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층짜리 건물 유리창 닦느니 63빌딩 유리창 닦는 게 낫죠. 위험한 공사가 이윤이 많이 남는 법이니까요.”
우스갯소리 하듯 가볍게 넘기지만, 캠퍼스에 방학이 가까워오면 그는 또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강한 이끌림을 느낀다.
“그런 점에서 전 운명론자예요. 운명의 부름을 받으면 떠나야죠. 그러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기에 평소 꾸준히 운동하죠. 사진을 아무리 잘 찍어봤자 현장에 없으면 아무 소용없잖아요.”
킬리만자로와 히말라야를 등반할 때 그는 일행보다 2배 이상 더 걸었다. 험난한 여정을 카메라로 기록하기 위해 간 길을 되돌아오고, 비경(秘境)을 최상의 구도로 촬영하기 위해 남이 안 가는 길을 가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행의 고통과 감동을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선 그들이 쉴 때 그는 쉴 수 없었다. 산을 오르기만 한 게 아니라 오르락내리락한 덕분에 고산증으로 고생하진 않았지만, 누구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