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2000년대 초반. 후줄근한 ‘추리닝’ 바람으로 찾던, 살림집을 겸한 자그마한 동네 비디오 대여점. 젊은 여주인이 “신작 테이프니까 빨리 반납해”라고 성마르게 재촉이라도 하면 낯이 확확 달아오르던 기억. 혹여 ‘취향’을 들킬까, 별반 보고 싶지 않은 영화까지 섞어 ‘1(일반영화)+1(에로영화)’ 혹은 ‘2+1’으로 빌리기도 하고, 연체료 독촉을 우려해 부랴부랴 몰아보던 경험이 있을 터.
그러다 막강한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 화양연화(花樣年華)의 한 시대를 풍미한 비디오 대여시장은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쇠락했다. 인터넷이 PC통신을, 빵집이 쌀집을 밀어냈듯. 자연스럽게 한국 에로영화계도 2005년 이후 시장 자체가 전멸하다시피 했다.
‘약 빤’ 영화
그러나 욕망은 본래 ‘아날로그적’일 수밖에 없다. 조금 촌스러워도 따스함을 되새김질케 하는 작금의 ‘복고’ 바람이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달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동(反動)이듯. 그래서일까. 비디오 대여점을 ‘폭망’케 한 인터넷TV(IPTV)·케이블TV의 주문형 비디오(VOD) 시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에로영화의 부활을 알린다. 고예산 상업영화가 스크린을 통해 각광받는 한켠에서 19금(禁) 저예산 에로영화가 최근 2~3년 새 ‘안방극장’을 달구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린다.그 중심에 공자관(40) 감독이 있다. 공 감독은 2013년 개봉작 ‘젊은 엄마’를 통해 에로영화계 스타 감독으로 떠오른 데 이어, 지난해 11월 발표한 ‘친구 엄마’로 저예산 에로영화의 핑크빛 약진을 이끌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밀크픽처스’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11월 말 개봉 예정인 ‘특이점이 온 영화’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밀크픽처스는 지난해 설립한 자신의 제작사다.
▼ 작품 제목부터 ‘특이’하다.
“‘약 빨았다’와 비슷한 뜻이다. 요즘은 그걸 ‘특이점이 온다’는 인터넷상 은어로 표현한다. 영화는 3부짜리 옴니버스 형식이다. 가끔 극장판도 내는 일본 판타지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떠올리면 된다. 미국이라면 ‘환상특급’ 같은. 1화에서 SM(사디즘과 마조히즘)과 스와핑(파트너 교환 성행위), 2화에선 퀴어(성소수자를 포괄하는 뜻), 3화는 패륜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공 감독의 이름 또한 특이하다. ‘아들 자(子)’, ‘벼슬 관(官).’ 가명이나 예명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본명이다.
서울 태생인 그는 단국대 연극영화과(95학번) 출신. 4학년 때인 2001년 에로영화 전문 제작사 (주)클릭영화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1년가량 조감독 노릇을 하다 이듬해 7월 ‘위험한 연극’으로 감독 데뷔를 했다. 같은 해 잇따라 선보인 ‘야망’ ‘깃발을 꽂으며’까지 에로비디오 한 편당 3000~4000장의 판매 실적을 냈다. 평균치를 넘는 실적이지만 2003년 10월 퇴사했다.
“에로영화계가 몰락하고 있었다. 입사 당시엔 비디오 한 편당 1만 장씩 팔려 ‘대박’을 쳤는데, 퇴사 무렵엔 1000~2000장이 고작이었다. 사무실에 나와도 할 일 없는 날이 많아 회사 분위기도 나른했다.”
“도제식 시스템 싫었다”

“거기서 감독 ‘입봉’을 하려면 연출부 막내로 들어가 한 감독 밑에서 10년가량 연출부·조감독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런 도제식 시스템이 싫었다. 바로 연출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택한 게 클릭영화사다. 좀 자만했던 것 같긴 하다.”
그러나 할 일이 마땅치 않은 건 퇴사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닥치는 대로 일하며 ‘연명’하는 프리랜서 생활의 연속.
