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착장에서 나와 보문사 가는 방향으로 좌회전, 40~50m쯤 지나 왼쪽으로 난 첫 번째 길로 들어와요. 수로를 끼고 있는 길이요. 내 차 번호는….”
소설가 안정효(安正孝·66)씨는 모자를 눌러쓴 채, 수로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금요일 오후에 섬에 들어왔다고 한다. 보통은 토요일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다는데, 어쨌거나 그가 주말마다 석모도를 찾은 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덕분에 훤히 꿰는 마을 사정은 소설 ‘미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