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3일 호텔신라와 대한항공의 초청으로 한국 팸투어에 참가한 중국 여행사 대표, 언론인 등이 입국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접한 한국은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하면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여행지로 관련 산업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쇼핑은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의 최대 여행 동기이며, 이들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활동도 쇼핑이다.
평당 4억 매출 ‘슈퍼 파워’
유커(遊客 · 중국인 관광객)가 가장 즐겨 찾는 쇼핑 채널은 면세점이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613만 명으로 2010년 대비 3.3배 증가했고, 2014년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7조932억 원으로 같은 기간 2배 증가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수가 같은 기간 1.4배 증가(2014년 약 1600만 명)한 것을 감안하면 ‘면세점 호황’에 유커 증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호텔신라(대표 이부진)의 면세점 매출 역시 2조6100억 원으로 2010년 대비 2.2배 증가했다. 호텔신라의 국내 면세점 시장점유율은 37%다. 호텔신라 주가는 2010년 초 대비 6배 이상 상승하며 국내 주식시장 성장주 중에서도 대표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1위 면세사업자인 롯데면세점 매출도 3조9490억 원으로 2.2배 증가했다.
허가 산업이라는 특성과 롯데, 호텔신라의 높은 실적 개선 때문에 면세점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실제와는 좀 다르다. 같은 기간 동화면세점 매출은 1.5배(2930억 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도 2.1배(2630억 원) 증가해 성장률은 엇비슷했지만 매출 규모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면세사업자들 간의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익 측면에서는 더욱 큰 차이를 보인다.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이후 꾸준히 10%에 근접하지만, 동화와 워커힐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다. 워커힐의 2014년 영업이익률은 4%에 불과하며 동화면세점은 2010년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2010년 95억 원, 2014년 70억 원).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이 높은 임차료 부담으로 이익이 나지 않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실제 시내 면세점 사업에서 두 회사와 다른 회사들의 격차는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영업효율성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면세점 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은 백화점보다 10%포인트나 높다(평균 38%). 직매입 구조로 재고 부담이 면세점에 있고, 단위면적당 매출이 높아 이른바 바잉파워(buying power · 구매력) 역시 높기 때문이다. 반면 판관(판매관리) 비율도 매우 높은 사업이다. 집객(集客)을 위한 프로모션과 여행사에 대한 알선수수료 등 백화점 사업에는 없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판관 비율이 백화점 대비 10%포인트 더 높다(평균 30%).
따라서 결과적으로 평균 영업이익률은 백화점과 유사한 8% 수준이다. 문제는 업체별로 편차가 크다는 것. 이는 단위면적당 매출이 다르기 때문이다. 롯데와 호텔신라 면세점은 평당 4억 원에 달하지만 동화나 워커힐은 2억 원 남짓이다. 이러한 차이는 명품 브랜드 소싱(sourcing) 능력과 광고 마케팅에 의한 집객 능력에서 비롯된다. 고객이 면세점을 찾는 주된 이유는, 내국인이건 중국인이건 명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명품 소싱 능력과 마케팅 노하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면세점 사업은 막대한 재고관리와 고정비 부담으로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진과 AK(애경)는 경영 악화로 2003년과 2010년 면세점 특허를 반납했으며, 이랜드 역시 2013년 송도 면세점을 폐점했다. 중소기업의 ‘면세점 잔혹사’도 벌어진 바 있다. 2012~2014년 중소기업 12곳이 면세점 특허를 받았지만, 이 가운데 4곳이 허가권을 반납했다.

6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또 중국을 찾아 ‘유커 모시기’에 나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9월 9일 상하이에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 량젠장 사장과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