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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분석’의 명과 암 上

다우와 리버모어를 잊어라! 럭비공 튈 방향이 보일지니…

‘기술적 분석’의 명과 암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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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예측에 과연 족집게는 있는가. 과학적·경제학적 분석과 경험, 육감, 심지어 점쟁이까지 동원되는 증시 분석의 세계. 시골의사는 그래프와 통계에 목을 매고 투자에 나선 개미 투자자와 사설기관의 기술적 분석 투자를 놓고 2회에 걸쳐 메스를 댄다. 이번 호에선 기술적 분석의 토대를 쌓은 다우 이론과 기술적 분석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버모어의 전설적 투자 기법이 오늘날 증시에 끼친 영향과 그 부작용에 대해 논한다.
‘기술적 분석’의 명과 암 上

기술적 분석의 태두 찰스 다우. 그의 이론은 오늘날 많은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주가를 분석하고 예측하려는 시도는 1900년대 초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그보다 더 앞서 주식이 아닌 일반 상품, 예를 들어 쌀이나 인삼 등을 거래하면서 일종의 규칙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상품거래이론이 집대성된 곳은 결국 주식시장이었다. 환금성이 높고 참여자가 많아 거래가 활발했으며, 또 거래 자료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을 분석하는 방식은 대개 기본가치 분석과 기술적 분석으로 나뉜다. 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상용하고, 후자는 기관투자자보다 정보나 분석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의 전유물에 가깝다(물론 기관투자자들도 이를 아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증권방송이나 주식을 가르치고 주가를 예측하는 사설기관들의 분석도구 역시 기술적 분석 일색이다. 그렇다면 대체 이 기술적 분석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그렇게도 많은 사람이 배우려 하고, 또 오래도록 전승비급(傳承秘·#54622;)으로 생명력을 유지해온 것일까.

투자와 도강(渡江)

‘기술적 분석’ 분야는 ‘다우 이론’을 주창한 찰스 다우로부터 비롯됐다고 보는 게 정설이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109년 전에 ‘월스트리트저널’을 창간한 언론인이자 시장 분석가였다. 다우는 1900년부터 1902년까지 그가 편집을 책임지던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시장가격의 평균’ 개념을 주창했다. 지금에야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제안이었다.

그의 논지는 단순했다. ‘급류가 일건 물결이 잔잔하건 강을 건널 수는 있다. 하지만 강폭이 좁고 물결이 잔잔할 때 배를 띄우면 강을 건널 가능성이 높지만, 홍수로 강물이 넘쳐날 때 강을 건너면 배가 뒤집힐 위험이 크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늘 강을 건너려 한다’는 것.



그는 자신이 창업한 다우존스 앤 컴퍼니(Dow Jones & Company)를 통해, 1896년까지 시장 평균주가를 공표한 데 이어 1897년부터는 산업 평균주가와 철도 평균주가를 발표했다. 이는 현재의 종합지수와 같은 개념으로 배를 띄우기 전에 홍수가 날지 물결이 잔잔할지를 보여주는 일기예보 같은 것이었다. 그러자 개별종목의 가격과 정보에 의존하던 투자관행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시장상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지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찰스 다우가 지수를 제안한 것은 가격을 단순 수치로만 보면 추세를 알 수 없고, 투자는 추세를 아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다우는 평균주가와 철도지수의 관계를 주목했다. 그는 당시엔 운송주가 모든 산업주의 핵심이었으므로 철도주의 향방이 주식시장 전체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믿었다.

그는 이렇게 평균주가로 씨줄을 엮은 다음, 거기에 다시 날줄을 매겼다. 평균주가에는 세 가지 흐름이 있으며, 가격 흐름은 이 세 가지 흐름, 즉 이들의 추세를 모두 검토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찰스 다우는 고작 수십 편의 칼럼을 썼을 뿐이고 굳이 주가를 예측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론에 대해 ‘다우 이론’이라고 명명하지도, 알리지도 않았다. 다만 그에게 영향을 받은 ‘월스트리트저널’의 후임 편집자 찰스 해밀턴이 그에게서 배운 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의 규준(The Stock Market Barometer)’이라는 책을 써 그의 이론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 후 S. A. 넬슨이라는 분석가가 1902년 ‘주식투자의 a,b,c,’라는 책에서 그의 이론에 ‘다우 이론’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핵심은 장기 추세, 조정, 일간 흐름

어쨌거나 다우 이론의 핵심은 씨줄이 아닌 날줄에 있다. 가격 흐름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크고 중요한 흐름은 장기 추세, 즉 긴 기간의 대세하락이나 상승과 같은 흐름이라는 논리였다. 이 흐름은 대개 2년에서 수년까지 이어지는 큰 흐름으로써 시장의 모든 요인이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유지된다는 것. 이를테면 대세하락은 향후 일어날 모든 부정적 사건이나 우려들이 모두 시장에 반영될 때까지 이어지고, 상승은 경기확장과 이익개선에 대한 기대와 향후 가능한 모든 호재가 주가에 다 반영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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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의사, 안동신세계병원장 donodon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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