“손가락 빨 순 없지 않나. 영상과 무관한 일도 했다. 일당 5만 원짜리 아파트 소독, 주차장 청소 일로 월 60만~70만 원 번 적도 있다. 딱 교통비와 휴대전화 요금 충당할 정도. 게임산업이 성장할 땐 성인 게임용 실사영상을 찍는 등 각종 성인 콘텐츠도 만들었다. 모 감독이 그러더라. ‘넌 그때 (물만 주면 살아가는) 선인장처럼 버텼다’고.”
그렇게 4년을 보낸 공 감독이 기성 제작사 청년필름(주)을 통해 2007년 가을 내놓은 작품이 코믹 에로물 ‘색화동’이다. 에로영화를 만드는 이들이 처한 현실과 애환을 자전적 스토리에 담아 그려냈다. 개봉 전인 2006년 말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됐고 전국 7개관에서 스크린 상영도 했지만, 흥행엔 재미를 못 봤다. 그때 공 감독은 깊은 상념에 빠졌다고 한다.
“사람들이 나를 찾는 건 에로영화를 원하기 때문 아닌가, 근데 왜 날 찾지 않지? 영화란 게 절대 쉽지 않구나…그런 자문자답을 해가며 영화인으로서의 능력, 영화와 연출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원안은 ‘야설’

▼ 대박을 쳤으니 돈도 많이 벌었겠다.
“현금이 급했던 탓에 제작자와 수익 지분 정산을 성급하게 하느라 겨우 4000만 원 받았다. 그런데 20억 원쯤 수익을 냈으니…. 1년 동안 화병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잤다. 4억~5억 원은 받을 수 있었는데….”
‘젊은 엄마’의 원안(原案)은 공 감독이 한 포털사이트 성인 카페에서 접한 ‘야설’(야한 소설). 제목이 ‘장모’로, 글쓴이의 체험담인가 싶을 만큼 ‘대사빨’과 디테일이 넘치고 개연성이 있었단다. 하지만 그대로 영화화할 순 없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 심의를 통과할 리 없었기 때문. 그래서 사위-장모 관계는 그대로 두되 사위와 딸이 먼저 이혼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공 감독 자신이 중·고교 시절 지녔던 성적 판타지를 몽땅 끌어와 시나리오를 썼다.
같은 해 그는 40대 초중반 남성 4명의 음담패설과 성적 판타지를 엮어 대한민국 중년 남성의 자화상을 희화화한 작품 ‘허풍’을, 이듬해엔 이두용 감독의 ‘뽕1’(1985)을 우크라이나 여성을 여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리메이크한 ‘뽕 2014’를 내놨다. 하지만 ‘젊은 엄마’의 흥행 성적에 비할 순 없었다.
“결제하고 봐달라”
‘공자관’이란 이름 석 자를 제대로 다시 알린 건 지난해 밀크픽처스 상호를 내걸고 만든 첫 작품 ‘친구 엄마’다. ‘야동’을 통해서만 여자와 성(性)을 아는 대학생 경수가 짝사랑하던 선배 지연에게 퇴짜를 맞고, 방학 때 가출하다시피 여행을 떠나 친구 집에서 ‘전복아가씨’ 출신인 친구 엄마 현옥과 파격적 로맨스를 벌이는 내용. 그저 야한 영화라기보다 스토리와 대사, 베드신이 고루 어우러진 사랑 얘기라고 할까.이 영화도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VOD로 내놓기 전 서울 광화문 미로스페이스에서 2주간 스크린 상영을 했고, 이후 코멘터리 영상 형식의 ‘친구 엄마 : 비하인드 더 씬’도 선보였다.
▼ 친구 엄마와의 로맨스? 가능하다고 보나.
