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호

집중 취재

새빨간 사과의 ‘새빨간’ 비밀

잎 따기·반사필름·착색제 사용…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18-11-21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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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품종 불문, 많은 농가가 착색 작업 매달려

    • ‘착색 증진’ 제품, 착색 성분·효능 검증 안 돼

    • 빨간 사과는 성숙된 맛있는 과일의 지표?

    • 사과 착색 여부 따라 사과값 5배 차이

    • “왜 빨간 사과 먹어야 하는지 의문 가질 때”

     ‘그림이나 물건에 물을 들이거나 색을 칠해 빛깔이 나게 함.’ ‘착색’이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자연의 산물인 과일에도 착색을 하고 있다. ‘빨갛고 탐스러운’ 사과도 실상은 인공적으로 색을 칠한 덕분이라는 걸 아는 이가 많지 않다. 많은 사과 농장이 사과를 좀 더 ‘새빨갛게’ 만들기 위해 ‘착색 작업’에 열심이다. 이런 착색 행위는 지역과 품종을 불문하고 벌어진다. 이 모두가 빨가면 빨갈수록 등급이 잘 나오는 사과 상품(上品) 판정 기준과 ‘빨간 게 맛도 더 좋다’는 소비자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사실 사과 농가뿐만 아니라 감귤, 배 등을 취급하는 농가에서도 착색 작업이 이뤄진다. 그럼에도 유독 사과 농가에서 착색 작업이 횡행하는 이유는 사과가 다른 과일과 달리 햇빛을 직접적으로 받아야만 착색되는 과일이어서다. 사과 착색은 색소물질인 안토시아닌 양에 의해 결정되는데, 햇빛을 받을 때 안토시아닌이 활발하게 생성된다.


    봉투 뒤집어쓴 ‘성형 사과’의 실체

    착색 작업의 핵심은 사과가 잎이나 가지에 의해 가려지는 부분 없이 햇빛을 고르게 받게 하는 것이다. 가지치기와 사과나무 잎 따기는 착색 작업의 기본. 사과 알을 일일이 돌려 햇빛을 받게 하고 사과에 봉지를 씌워 차광에 따라 착색하기도 한다. 봉투 안에 빛을 모아 사과 전체가 골고루 빛을 받게 하는 원리다. 이렇게 하면 엽록소가 생기지 않아 사과 표피가 더욱 붉어진다.

    햇빛 투과율이 높은 사과나무라도 사과 밑부분까지 완전히 착색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농가 대부분은 사과나무 토양 표면에 햇빛이 반사되는 은박 반사필름을 깔아준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방법을 ‘사과 착색 증진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 과수 농가에 안내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박무용 박사는 “사과 품질은 색깔, 맛(당도), 모양에 따라 결정된다. 맛과 모양이 우수해도 착색이 고르지 않으면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이런 경우 착색 증진 기술을 활용해 사과의 상품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혼합물로 사과 색을 내는 방법도 있다. 일명 ‘착색제’라고 하는 제품이다. 정확히 말하면 착색 증진을 돕는, 4종 복합비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중에 착색제로 등록된 제품은 없다. 업체들이 제품을 비료로 등록해놓고 ‘착색 증진’ ‘착색 향상’이란 문구를 내세워 마치 착색제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이다.

    윤태명 경북대 사과연구소 소장(원예과학과 교수)은 “‘착색 증진’을 돕는다는 이들 제품의 성분과 효능이 공식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사용하기 전 자세히 알아본 후 사용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착색 증진을 돕는 제품에는 수용성 인산, 가리 등 여러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일부 제품에는 호르몬제도 포함돼 있다. 착색제의 효능은 사과 색을 내는 성분의 생성을 자극해 사과가 빨리 착색되도록 돕는 데 있다. 실제 이를 사용해본 일부 농부들은 “사과나무에 1, 2회 이상 뿌리자 햇빛이 잘 닿지 않는 사과 밑부분은 물론 사과 배꼽까지도 고르게 착색됐다”고 말한다.

