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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들의 저녁

러너들의 저녁

러너들의 저녁
입이 벌어진

하얀 운동화 같은 얼굴로

너는 현관문을 열고 나가

하늘을 내딛는다

벚꽃이 피고 있는



건너편 102동까지

학교를 나온 아이들의 목소리가

가득한 운동장까지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최대한의

공평함을 위해

너는 가까워진다

흐리고 비가 올 듯한 저녁

지상의 오늘과 이별하는

최선의 방법으로서

네가 선택한 건 처음의 자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세

러너들의 저녁
하재연

1975년 서울 출생

2002년 문학과사회로 등단

고려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라디오 데이즈’


구름을 밟기 위해 굽히는

너의 무릎

무릎의 무늬

그런 것들이다

땀 냄새로 공기 중에 녹아드는 것

오른 주먹 다음에

왼 주먹이 오는 것

네 숨소리를 지우는 다른 숨소리가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는 것

신동아 200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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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들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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