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호

미국이 보는‘한국의 대중(對中) 정책’

“양안 분쟁시 한국은 미국의 대만 지원요청 거부할 것”

  • 입력2009-02-03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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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미국으로서도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한국의 친중(親中)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판단해온 미국의 보수적 전문가 그룹은 공공연히 “한국이 미국을 떠나 중국과 손잡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미 의회 정책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 (USCC·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가 매년 보고서를 통해 한중 관계의 추이를 분석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대중(對中)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2008년 말 공개된 USCC의 연례보고서 가운데 한중 관계 파트를 번역, 소개한다. ‘편집자’
    미국이 보는‘한국의 대중(對中) 정책’
    미국이 보는‘한국의 대중(對中) 정책’
    한중 관계는 1992년 관계 정상화 이후 외교와 특히 경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왔다. 2003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교역국으로 부상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개선이 한국 경제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의 산업스파이와 대중(對中) 기술유출 문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 또한 거두지 않고 있다. 양국은 현재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중국산 저가 농산물과 한국산 자동차가 자국의 시장에 미칠 영향 등 민감한 이슈가 해결된다면 2008년 말에는 협상이 타결될 전망이다.

    한중 관계가 긴밀하다는 사실을 가늠케 하는 또 하나의 바로미터는 지난 3년간 세 차례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최근 수년간은 한·중·일 3국 정상회담)과 5년 전 후진타오 국가주석 취임 이후 두 차례 이뤄진 국빈방문이다. 이는 장쩌민 주석이 10년 재임 동안 단 한 차례 방한했던 것과 차이가 크다. 후 주석은 일본의 경우 취임 이래 단 한 차례 방문하는 데 그쳤으며 그마저 국가주석의 방문으로는 10년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었다. 평양 방문 역시 2005년 단 한 번에 불과했다. 장쩌민 주석 또한 재임하는 동안 2001년 단 한 번 방북했을 뿐이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란 측면에서도 중국은 한국에 중요한 상대다. 한국은 중국의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대북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길 원한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 시설 폐기에 대해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남한에 대한 핵 공격 위협을 거두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핵 시설 폐기합의를 이행토록 압박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 붕괴와 중국의 일방적 개입

    두 나라 정부는 또한 북한의 체제안정 및 북한 붕괴 시에 떠안게 될 비용에 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북한 난민이 대량으로 유입되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많은 한국 국민이 6·25전쟁 이후 50년 넘게 헤어져 있던 동포들과의 만남과 통일을 원한다. 북한 주민들의 기아와 고립, 빈사상태의 경제, 사회기반시설의 황폐화 등 전체주의적 정부는 북한체제의 위기로 급격한 통일이 진행될 경우 1990년대 독일의 통일비용을 훨씬 능가하는 엄청난 비용을 한국과 그 국민에게 부담시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의 어떠한 변화도 계획에 따라 신중하게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이 보는‘한국의 대중(對中) 정책’
    한국은 중국만큼이나 북한과 광범위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제공하며, 북한에 대한 핵 폐기 압력을 지속하는 것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한국의 대북(對北) 수출은 1990년대 초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으며(표는 2000년 이후의 통계치), 북한의 대남(對南) 수출 역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 정권의 붕괴는 동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과 중국에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두 나라가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는 주된 이유도 바로 이러한 안정의 유지와 증대에 있다. 이와 관련해 2008년 8월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국 측 관계자는 “북한이 붕괴하거나 불안정해질 경우 중국이 일방적으로 개입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갖고 있지만, 중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과 협의하거나 정보를 제공한 일은 없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의 지도자들은 중국이 북한 지도부에 대해 갖고 있는 영향력이 충격과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주요한 변수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는 점 또한 인식하고 있다. 그 한 예로 중국의 안보정책 담당자들은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은 민주주의 통일한국의 출현보다는 한반도에서 현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여긴다. 이에 반해 한국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과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관계 지속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단이 만난 한국 측 관계자들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역시 미국과의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결정은 한미 관계를 주의 깊게 고려해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최근 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제의를 수용하기 전에 미국과 협의했다는 사실을 그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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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양국의 갈등요소들

    ● 역사 문제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역사 문제에 대한 몇 가지 견해 차이로 인해 지속적인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2004년 중국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남북한이 모두 독립적인 한국의 영토였다고 여기는 고대 왕국 고구려를 ‘중국왕조의 지배하에 있던 속국’으로 언급함으로써 한국 국민을 분노케 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한국의 오류 시정 요구에 응하는 대신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중국의 이 같은 주장을 비판하는 모든 중국어 웹사이트 및 출판물을 폐쇄했다.

