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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난민촌, 中 동북3성에 2000만평 건설 추진”

미·중의 김정일 압박 카드

“탈북난민촌, 中 동북3성에 2000만평 건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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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6자회담 수용으로 북핵 문제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3자회담 후 6자회담’안이 유력시되던 상황에서 북한의 결정은 주변국들에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을 6자회담의 틀로 이끌어낸 美·中의 ‘결정적 카드’는 무엇이었을까.
“탈북난민촌, 中 동북3성에 2000만평 건설 추진”

방미중인 다이빙궈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콜린파월 미 국무장관을 만나고 있다.(2003.7.20)

지난 7월31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미 대사관 공보과 자료정보센터. 7월27~29일 중국 방문에 이어 한국에 온 존 볼턴 미 국무부차관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100여 명에 달하는 국내외 기자들이 몰렸을 정도로 북핵 문제에 있어 미 정부 내 그의 역할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 질문부터 중국 내 탈북자 난민촌 건립문제가 거론됐다. 그만큼 이 문제는 이날 참석한 모든 기자의 최대 관심사였다. 한 외신 기자의 질문. “미 상원에서 중국 북부에 있는 수십만 명의 북한 난민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울러 탈북 난민촌 건립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을 방문했을 때 난민촌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올해 말쯤에 난민촌 건립이 진행될 것인지 답변해주기 바란다.”

이에 볼턴 차관은 “탈북 난민촌 문제는 중국과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끄는 사안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물론 이 주제가 중국에서 거론되기는 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북·중·미 3자회담 개최시기와 다자회담에 러시아가 참여하는지 등에 대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지다가 또다시 탈북 난민촌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탈북 난민촌 문제에 대해 중국측과 논의가 있었는지, 만일 논의가 있었다면 그 장소는 어딘지 묻고 싶다.”(외신기자)



“탈북 난민촌과 관련해서는 정말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볼턴)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볼턴 차관의 답변에 난민촌에 대한 질문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볼턴, 미·중 난민촌 논의 기정사실화

하지만 이날 볼턴 차관의 발언에는 중요한 사실, 두 가지가 숨어 있다. 먼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볼턴 차관이 “거론되기는 했지만”이라고 전제를 달았다는 점이다. 북한을 6자회담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미·중간 막판 협의과정에서 거론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난민촌 문제가 최소한 미·중 고위당국자간 협의 테이블에 의제로 올랐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볼턴 차관이 시기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사실. 기자간담회가 끝난 이후에 확인된 것이지만 하루 전날인 30일 저녁,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수용의사를 이미 전달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북핵 해법을 찾기 위해 중국과 한국, 일본을 순차 방문중이던 볼턴 차관에게 이처럼 중요한 소식이 전달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결국 볼턴 차관으로서는 북한이 6자회담을 수용한 마당에 이날 탈북 난민촌 문제를 꺼내서 북한을 압박할 필요도, 자극할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이번 기자간담회를 보더라도 미국과 중국이 중국 내 탈북 난민촌 건립 문제에 대해 논의중이라는 것은 이미 기정 사실화됐다. 그렇다면 탈북 난민촌 논의는 왜, 어떻게 시작됐으며 현재 어느 선까지 진행된 상태일까. 북한의 6자회담 수용과는 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일까.

지난 7월22일 서울 모처에 정부 및 기업체 산하 연구기관 소속 북한문제전문가 10여 명이 모였다. 이 방면에 있어 나름의 정보력을 과시하는 이들은 그동안 각자가 취득한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기초로 토론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흐름을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은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놓고 상황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됐다.

1안은 ‘레짐-체인지(regime change ·체제전환)’로 이른바 북한 김정일 체제의 전환을 목적으로 한 시나리오. 사실상 김정일 체제의 평화적인 붕괴 시나리오다. 2안은 북한 스스로가 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기다려주는 이른바 ‘햇볕정책(sunshine policy accept)’ 시나리오, 마지막 3안은 김정일 체제를 유지시키면서 외부의 힘으로 개혁과 개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레짐-트랜스포메이션(regime transformation·체제변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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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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