을 받아먹으려는 갈매기는 하루에도 수십 번 그 길을 왕복한다.

“선착장에서 나와 보문사 가는 방향으로 좌회전, 40~50m쯤 지나 왼쪽으로 난 첫 번째 길로 들어와요. 수로를 끼고 있는 길이요. 내 차 번호는….”

소설가 안정효(安正孝·66)씨는 모자를 눌러쓴 채, 수로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금요일 오후에 섬에 들어왔다고 한다. 보통은 토요일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다는데, 어쨌거나 그가 주말마다 석모도를 찾은 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덕분에 훤히 꿰는 마을 사정은 소설 ‘미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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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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