    결국 두 나라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을 열었고, 중국이 더 이상 정부 차원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를 자제하고 자국 교과서에 고구려 역사 관련 주장을 싣지 않겠다는 ‘구두 합의’를 도출했다. 그러나 한국 국민은 한국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중국의 사과나 외교부 웹사이트에 게재된 왜곡 사실의 수정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당시의 합의를 비난했다.

    미국이 보는‘한국의 대중(對中) 정책’

    2008년 8월26일 이명박 대통령과 방한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거닐며

    ● 영토 문제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경계 설정 중복 문제를 두고 이견이 존재한다. 양국 관계자들은 2008년 7월초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하는 등 13차례나 회동했지만, 아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과 일본은 2008년 동중국해 분쟁수역 내 가스전 공동탐사에 합의한 바 있다. 한국도 이 수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진행된 협의에서는 배제됐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한국 정부는 중·일 간 합의를 주시하고 있으며, 한·중·일 간 해양경계는 아직 획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안보 문제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안보 문제는 난관에 빠진 북한과의 관계다. 군사분계선은 1953년 휴전협정이 조인된 이후 남북한을 갈라놓았으며, 지난 55년여 동안 북한은 주기적으로 육상과 해상에서 대남도발을 해왔다.

    중국 군비강화에 대한 한국의 우려

    2006년 실시된 북한의 핵실험은 이 지역에 새로운 긴장을 야기했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생산과 실험은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이에 대해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의 역내 5개국은 북한과 핵무기 폐기를 위한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고, 주요 대북 경제지원국인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몇 차례의 회담 무산위기를 막아내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한국과 중국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 대규모 난민이 유입될 것을 우려해 미국 등 다른 참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대북 접근법을 선호해왔다. 그러나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정부는 미국의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우려하는 등 6자회담에 대해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08년 8월 방한했을 당시 위원회 대표단이 면담한 한국 관료들은 6자회담 과정에서 공유한 중국과의 경험을 통해 한중 관계가 보다 밀접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한 기간에 위원회 대표단은 한미동맹이 한국 외교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 한국 관료는 통일 후에도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지역안정 유지세력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 관계자들은 한국이 강력한 미군의 주둔을 원하는 이유 중 하나로 여타 동북아 강대국들과 달리 미국이 이 지역에 영토적 야심이 없다는 점을 들어 설명했다.

    미국이 보는‘한국의 대중(對中) 정책’

    2006년 10월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오른쪽)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상륙하려는 홍콩 ‘보약(保約)행동위원회‘ 회원들의 배를 들이받아 몰아내고 있다. 보약행동위 회원들은 일본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곳까지 진입했다가 선체에 손상을 입고 되돌아갔다.

    한국과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급속한 군사현대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 산하 연구소인 한국국방연구원 소속 전문가들은 위원회 대표단에게 중국의 군비확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한 전문가는 중국의 군비강화 속도와 범위로 미루어볼 때 2020년에는 (중국의 군사력이) 역내 국가들에 대한 중대한 위협요인으로 대두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이버상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는데, 이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행위가 미국은 물론 아시아 국가들에도 위협이 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을 감행할 경우 한국의 대응방법을 묻는 위원회 대표단의 질문에 한국 측 관계자는 “한국이 대만을 지원해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게 되길” 희망한다며, 그 이유로“ 중국을 적대시했을 때 한국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므로 한국은 미국의 지원요구를 강하게 거절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다른 관계자들 또한 한국에 매우 불편한 선택을 요구하게 될 미국의 대만 지원 요청이 결코 현실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보는‘한국의 대중(對中) 정책’

    2007년 5월 중국의 가상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훈련 ‘한광23‘ 당시 대만 공군의 F-16 전투기가 플레어(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한 불꽃)를 뿌리며 나란히 날고 있다.

    결론

    ●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적·외교적 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간다 해도 미국은 계속해서 한국의 가까운 동맹국으로 남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이 지역안정세력으로서 잔류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한국과 중국 사이의 교역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 확대가 자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믿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으로의 기술유출과 이로 인한 상업적 우위의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북한은 한국의 가장 큰 안보위협이며 한국은 북한의 핵 능력, 미사일, 체제붕괴 시의 무정부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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