    박 박사는 “‘착색 증진’을 돕는다는 제품들이 아직까지 인체에 해롭다는 근거는 없지만 이런 제품을 뿌린 사과는 과육의 경도(단단한 정도)가 약해져 씹었을 때 아삭아삭한 식감이 덜하고 저장성도 떨어져 오랫동안 보관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는 ‘빨간 사과’만 좋아해

    충북 괴산군 한 과수원에서 사과 홍로를 수확 중인 모습. [뉴시스]

    충북 괴산군 한 과수원에서 사과 홍로를 수확 중인 모습. [뉴시스]

    사과 색깔은 사람이 먼저 눈으로 상품을 판단하는 절대 기준이 된다. ‘동가홍상(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이라는 말처럼, 소비자는 당도와 산미가 조화를 이루고 식감이 아삭아삭하면서 빨갛고 매끈한 사과를 선호한다. 설·추석 등 명절 선물용이나 제수용 상품의 경우 특히 그렇다. 9월 20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은 올 추석 명절을 맞아 선물용으로 사과를 고를 때 중간 크기(250g)의 빨간색 편원형 사과를 가장 선호했다. 잘 익은 빨간 사과가 당도가 높고 맛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빨간 사과를 선호하게 된 걸까. 이는 바로 일본식 농업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사과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일본식 농업은 품질 지상주의다. 윤태명 소장은 “사과 알이 굵고 모양이 반듯하고 색깔까지 완벽한 사과가 일본식 사과다. 한국은 일본식 농법의 영향을 많이 받아 사과 소비 성향 역시 일본과 비슷한 경향이 있다. 이제 빨간 사과는 성숙된 과일을 상징하는 하나의 지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오히려 착색제 없이 자연에서 키운 사과를 진정한 상품(上品)으로 보는 면이 강하다. 맛으로 따졌을 때, 착색제를 사용해 빨갛고 매끈한 사과보다 겉껍질이 까칠하고 투박한 사과가 훨씬 맛있기 때문이다. 일반 사과는 햇빛, 비, 바람, 서리 등에 자연스레 노출되면서 과육이 단단해져 식감도 더욱 아삭하고 당도와 산미도 잘 조화돼 사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대신 착색 작업을 하지 않은 사과는 밑부분과 배꼽 주변이 푸르스름한데, 그렇다고 맛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과 곳곳에 박혀 있는 검은색 점들도 ‘영광의 상처’라 볼 수 있다. 병충해의 침입을 받았다가 자연치료 된 병점이나 바람에 의해 상처가 났다가 아문 자국이기 때문이다. 한편 사과에 묻어 있는 흰색 얼룩은 농약이 아니다. 탄산칼륨 살포 후 비가 오면 얼룩으로 남는 것인데, 물로 닦으면 바로 지워지기 때문에 안심하고 씻어 먹어도 된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착색 작업 비용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다. 소비자가 빨간 사과를 선호할수록 과수 농가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과 전면이 빨갛게 착색되지 않으면 높은 값에 출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농부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맛과 모양이 우수한 사과조차 색이 빨갛지 않다는 이유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과 전면이 착색된 상품을 내놓기 위해 연간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야 하고, 착색 작업으로 인한 환경 훼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일부 농가를 중심으로 ‘착색제를 사용하는 건 소비자와 농가 모두에게 손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심지어 일부 농가에서는 착색 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한 나머지 오히려 사과의 맛과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겪기도 한다. 빨간 사과를 향한 열망이 오히려 독이 돼버리는 셈이다. 

    충북 단양에서 사과 농장을 운영하는 한 모(54) 씨는 매년 착색 작업을 위해 수백만 원의 비용을 부담한다. 약 1만1550㎡(약 3500평) 규모의 농장에 부사(미야마·美山)와 홍로를 키우는데 연간 생산량이 60t 정도 된다. 농사 규모가 작지 않지만 한씨의 농가 소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 해 농장 운영비(약 3000만 원)를 제외하고 인건비를 포함한 사과 착색 작업 비용만 따로 500만 원 이상이 든다. 착색 작업에 소요되는 노동력 구하기도 만만치 않다. 

