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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외환위기는 없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외환위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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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축소됨에 따라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는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은 나라, 즉 ‘Fragile 5’로 분류됐다. 보험연구원은 2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Fragile 5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과거보다 낮고, 우리나라의 경우 Fragile 5에 비해 경제 기반이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편집자 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외환위기는 없다?

2월 4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으로 환율이 급등했다.

2008년 미국 연방준비은행(FED, 이하 연준)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되자 3차에 걸친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2013년 버냉키 당시 미 연준 의장은 양적완화 정책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고 2014년 1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월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2014년 1월 미 연준은 2월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다시 650억 달러로 추가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미 연준은 1990년 이후 세 차례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 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했는데, 이 시기 경제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한 바 있다. 1994년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정책금리를 3.0%에서 6.0%로 인상했을 때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했고, 1997년 5.25%에서 5.5%로 인상했을 때 태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그리고 한국에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2013년 양적완화 축소 정책 역시 선진국과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가능성 시사만으로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고 신흥국에서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됐다. 또한 경상수지 적자를 보이는 신흥국의 금리 및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

Fragile 5, 통화가치 15% 하락

이 때문에 신흥국 중 터키, 브라질, 남아공, 인도, 인도네시아 5개국(Fragile 5)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Fragile 5의 환율은 양적완화 정책 축소 논의가 시작된 2013년 5월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며, 2014년 2월 3일 기준으로 통화가치가 1년 전에 비해 15% 하락했다. Fragile 5의 주가지수 역시 2013년 5월과 8월 사이에 큰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올해 들어서도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약세를 보인다.



1990년대 많은 신흥국가가 외환위기를 경험했다. 경제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외화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외채상환이 어려워져 외환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외환위기 발생 전에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국제 자금 흐름의 변동성이 확대된 것도 요인이다.

이들 국가의 외환위기는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위기가 전염된 경우다. 멕시코는 해외자본 유입 촉진 정책 때문에, 태국은 자본 유입 촉진을 위한 외환정책 때문에, 또한 인도네시아는 관리 변동 환율제도에 따른 민간 부문의 취약한 환위험 헤지 때문에 외환위기를 겪었다. 체제 전환 이후 러시아 금융기관은 외채 차입에 의한 단기 수익을 추구하다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돼 외환위기를 맞았고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은 정치적 불안과 사회적 갈등으로 자본 유출이 확대되면서 외환위기가 촉발됐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이들 국가의 근본적인 외환위기 원인은 재정적자 및 경상수지 적자 누적으로 외채가 증가하고 있었음에도, 통화가치를 높게 유지해 외화유동성 충격에 취약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의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가 평균 4%에 달했고, 경상수지 적자 지속에 따라 외환보유액 대비 총 외채 규모도 평균 6배 수준을 보인다.

구매력까지 고려한 실질실효환율 추이를 보더라도, 외환위기 발생 이전에 오히려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외환위기 발생 직전 급등했으며 외환위기 이후에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환율 움직임이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 발생 직전까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펀더멘털과 괴리가 심각했다.

외화유동성 충격에 취약한 게 원인

현재 Fragile 5의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는 과거 외환위기를 경험한 나라와 비교해볼 때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과거 외환위기를 경험한 국가의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는 3.8% 수준이지만, 터키·남아공·인도 등은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이들 5개 신흥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2008년에 비해 확대됐다.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비율의 경우, 남아공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확대됐고 남아공도 6%를 초과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확대된 후 국가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남아공은 4.9%, 인도는 8.5%로 5개 국가 중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대외채무는 경상수지 및 재정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나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외환위기 경험국의 총 외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는 위기 발생 직전 연도에 6배를 초과했으나 Fragile 5의 경우 터키와 남아공만이 3배를 넘어섰다. 총 외채 대비 단기 외채 비중은 외환위기 경험국 평균이 22%인데 터키와 인도가 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단기 외채 대 외환보유액의 경우 터키가 100%를 초과하고 있어, 이들 국가 중 외화유동성 충격에 가장 취약하다. 즉 터키 경제의 펀더멘털은 경제성장률과 총 외채 대 외환보유액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과거 외환위기 경험국보다 취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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