“현실에선 그럴 상황이 거의 없지. 하지만 남자라면 한 번쯤 친구 엄마를 향한 연정을 환상처럼 품어본 적이 있지 않을까. 나 역시 중학생 때 얼굴 예쁘고 몸매 좋고 잘 꾸미는 친구 엄마를 보려고 일부러 친구 집을 자주 드나든 적이 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이야말로 남자들이 끊임없이 탐닉하는 야동 세계의 주된 줄거리 아닌가. 그런 소재를 영화적 허구로 표현한 것이다. 20세 나이 차가 나도 여전히 처녀 같은 외모를 지닌 친구 엄마, 스무 살 때 딸 낳고 지금 마흔 살인 장모라면? 한국 사회에선 감춰진 욕망으로 묻힐지 몰라도 외국 같으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 흥행 수익은.
“다른 19금 영화에 비해선 잘 나왔다. 하지만 홍보·마케팅비를 포함해 총제작비가 2억 원 초반대로 많이 든 탓에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진 못했다. 표현을 잘 하려면 돈 많이 든다. 그러니 다들 불법 다운로드하지 말고 결제한 뒤 봐달라, 제발(웃음).”
‘젊은 엄마’의 6000만 원대 제작비에 비하면, ‘친구 엄마’는 3배 이상 비용을 들인 셈이다.
▼ 왜 하필 ‘엄마 시리즈’인가.
“원래 ‘친구 엄마’는 만들 생각이 없었다. 어느 제작자가 먼저 제안하기에 ‘이미 ‘젊은 엄마’도 만들었는데 뭣 하러?’ 하며 고사했는데, ‘감독님, 돈 벌 생각 없어요?’ 하는 말에 혹했다. 그런데 시나리오 쓰는 데만 6개월이 걸리는 등 시간이 지체되자 제작자가 손을 뗐다. 그래서 온전히 내가 제작 겸 연출을 맡은 거다.”
“엄마 시리즈 고집 안 해”
▼ 다음엔 어떤 ‘엄마’일까.“관련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 밝히려니 무섭다. 누군가 득달같이 베낄까 봐. 시리즈 영화는 통상 트릴로지(3부작)로 끝내니, 만일 어느 제작자가 ‘쏜다’고 하면 마무리 작품을 해볼 용의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엄마 시리즈를 고집하지 않는다.”
▼ 에로영화를 파고들게 된 계기는.
“어떤 철학이 있었던 건 아니다. 사실 영화사에 남은 거장들도 시작부터 거창하진 않았다.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도 원래 미술부 일을 했지만 거장 반열에 올랐다. 나 또한 그냥 영화를 하고 싶어 연극영화과에 간 거지 에로영화를 특별히 지향한 건 아니다. 남보다 빨리 입봉하고픈 욕심에 클릭영화사에 들어갔고, 거기서 일하다 보니 에로영화를 잇따라 찍게 된 거다. 근데 나중엔 오기가 생기더라. 에로영화계에서 무라도 잘라야겠다는 심정이랄까.”
클릭영화사를 택한 건 제대 후 같은 과 친구들과 단편영화 제작실습 수업을 듣고 난 뒤 우연히 접한 에로비디오 ‘이천년’(감독 봉만대)과 ‘쏘빠때2’(감독 이필립, ‘쏘빠때’는 ‘쏘시지가 빠다를 만났을 때’의 줄임말) 때문. 줄거리에 개연성이 있는 데다, 공들여 찍은 야외촬영 장면과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 깊었단다. 두 영화 다 클릭영화사 작품이다.
다양한 야동에 ‘단련’돼 역치(閾値, 생물이 외부환경 변화, 즉 자극에 대해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세기)가 한껏 높아진 많은 관객에게 어필하려면 제아무리 공 감독이라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터.
▼ 에로틱한 표현을 하기 위해 어떤 데 가장 신경 쓰나.
“나 스스로 욕망에 솔직한가 자문한다. 나부터 ‘음란마귀’가 씌어야 하기에. 관객은 영화와 현실을 곧잘 혼동한다. 예컨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선 남자주인공이 죄다 홍 감독 본인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허구이기에 관객은 결국 그들을 홍 감독 자신으로 보지 않는다.