    한씨는 “사과는 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에 세 번에 나눠 잎을 따줌으로써 착색도를 높인다”며 “사과 농장 재배 면적 3000평을 기준으로 잎 따기 작업을 한 번 할 때마다 열 명이 넘는 인력이 사흘을 꼬빡 매달려 일한다. 인건비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물론 적엽(잎 따기)은 과실수를 키우는 농부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착색에 집착하는 나머지 필요 이상의 작업량이 투여된다는 게 문제다. 무엇보다 과한 적엽은 사과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사과는 잎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너무 이른 시기에 잎을 따거나 한꺼번에 많은 잎을 따면 세포 수와 크기가 증가하는 과실 비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다음 번 착과(과일나무에 열매가 달림)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착색 작업을 거친 사과가 자연 상태로 키운 사과보다 맛이 덜한 이유다.

    반사필름이 환경 오염시켜

    무리한 착색 작업으로 피해를 보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다. 경북 영주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김수환(가명·68) 씨는 올여름 반사필름을 사용했다가 도리어 큰 피해를 보았다. 고온에 과실이 데이는 ‘일소 피해’를 당한 것. 폭염과 가뭄으로 대기 온도가 40도를 육박한 상황에서 반사필름까지 사용하자 사과가 이를 견뎌내지 못했다. 결국 어른 주먹 정도 크기의 대과는 전체 출하량의 20%도 채 안 됐다. 김씨는 “올해 같은 경우에는 반사판을 생략했어야 하는데, 사과 착색이 상품성과 직결되다 보니 반사필름을 깔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반사필름 사용으로 농촌 환경이 날로 훼손돼고 있다는 점이다. 소모성 자재인 반사필름은 농업 폐기물로 구분돼 종량제 지침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데 그 수수료가 적지 않다. 경북 지역의 경우 1t당 1만3000원(지역마다 다름)의 수수료가 붙어 이를 기피하는 농가가 많다.

    농경지 주변에 방치된 반사필름은 농촌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토양 오염을 유발해 농작물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 과수 농가에서는 불법 소각하다 산불을 내기도 했다. 또 반사필름이 바람에 날아가 전력 설비에 부딪혀 정전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다반사다. 김씨는 “농부가 자연을 지키지는 못할망정 농사를 짓느라 환경을 오염시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맛보다 뭣이 중헌디?

    사과나무 밑에 반사필름이 깔려 있다. [뉴스1]

    사과나무 밑에 반사필름이 깔려 있다. [뉴스1]

    그럼에도 농부들이 사과의 착색 관리에 매달리는 이유는 어쩔 수 없이 착색으로 빛깔을 낸 사과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농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과 착색 작업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농부 한씨는 “갈수록 농가의 일손은 부족한데 ‘보기에만 좋은 사과’를 기르고자 이렇게 많은 돈과 노동력을 투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착색 작업을 거치지 않은 사과는 시장에서 하품(下品) 취급을 받기 일쑤다. 가격부터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된다. 농부 성대원(43) 씨는 인위적으로 사과 색 내기를 거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대표적으로 그는 사과에 봉지를 씌우지 않는다. 자연 상태 그대로 기르기 때문에 이 농장에서 출하되는 사과는 서리를 최소 3회 이상 맞는다. 그렇기에 성씨가 기른 사과는 착색 사과에 비해 당도가 월등히 높고 과육도 단단하다. 성씨는 “맛있는 과일에는 왕도가 따로 없다. 잘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추석 출하 시 성씨는 경매시장에서 ‘중급’ 판정밖에 받지 못했다. 모양과 당도는 우수하지만 사과 색이 고르게 착색되지 않았다는 게 감점의 주요 원인이었다. 가격은 1kg당 3442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성씨 사과와 모양·당도가 비슷하면서 전면 착색된 사과들은 ‘특(特)’ 등급을 받았다. 가격은 1㎏당 1만6000원. 착색 여부에 따라 가격이 5배가량 차이 나는 셈이다. 

    성씨는 “착색제를 사용하지 않아 사과 전면이 고르게 착색되지 않은 것일 뿐 맛과 향, 과육의 경도, 저장성 등 품질은 우수하다. 자연 공법으로 재배한 사과도 적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도매시장 도매법인 관계자는 “색깔, 모양, 맛(당도) 등 종합적으로 사과를 검수한 후 등급을 판정한다. 다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빨간 사과를 선호하고 있어 사과 등급 판정의 기준이 맛과 향보다는 색깔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통업계는 농부들에게 노골적으로 ‘빨간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여름 한 협동조합 상품기획자(MD)는 경북 예천 일대 사과 농장을 돌며 농부들에게 “사과가 아랫부분까지 빨개야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며 엄포 아닌 엄포를 놓았다. 농산물유통센터에서는 사과의 익은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착색 선별기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한 백화점 청과 부문 바이어는 “명절 시즌 선물용 사과의 경우 작은 흠집이나 일부 착색 불균형에도 고객이 불만을 제기한다. 이는 백화점 품질 만족도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인 데다 많은 소비자가 ‘빨간 사과가 맛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우리로선 농가에 빨간 사과를 주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빨간 사과의 수익이 대부분 중간 유통 상인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사과는 보통 생산자(농부)→ 생산자단체(영농조합법인)→ 도매시장(도매시장법인)→소매상(백화점·마트) → 소비자 단계를 거쳐 판매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과의 유통비용은 소비자가격의 무려 51.3%에 달한다(2016년 기준). 이는 주요 농산물(28개 품목) 유통비용률 평균치(44.8%)보다 높은 수치다.

    사과 색깔의 변신은 무죄

    일본 아오모리현의 도키과수원. 현재 일본에서는 노란색 사과가 인기다.

    일본 아오모리현의 도키과수원. 현재 일본에서는 노란색 사과가 인기다.

    사과 가격은 색깔, 크기, 맛, 출하 지역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단순 금액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한계가 있지만, 11월 8일 서울 가락동 농산물 시세에 따르면 특등급 부사(10㎏)는 4만7827원에 거래됐다. 같은 날 국내 A대형마트에서는 프리미엄 사과 부사(10㎏)가 6만~7만 원대에서 판매됐다. 

    그렇다면 해외의 경우 사과 착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최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일본 최대 사과 산지인 아오모리(靑森)현에서는 최근 들어 빨간 사과 품종에서 노란 사과 품종으로 재배 품종을 바꾸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착색 작업에 따른 노동력 부담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지난해 6월 29일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과는 노란색의 ‘도키(トキ)’ 품종이다. 도키는 착색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빨간 사과보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어 여러모로 실용적이다. 따라서 일본 내 도키 생산 비율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 사과 묘목 판매업체 하리다 종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도키 품종의 사과가 전체 사과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이처럼 일본은 사과 품종 개발로 과수 농가의 착색 관리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황금사과’라고 불리는 밝은 노란빛의 시나노골드 품종이 일부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시나노골드 품종은 1999년 일본에서 개발됐는데, 농부들은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사과 색깔이 노랗다면 굳이 애써 빨갛게 색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과는 빨갛다’는 상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빨간 사과가 맛있다’는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사과 등급 판정 기준은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 농업 기술의 발달은 맛있고 먹기 좋아 보이는 사과의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연 그대로의 먹을거리를 우리 식탁에 올리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지혜와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윤태명 소장은 “자연에서 자라는 과일은 다양한 색깔과 크기, 모양으로 재배되는 게 당연하다. 소비자가 올바른 농산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부처의 긴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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