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어, 저 감독XX, 자기가 장모랑, 친구 엄마랑 하고 싶은 거 아냐?’ 관객들이 마땅히 그렇게 여기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로영화를 찍을 땐 머릿속에 오로지 ‘고추’만 떠올려야 한다. 그렇다고 내가 어릴 때부터 성적인 데 유난스레 관심이 많았던 것 같진 않다.”
“영화적 자양분은 TV”
▼ ‘공자관표 영화’의 연출 원칙은.“정해놓고 하진 않는다. 다만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결과론적으로 볼 때, 쉽게 하면 결과도 볼품없고, 좀 더 수준 높은 걸 추구하면 결과 또한 수준이 높더라. 관객은 그걸 귀신같이 알아챈다. 이건 경험칙이다. 에로영화는 여배우의 미모와 보여주는 강도 면에서 하드코어 포르노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가짜 섹스인 데다, 음모(陰毛)조차 보여서는 안 되니까. 그래서 현실에 발붙인 설정을 해야 관객이 공감한다. 그런데도 파격적 설정만 있고 개연성과 스토리의 완성도는 턱없이 떨어지니까 한국 에로영화 수준이 낮다고 비판받는다. 대다수 연출자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려는 진취적 노력보다 어떻게 하면 돈 좀 만질까, 비즈니스에만 빠져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서 나는 근작 5편과 ‘특이점이 온 영화’의 시나리오를 작가와 공동으로, 혹은 혼자서 직접 썼다.”
공 감독이 지금껏 연출한 작품은 비디오와 개봉 영화를 합쳐 18편이다.
▼ 작품 대다수가 곧장 IPTV행(行)이니 서운할 때도 있겠다.
“전혀. 에로영화계에서 일하면서 내가 TV용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확실히 가졌다. 내 영화적 자양분은 거의 어린 시절 이불 덮고 누워 가족과 함께 본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에서 접한 작품들이다. 그래선지 꼭 스크린 상영용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 저예산 에로영화의 제작비는 보통 어느 정도인가.
“높았다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2016년 현재 홍보·마케팅비를 포함해 편당 1억 원이 채 안 든다.”
▼ 제작기간은.
“내 경우엔 3개월쯤. 프리 프로덕션에 한 달 반, 촬영 2주, 후반 작업에 한 달쯤 걸린다. 다른 감독은 한 달 내지 한 달 반 만에도 제작하더라.”
영등위의 ‘문제아’

“수익 나면 3000만~4000만 원. 못 내면 ‘똔똔’ 혹은 1000만~2000만 원쯤 적자다.”
▼ 배우들의 출연료는.
“주연 여배우의 경우 많으면 편당 3000만 원대, 적으면 1000만 원대 초중반. 남자 배우는 그보다 낮다.”
▼ 작품 소재와 아이디어는 어디서 찾나.
“시류에 편승하거나 역행한다. ‘엄마’ ‘젊은’이 많으면 거기서 탈피하고, ‘엄마 시리즈’가 유행이면 되레 그걸 해보자고 할 수도 있고. 인터넷 서핑도 자주 한다. 언론 보도에서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다른 이들의 생각을 많이 읽으려 한다.”
▼ 캐스팅은 어떻게 하나.
“‘특이점이 온 영화’에선 성인물 연기 전문배우들을 썼다. ‘친구 엄마’ 땐 ‘신삥’들을 썼고. 통상 캐스팅은 배우 섭외 전문 매니저에게서 소개받는 방식을 취한다. 근데 요즘 관객은 늘 새로운 여배우가 벗길 원한다. 예전과 달리 특정 여배우에 대한 팬덤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일부 여배우가 ‘나는 출연하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이 했다’ ‘속아서 했다’는 식으로 여러 매체를 통해 질질 짜면서 변명하는, 잘못된 선례를 남겨서다. 마치 어릴 때 사창가로 끌려가서 일하다 빠져나온 듯이. 이러니 신인 캐스팅이 몹시 힘들다. 물론 그들이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하게 만든 왜곡된 사회구조가 더 문제다. 뒤에선 할 짓, 못할 짓 다 하면서 앞에선 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행태 말이다. 정말 우리 모두 한번 탈탈 털어볼까….”
▼ 촬영 현장에선 요즘도 ‘공사’(남녀 배우의 신체 주요 부위를 스타킹이나 살색 테이프로 가리는 것)를 하나.
“지금도 똑같다. 가짜로 하는 거니 공사를 안 할 순 없다. ‘특이점이 온 영화’의 경우 좀 세게 찍었는데, 남자배우가 발기하기도 했다.”
▼ 심의 문제로 영등위와 승강이가 적잖았을 듯하다.
“대다수 연출자는 고분고분한데, 난 뭔가 시도를 많이 하니까. 음부와 음모가 노출되면 안 된다는 등급 심사규정에선 벗어나지 않되 ‘에코(eco) 에로’를 만들어보자며 배우들 주요 부위에 자몽, 멜론, 수박 등을 가져다두고 애무하는 신을 넣었다. ‘달콤해’ ‘맛있어’라는 애드리브가 절로 나오더라. 얼마나 자연친화적인가.
그런데 ‘제한상영가’를 주더라. 기껏 머리 쓰고 돈 들여 만들었는데 그렇게 하면 열 받는다. 성인들 보라고 만들었는데, ‘청소년이 볼까 봐 우려된다’는 얘기는 왜 하나. 한때 영등위원장 면담 요청 공문을 보낸 적도 있다. 영등위한텐 내가 문제아지.”
공 감독은 클릭영화사 시절, 경찰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여중생 사건에 울분을 느낀 한국 청년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외치며 주한미군 사령관과 부시 대통령의 부인을 몸으로 사로잡아 자신에게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든다는 내용의 ‘깃발을 꽂으며’를 제작할 때 주한미군 측이 유감 성명을 냈기 때문. 물론 해프닝으로 끝났다.
‘유교 탈레반’ 국가

“환경 문제에선 더 그렇다. 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엄청 깐다. 인천 계양구 경인 아라뱃길 인근에 집이 있는데, 여름에 물이 얼마나 더러운지…4대강 사업도 완전 실패작이라고 본다.”
▼ 에로영화계 밖으로 진출하고픈 생각은.
“수평적으로 왔다 갔다 하고 싶다. 고예산 상업영화 연출 제안이 들어오면 맡을 수도 있다. 근데 아마 그런 제안이 오더라도 제작자가 내게 원하는 건 에로적인 영화일 거다. ‘간신’이나 ‘인간중독’ 같은 유. 물론 에로적 정서가 없는 스릴러나 코믹 영화를 연출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다 다시 저예산 에로영화를 만들 수도 있고, 물 흘러가듯.”
▼ 롤모델이라 할 만한 감독이 있나.
“글쎄…김기덕 감독? 저예산이라서(웃음). 같은 저예산이라도 홍상수 감독 스타일은 절대 아니다. 김 감독 작품이 짐승 같은 본성의 영화라면, 홍 감독 작품은 선비 같다. 내 취향은 전자 쪽이다,”
▼ 그 선비 같은 홍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 염문이….
“아니, 한참 어리고 예쁜 여자가 사귀자는데, 안 넘어갈 남자가 어디 있나. 부럽구먼.”
▼ 연출자이자 경영자로서 목표와 포부는.
“밀크픽처스가 콘텐츠 제작사로서 나름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지니고, 그 자산가치를 인정받아 코스닥 상장까지 가능한 회사로 일구는 게 경영자로서의 목표다. 연출자로선 밀크픽처스를 성인 종합엔터테인먼트그룹으로 키우고 싶다. 영상뿐 아니라 가십이건, 야설이건 직접 생산한 성인 콘텐츠를 공급하는 거다. 결국 포르노를 합법화, 양성화, 산업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진다. 그걸 허용하지 않는 ‘유교 탈레반’ 국가다 보니 여기저기서 ‘몰카’나 찍어대고, 지검장이란 사람이 길거리에서 자위행위까지 하는 거지.”
파격적 설정만으로 보면, 공 감독의 영화는 ‘막장’이란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그런데 말이다. 세상엔 ‘막장 영화’보다도 더한 실화가 넘쳐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